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노트/복음과사도행전

마태오 복음의 저자는 마태오인가? 독자는 어느 시대 사람인가?

편집장 슈렉요한 2015. 3. 16. 22:30



제3장 마태오 복음서



1. 저자는 '마태오'인가?

 

9, 9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4대 복음서 모두 저자가 분명치는 않다


4대 복음서 가운데 본문에서 저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밝히는 복음은 하나도 없다마태오 복음도 마찬가지 경우이다이 복음서에 마태오에 의한이라는 표제가 붙게 된 것은 2세기 정도의 일이라고 생각되며그 제목만으로 이것이 마태오가 직접 쓴 것이라고 확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피아스의 증언은 "마태오가 쓴거야"




마태오가 복음을 썼다는 최초의 증언은 파피아스가 한 것인데그의 말을 기록하고 있는 에우세비오의 교회사에서는 파피아스가 마태오는 말씀들(logia)을 히브리어로 (이는 아람어를 지칭하는 것일 수도 있음차례대로 정리하였다.”고 증언했다고 한다이어서 이레네오도 마태오가 히브리어로 복음서를 썼다고 말했다이러한 전승에 따라 고대에는 마태오 복음이 4대 복음서들 가운데 가장 먼저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로 작성되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복음서들의 배열 순서에서도 마태오 복음이 첫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정말 마태오가 히브리어로 쓴 것일까?


그러나 위의 언급을 완전하게 부인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이 말을 통해서 마태오 복음의 저자에 대한 확실한 증언이라고 하기에 문제되는 부분들도 있다여기서 말하는 말씀들이 무엇을 가리키는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현재의 시점에서 마태오 복음서를 본다면 그것이 본래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로 작성되었다가 그 후에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이 복음은 비록 본문에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의 전형적인 표현들이 나타나기는 하지만그리스어로 된 마르코 복음서에 의존하며처음부터 그리스어로 기록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마태오 복음서를 쓴 사람은 마태오였을까?

 

열두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마태오에 대해서 공관 복음서들 가운데 마태오 복음서에서만 그가 세리였다고 언급하고 있다(마태 10,3). 예수님께서 세리였던 마태오를 부르시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마태 9,9), 마르코 복음에 의하면 부르심을 받은 세리는 레위였고(마르 2,14), 마태오와 레위가 같은 인물인가도 확인되지 않는다




열두 사도를 뽑으시다 (마태 10,1-4 ; 마르 3,13-19 ; 루카 6,12-16)

마태 10, 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2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3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4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마태 10,1-4)


마르 2, 14 그 뒤에 길을 지나가시다가 세관에 앉아 있는 알패오의 아들 레위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레위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마르 2,14)





예수님과 같이 다녔다면, 왜 다른 복음을 보고 베꼈을까


결국 마태오라는 인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게다가 예수님과 함께 다녔던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이 복음을 쓰면서 목격 증인이 아닌 마르코 복음에 의존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제자 마태오가 그리스어로 이러한 복음서를 썼으리라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다.

 

복음서를 통해 알 수 있는 저자의 아이덴티티


저자가 마태오라는 것이 확실치 않다면이제 중요한 것은 복음서를 보면서 저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다일단 그는 ①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② 그리스도인이면서, ③ 히브리어나 아람어그리고 유다인들의 전통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④ 복음서를 쓰는 데에 마르코 복음과 Q에 의존하면서, ⑤ 예수님의 공생활을 직접 곁에서 본 사람은 아니라고 추정할 수 있겠다흔히마태오 복음의 저자는 바로 13,52에 등장하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고 말하곤 한다이 구절은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율법학자를 표현하는 것인데마태오 복음의 저자 역시 유다계 그리스도교의 율법학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할 수 있다.


마태 13,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2. 어느 시대의 누가 독자였을까? 

작성연대와 독자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 28,20)

 


2출전설을 통한 마태오 복음의 연대기 추정


이출전설에 따라 마태오 복음은 Q와 마르코 복음에 의존한다고 할 때마르코 복음의 작성 연대가 기원 후 60년경이라고 본다면마태오 복음서는 그보다 늦은 시기의 것으로 보게 된다다음으로 신약 성경의 책들에 대한 연대 추정에서 일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70년에 있었던 예루살렘 함락이 전제되어 있는가의 여부이다


AD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 의해 예루살렘은 함락되었다. 위 그림은 1867년 작,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Destruction of the Temple of Jerusalem)  이탈리아 화가 프란체스코 하예즈(Francesco Hayex, 1791~1882)의 1867년 작품(유화, 252*183cm), 이탈리아 파 페사로 현대미술 갤러리 소장. (출처. 위키백과 영문 Titus


마태오 복음에서는 이 사건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22,7에서 혼인 잔치의 비유 안에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군대를 보내시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마태 22,7)라는 것은 예루살렘 함락을 유다인들의 불신앙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로 보는 저자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복음서에서 묘사하고 있는 유다교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의 관계는 작성 연대를 조금 더 늦게 보도록 하는 근거가 된다마태오 복음 자체 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예수님은 회당에서 가르치셨고(마태 4,23; 9,35 사도행전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어떤 도시에 가면 늘 안식일에 유다인들의 회당에 가서 그들과 토론했던 것을 볼 수 있는 데에 비하여 마태오 복음의 다른 부분에서는 유다교인들과 그리스도교인들이 서로 분리된다


카파르나움의 한 회당의 모습.  카파르나움은 '나훔의 마을'이란 뜻이라고 하는데, 예수님의 공생활과 가장 밀접한 곳이다. 많은 기적을 행하셨던 이곳을 예수님의 마을, 제2의 고향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예수님은 이 곳에서 시몬 베드로, 안드레아, 야고보, 요한을 부르셨으며, 세관에서 일하던 알패오의 아들 레위(마태오)도 이곳에서 예수님을 만나 제자가 되었다. 



4, 23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에서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9, 25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10,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마태 10,17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유다인들의 회당에서 채찍질을 당할 것이라고 말할 만큼 대립이 심화되며 대부분의 유다인들이 이미 복음을 거부했음이 나타난다마태 23장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 대한 비판 역시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하시던 시대보다는 훨씬 늦은 시기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이런 점에서 볼 때마태오 복음서의 작성시기는 80~90년대로 짐작하게 된다.

 

마태오 복음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가?

 

눈에 띄는 것은 독자들이 적어도 그 대부분이 유다교 출신의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점이다마태오 복음은 복음서들 가운데에서도 구약성경의 인용이 가장 많은 복음이다구약의 가르침과 예수님의 가르침을 대비하면서(특히 마태 5,21-4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예수님께서 율법을 폐지하러 오신 게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한다(마태 5,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구약에서 전통적으로 중시되었던 자선과 기도와 단식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러한 선행들을 어떻게 올바로 행해야 하는지를 가르친다.(6)

 

마태오복음에서 사용하는 구약성경은 70인역 그리스어 성경


    고대 동서양을 만나게 해준 그리스어 번역 70인역 성경(46권, 셉투아진타)과 히브리어 성경(39권). 특히 70인역 희랍어 성경은 고대 이스라엘 해외유민들인 디아스포라 유다인들이나 이방인들이 살던 동네, 초대 교회의 공식 성경이었다. 다만 개신교에서는 70인역에서 성경으로 인정받았던 7권을 히브리어 원본이 없고 근거가 희박하며, 그리스말로 적힌것이라는 이유로, 외경 혹은 위경이라 부른다. 아래는 70인역 성경의 본문 페이지 장면 (촬영. 2015-7-25. 토요일. 서울 마포구 마리스타 수사교육회관 강의장. 바오로딸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1학년 하계연수 <구약성경 입문> 강의로 오신 부산교구 가톨릭대 염철호 사도요한 신부님이 가져오신 성경책을 촬영함)



이 복음서에서 사용하는 구약성경이 70인역 그리스어 성경이라는 점과 복음서 자체가 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독자들은 그리스어를 쓰는 이들이었을 것이다이 독자들이 이미 유다인들의 관습을 알고 있기에 마태오는 이를 설명하지 않는다(마태 5,23; 12,5 ).


마태 5,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온몸도 어두울 것이다. 그러니 네 안에 있는 빛이 어둠이면 그 어둠이 얼마나 짙겠느냐?” 마태 12,5 또 안식일에 사제들이 성전에서 안식일을 어겨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에서 읽어 본 적이 없느냐?

 

마태오는 유다인 관습을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마르코는 관습을 설명한 바 있다마태오는 많은 경우 히브리어나 아람어 단어도 설명하지 않고 그래도 사용하지만세 번은 그 뜻을 번역해주는 경우도 있다(“임마누엘”, 1,23; “골고타”, 27,33;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27,46). 전반적으로 보면 독자들은 유다교에 친숙한 이들이다.


마태 1,23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마태 27,33 이윽고 골고타 곧 ‘해골 터’라는 곳에 이르렀다.

마태 27,46 오후 세 시쯤에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이는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다.

 

AD 70년대, 그리스도인은 바리사이 중심의 유다교와 갈등 중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이들은 기원후 70년대 이후 주류를 이루던 바리사이 중심의 유다교와 갈등 속에 있었고오히려 이방인들에게 개방적이었다유다인들은 이미 복음을 거부했고 복음을 받아들인 이방인들이 하늘나라를 물려받게 된 상황인 것이다


이방인에 대한 개방은 이미 1장부터 나타난다


이방인들을 향한 개방은부활하신 주님께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라고 말씀하시는 복음의 마지막 장면(28,19)에서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족보(1)와 동방박사들의 방문(2)에서 이미 나타난다그러므로먼저 유다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로 시작된 마태오의 공동체 안에는 유다인들과 이방인들이 섞여 있으며이제는 유다인들보다 이방인들을 향하여 복음을 전하는 데에 힘쓰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작성되었다면?


어떤 이들은 이 복음서가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작성되었다고도 본다근거는 마태 4,24의 그분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졌다.”라는 구절에서 시리아라는 언급은 마르코에는 없고 마태오가 첨가한 것이기에복음서들 가운데 유일하게 시리아에서 예수님의 소문이 퍼졌다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또한 마태오 복음을 인용하고 있는 최초의 저자는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이다그러므로 혹시 마태오 복음이 다른 곳에서 처음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매우 이른 시기에 이 도시에 알려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라면 마르코 복음과 Q가 전해지고 쉽게 서로 만날 수 있었을 것이며그 밖에도 안티오키아 교회의 여러 상황들은 이 복음의 배경으로 적절하게 보인다




가톨릭교리신학원 통신신학교육부 제2단계 1학년(3학년) 봄학기

가톨릭신학연구실 편찬교재 [신약1(공관복음.사도행전)]

제3장 마태오 복음서 ① 저자와 독자, 작성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