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노트/복음과사도행전

공관 복음서 출처논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편집장 슈렉요한 2015. 3. 15. 22:30

제2장 공관 복음서 문제

 


2. 공관 복음서 문제


"영원한 생명의 말씀" (요한 6,68)

 

2-1. 공관 복음서 문제란?

 

신약성경의 4대 복음서 중 마태오마르코루카 복음은 상호 공통부분이 매우 많다그래서 그들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이란 짐작을 하게 만든다그래서 '공관 복음서 문제'란 이 3가지 복음서 사이의 문학적 관계에 대한 물음이다본래 공관(共觀, synopsis)이란 서로 다른 본문들을 나란히 놓고 대조할 수 있게 만든 것을 뜻한다마태오마르코루카 복음서의 공통점들에 주목한 이들이 이 3가지 복음서를 한데 모아 서로 병행되는 본문들을 대조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을 복음서들의 공관’(共觀)이라고 하는데처음으로 이 복음서들의 공관을 출판한 것은 J.J.Griesbach(그리스바흐)였다 (1774).




⑴ 공관복음서(마르코, 마태오, 루카)의 공통점

 

① 마르코복음은 총 661절인데그 중 600절 이상이 마태오 복음(총 1,068)에도 들어있다또한 마르코 661절 가운데 350절 이상은 루카복음과 공통된다마르코복음에는 없지만마태오와 루카에 공통되는 절의 수도 230절 이상 된다각 복음서의 고유한 절수는 마태오 330마르코 복음서 53루카 복음서 500절 등이다이렇게 보았을 때가장 분량이 적은 마르코 복음은 다른 복음서들과 많이 겹치며마태오 복음과 특히 루카 복음에는 고유한 부분들도 적지 않게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② 자료들의 배열 순서가 동일하다. 우선 그 구성을 4단계로 파악할 수 있다.


 

 

첫째 단계인 [예수님의 공생활 준비단계]는 세례자 요한이 출현하고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며 유혹사화 등이 언급된다둘째 단계 [갈릴래아 활동기]에서는 갈릴래아와 카파르나움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활동이 전개되고그 다음 셋째 단계로 [예루살렘 상경기]가 나온다세 복음에서 모두 예수님의 공생활 기간 중에 단 한 번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것으로 도식화되어 있는데이는 공관 복음을 요한 복음과 구별짓는 중요한 구성상의 차이점이다넷째 단계 [수난과 부활]은 예루살렘에서의 활동과 수난 그리고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복음서들은 모두 부활에 관한 기사로 끝낸다.

 

③ 문체와 표현의 세부적인 공통점이 있다서로 병행되는 본문들에서 대략의 줄거리들만 일치하는 게 아니라 똑같은 단어들이 사용될 때특히 그것이 드문 단어이거나 아니면 어떤 단락 전체가 거의 한마디 한마디 그대로 일치할 때이것은 그 본문들이 문학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쉽게 말하면 한 복음서의 저자가 다른 복음서의 본문을 알고 있었고 그 본문을 이용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⑵ 차이점

 

그런데 이 복음서들에서 주목할만한 차이점들도 있다복음서 첫머리에 나오는 예수 탄생 이야기에서부터 서로가 다르다그것도 많이 다르다마태오와 루카복음은 서로 다른 족보를 전하고 있다마태오는 요셉을 중심으로루카 복음은 마리아를 중심으로 예수의 탄생을 이야기한다마태오 복음에서는 동방 점성가들이루카 복음에서는 목자들이 베들레헴의 예수님을 찾아간다우리의 머리 속에 합성되어 있는 예수님의 전기에서는 동방 점성가들도 목자들도 예수님을 찾아가고 성탄 구유에도 목동들과 박사들이 모두 있지만각각의 복음서에서 동방 점성가 또는 목자들이 처음으로 예수님을 찾아가 경배했다고 할 때에는 서로 다른 신학적 의도가 들어있는 것이다한편 마르코 복음에는 예수의 탄생과 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다.

 

이어지는 공생활 부분에서 마르코는 주로 예수님의 활동을 전해주고 긴 설교는 매우 예외적인데마태오와 루카는 마르코에는 없는 설교와 긴 비유 등을 많이 전하고 있다이 부분들에서는 다른 복음서에 없는 각 복음서의 고유한 자료들도 많이 눈에 띈다.

 

종합적으로 말하자면공관 복음서들 사이에서도 서로 차이점들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위에서 말한 공통점들은 이들이 서로 아무 연관이 없이 생겨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게 만든다그렇다면 이 복음서들의 기원에 대하여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설명해줄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하게 된다.

 

2-2. 설명 시도

 

2출전설(二出典說)


200년쯤 전부터 사람들은 이 세 복음서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시도했다그 중 가장 일반적인 추론은 2출전설(二出典說)이다그러나 이출전설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하나의 이론이다이출전설에 앞선 다른 이론들도 있었다어떤 이들은 3대 복음서의 저자들이 구전(口傳전승만을 이용했으리라고 생각했다복음서들이 문서화되기 이전에 예수님에 관한 전승들이 공동체 안에서 구두로 전해지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그러나 이것만으로 공관 복음서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공관복음서에서 말마디까지 서로 일치하는 경우들이 드물지 않다면세 복음서는 다른 어떤 공통된 자료를 사용하고 있거나 그들 사이에 서로 의존하고 있었을 것이다.

 

원복음서가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가정


18세기에는지금은 전해지지 않는 하나의 원복음서가 있었고마태오마르코루카가 모두 그 복음서에 의존해 나름대로 각각의 복음서를 썼으리라는 가설도 있었다그 원(복음서가 아람어나 히브리어로 되어 있었고 예수님 삶 전체를 담고 있었으며공관 복음서 저자들이 그것을 이용해 각각 그리스어로 복음서를 썼다고 생각하기도 했고또 어떤 이들은 공관복음서가 예를 들어 베드로 복음서나 토마 복음서 같은 외경 복음서들 가운데 어떤 것에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록 루카가 그의 이전에 이야기를 엮는 작업에 많은 이가 손을 대었습니다.” (루카 1,1)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부분적인 작업들이었으리라고 생각되고우리에게 전해진 공관 복음서들보다 더 오래된 원 복음서가 있었다는 증거는 남아 있지 않다그랬기 때문에 루카와 같은 공관복음서 저자들이 비로소 더 체계적인 복음서를 작성했을 것이다외경의 복음서들은 공관 복음서들보다 오히려 더 후대의 것으로 보인다.


마태오 복음서가 먼저 작성되었을 것이란 가정

 




다음으로 세 복음서가 서로에게 의존한다는 가설을 생각해 보았을 때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를 비롯하여 성 아우구스티노 등 일부 저자들은 신약 성경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마태오 복음이 먼저 작성되었고 다른 복음들이 이에 의존하리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마태오 복음이나 루카 복음이 먼저 있었고 마르코가 그것을 알고 있었다면마르코가 예수님의 여러 중요한 말씀들특히 설교들을 생략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또한 마르코 복음은 분량이 적고 언어적으로나 신학적으로도 마태오와 루카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많은 경우우리는 마태오나 루카가 마르코 복음에 변경을 가한 이유들을 설명할 수 있다.

 

마르코 복음서가 먼저 작성되었을 것이란 가정


더 나아가서 마태오나 루카의 본문이 마르코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들 두 복음도 서로 일치하고둘 가운데 하나가 마르코를 벗어날 때에는 다른 복음과도 차이가 난다그러므로 결론적으로 마태오와 루카는 상당부분 마르코에 의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Q 문서의 가정

 

그러나 이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마태오와 루카에는 마르코와 공통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이다그 가운데에서는 마르코에는 들어있지 않으면서 마태오와 루카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들이 있는데이를 보면 이 두 복음서의 저자들은 마르코 이외에도 다른 어떤 자료를 함께 이용했으리라고 추측하게 된다눈에 띄는 것은 이것이 주로 예수님의 말씀들로 되어 있다는 것아다(짧은 말씀들과 비교적 긴 비유와 설교들 모두 포함). 그래서 학자들은 주로 예수님의 말씀들을 모아 놓은 어떤 자료가 있었고 마르코는 그것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마태오와 루카는 모두 이를 사용하였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Q라고 부른다. Q는 독일어로 원천사료를 뜻하는 Quelle의 약자이다이것이 바로 2출전설이다.

 

2출전설이란 공관복음서가 2개의 공통된 출전곧 마르코 복음과 Q로부터 형성되었다는 이론이다마태오와 루카에게서 다른 복음서들에 나타나지 않는 고유한 부분들은 그들 각각의 고유 자료들에 의한 것으로 설명된다.

 


 

이출전설도 하나의 가설이다


2출전설은 하나의 가설이다특히 Q는 이론적으로 설정된 것이지 실제로 어떤 문헌을 찾아내거나 한 것은 아니다학자들은 Q에 대해서도 여러 방향에서 많은 연구들을 하지만, Q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결론은 현재 연구상태에서 Q가 있었다는 가정은 마르코에는 없으면서 마태오와 루카가 공통적으로 지닌 일치점들을 설명하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것 정도이다.

 

출처 논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 이출전설이 복음서들을 읽는 데에 도움이 되는가를 아는 것이다. 2출전설은 무엇보다도 마태오와 루카의 편집 작업에 관한 연구를 쉽게 해준다마르코 복음과 비교하면서 마태오와 루카가 변경을 가한 부분들에 대하여 그 의도를 생각함으로써 마태오와 루카의 고유한 특성들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마르코 복음에서는 제자들의 인간적인 약점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데에 비해서 루카 복음에서는 그런 면이 훨씬 약하다여기에서 루카가 사도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기에 그런 표현은 다듬은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이런 식으로 공관 복음서들에서 나타나는 첨가나 생략 등의 차이점들을 설명할 수 있고그럼으로써 각각의 복음서 저자들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가톨릭교리신학원 통신신학교육부 제2단계 1학년(3학년) 봄학기

가톨릭신학연구실 편찬교재 [신약1(공관복음.사도행전)]

제2장 공관복음서 문제 ② 공관복음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