가톨릭노트/복음과사도행전

'경전'으로서의 신약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편집장 슈렉요한 2015. 3. 8. 22:00

제1장 신약성경의 형성과 그 배경사



구약성경과 비교를 하자면, 신약은 그 배경이 되는 시대가 아주 짧다. 오로지 나자렛 예수의 삶에서부터 시작하여 신약성경이 완성되기까지 전승의 여러 단계가 모두 이루어졌다. 신약 성경도 다양한 문학형식을 보이고 있는데 그 양식을 통해서 단계들을 비교적 정확히 알아 볼 수 있다. 


2. 신약 경전의 형성


"성경은 전부 하느님의 영감으로 쓰인 것" (2티모 3,16)


기원후 50년~2세기 초반에 작성된 신약성경


신약성경에 포함된 책들은 기원 후 50년경부터 2세기 초반에 걸쳐 작성됐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안에서 이 책들이 처음부터 경전의 권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경전목록이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이라고 말하는 것은 구약성경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 성경을 가지고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삶, 그리고 사도들 및 제자들의 증언을 그리스도교의 고유한 신앙의 기초로 삼았다. 그래서 전승의 문헌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루어진 과정이었다.


초기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은 '구약'이었다


그리스도교에서 처음부터 어떤 책들이 경전이라고 선언되거나 구약성경에 버금가는 권위가 부여된 것은 아니었다고 할 때, 눈길을 돌려야 할 것은 초기 교회의 삶에서 이 책들이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가 하는 점이다. 처음에 개별 교회들에서 바오로 서간들을 읽고 더 나아가서 다른 교회들과 돌려가며 있었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때에는 저자 바오로의 권위가 이 책들의 권위를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복음서는 양상이 달랐다


복음서의 경우는 양상이 달랐다. 150년 경 성 유스티노는 그리스도인들이 주일 집회에서 복음서를 읽었다는 것을 전해준다. 유스티노는 신자들이 이 복음서들을 사도들의 작품으로 여겼다고 말하지만, 처음에 이 책들의 권위를 위하여 더 결정적이었던 것은 이 책들이 예수님께 대한 충실한 증언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후에 사도성이 강조된 것은 복음서라는 유형에 속하는 책들이 여럿 생겨나면서 그 가운데에서 특별히 이 책들의 정통성을 옹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사실 초세기에 복음서가 4개 뿐이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에는 외경에 속하는 '토마 복음서', '열두 사도의 복음서' 등 여러 복음서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이 네 복음서의 내용이 예수님께 대한 전통적인 증언들에 잘 일치했기에 교회 안에서 특별한 중요성을 지니게 되었다. 공식적으로 이 책들이 경전으로 선포된 것은 이러한 실천이 있은 다음의 일이다.


영지주의자 마르키온이 끼친 영향


2세기에 이르러 이렇게 형성되어 온 문헌들 가운데 경전의 범위를 확정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는데, 여기에는 마르키온의 영향이 컸다. 그는 영지주의자였다. 그는 신약의 하느님과 구약의 하느님을 대립시키고, 구약성경을 거부하며 신약 가운데에서도 루카 복음과 바오로 서간 열 편만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식으로든 그가 나름대로의 경전 목록을 규정했다는 것이기에 교회가 경전 범위를 확정하게 만드는 커다란 자극제로 작동하게 되었다.


2세기말~3세기초, 4대 복음서와 사도행전, 바오로 서간 13편 확정


당시의 교회 안에서는 마르키온의 경전 목록보다 범위가 넓은 경전 목록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가고 있었다.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에 이르면 네 복음서와 사도행전, 그리고 바오로의 서간들 열세 편은 거의 분명하게 경전으로 여겨지고, 묵시록과 가톨릭 서간, 특히 히브리서의 경우 이견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현재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목록인 무라토리 단편에서는 네 복음서, 사도행전, 바오로의 서간들 열 세편(히브리서는 제외됨), 유다서, 요한 1-2서, 지혜서, 요한묵시록, 그리고 베드로의 묵시록이 포함되어 있다.


이어서 오리게네스, 에우세비오 등의 경우 현재의 정경 목록과 더 가까운 목록을 보여주며 모든 교회들에서 경전으로 받아들이는 책들이 어떤 것이고, 경전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며, 경전은 아니지만 가치있는 책들이 어떤 것들에 대한 당시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신약성경 안에 있는 책들에 대해서 이견이 있었고, 지금은 경전에 속하지 않지만 어떤 책들은 한때는 경전에 속하는 것으로 인정이 되었다가 후에 배제되기도 했다. (헤르마스의 <목자>, <디다케>, <바르나바스의 편지. 등) 전반적으로 이 시기에 경전 목록이 확정되어 가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했던 문제는 영지주의의 영향을 배격하는 것이었는데, 아직까지는 교회회의나 교황 등의 명으로 목록을 확정한 일은 없었다.


367년에 이르러서 27권이 최종 확정


현재와 같은 27권의 책이 공식적으로 정경으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은 동방교회에서는 367년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오 주교에 의해서였고, 서방 교회에서는 예로니모의 대중 라틴말 성경 번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예로니모는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하기에 앞서 경전 범위를 규정해야 했는데, 아직도 불확실한 당시 상황 속에서 그가 깊은 연구를 거쳐 결정한 것이 아타나시오의 경전 목록과 일치했다. 393년 히포 교회 회의와 397년 카르타고 교회 회의에서 결정된 목록도 예로니모의 경전목록과 같았다. 이러한 결정들은 서방에서는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동방에서는 1672년 예루살렘 시노드에서 재확인되었다. 




가톨릭교리신학원 통신신학교육부 제2단계 1학년(3학년) 봄학기

가톨릭신학연구실 편찬교재 [신약1(공관복음.사도행전)]

제1장 신약성경의 형성과 그 배경사 ② 신약경전의 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