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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송 당사자는 평생에 한두 번 재판을 겪는 것이고 극단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된다. 아침저녁으로 소송을 하면서 패소와 유죄에 둔감한 변호사와는 다르다. 이 대목에서 유능한 변호사와 그렇지 못한 변호사가 갈린다.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의 불안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통제하면서 소송을 해 나간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변호사는 의뢰인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서 되지도 않는 주장을 하다가 판사에게 망신을 당하거나, 수임료만 입금되면 더 이상 사건도 파악하지 않고 의뢰인을 피하기도 한다.


흥분한 의뢰인 립스탯을 다스리는 변호사의 절제있는 멘트

"양심이란 건 이상한 존재죠. 하지만 최선으로 느껴지는 게 반드시 최선의 결과를 낳진 않아요. 하긴 맘은 편하죠. 악마를 노려보면서 감정을 쏟아내면 마음도 편하고 만족스러울 거예요. 그리고 패배를 각오해야 하죠. 혼자만의 패배가 아니라 모든 이들의 영원한 패배. ...

가만히 앉아서 입을 닫고, 이기세요. 자기 절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영화 <나는 부정한다>(감독 믹 잭슨, 2016, 영국, 미국)의 원재는 디나이얼(Denial)이다. 홀로코스트를 부정(Holocaust Denial)과 자기절제(an act of self-denial)


게으른 변호사 못지 않게 위험한 경우는 당사자와 거리를 두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정치와 역사가 결부된 사건이 그렇다. 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검사나 판사를 적으로 만들어 사건을 패배시키고 끝내 역사를 후퇴시킨다. 


한국어 자막 오역사례(이 글을 쓴 사법전문기자 이범준은 똑똑하다)

High Court는 고등법원이 아니다. 영국 1심 법원 이름이 하이코트이다. 

부속법원과 심판소(Subordinate courts and Tribunals)보다 어려운 사건을 다룬다고 붙인 이름이다. 

항소법원(Court of Appeal)을 거쳐 대법원(Supreme Court)으로 간다. 재판이 시작되는 장면에서 고등법원도 아닌 왕립재판소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이곳은 하이코트와 어필코트가 들어 있는 건물을 가리킨다. 그래서 복수로 로열 코츠(Royal Courts)라고 쓴다. 우리 식으로는 런던법원종합청사다. 

그리고 줄리어스가 어빙의 일기를 확보한 것은 영장에 의해서가 아니다. 민사소송 절차인 증거제출명령(subpoena)에 의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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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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