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011) The Help

★★★★★

평점9.3/10 | 드라마 |  미국 | 2011.11.03 개봉 | 146분, 전체관람가
(감독) 테이트 테일러 | (주연) 엠마 스톤, 비올라 데이비스, 옥타비아 스펜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제시카 차스테인




영화 [헬프(The help)]는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이다. 1620년 영국 백인들이 종교 박해를 피해 미국에 정착한 이래로 그들과 그 백인 후손들이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저지른 죄악은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소재가 될 것이다. 

특히 1950~60년대는 미국 흑인들이 미 전역에서 차별 철폐와 투표권 획득을 위한 민주주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을 소재로 등장한 영화 중 하나가 바로 [헬프]이다. 

영화의 배경은 1963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의 주도 잭슨(The City of Jackson)이고, 주인공은 흑인 가정부들과 그들의 삶을 그리는 백인 신예작가이다.  참고로 영화제목 The help는 가정부 혹은 가사도우미의 명칭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상류층 백인 집안에서 가정부로 봉사하는 흑인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우여곡절 끝에 소설화한다는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서 그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백인이나 백인이 아닌 경우를 망라하고 많은 이들이 읽는 모습을 영화는 보여준다. 


왼쪽부터 스키터(엠마 스톤), 미니(옥타비아 스펜서), 에이블린(바이올라 데이비스). 이 영화로 옥타비아 스펜서는 2012년 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바이올라 데이비스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를 좀 더 설명하면, 영화의 주인공 스키터(엠마 스톤)는 그 시절의 다른 또래 여성들과 다르다. 대학을 갓 졸업한 23세의 스키터는 작가를 꿈꾸며 지역신문사에 취직한다. 반면 다른 친구들은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서 정원과 흑인 가정부(The help)가 딸린 집의 안주인 행세를 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고 있다. 게다가 스키터의 엄마조차도 딸에게 그런 삶을 요구한다. 

스키터는 지역신문사의 살림정보 칼럼 대필로 취업생활을 시작하면서, 사실상 갓 대학을 졸업한 여성이 살림 정보를 알 턱이 없기때문에, 친구 집의 가정부 에이블린(바이올라 데이비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후 스키터는 그들의 삶을 이야기로 구성하기로 결심하고 에이블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설을 써나간다. 이후 미니(옥타비아 스펜서)가 대필자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소설쓰기는 탄력이 붙는다. 

영화는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2011년 작품으로 [2016년 라라랜드]로 아주 유명해지기 이전의 엠마 스톤(1988년생)의 참신한 분위기를 느낄만한 작품이다. 실제 나이와 같은 23세의 등장인물로 나왔기 때문에 더 그렇다. 

참고로, 백인들이 비백인들을 Colored라고 표현하는 것을 '유색인종'이라고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것은 서구중심주의를 내면화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전 세계를 지배했던 원나라는 서역에서 온 - 대체로 요즘 백인이라고 부를만한 - 외국인들을 일컬어 색목인(The color-eyed)이라고 불렀다. 시대가 바뀌어, 코카시언 인종은 스스로를 The White(백인)이라고 호칭하고, 그 밖의 인종을 '유색인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전 지구적 삶을 성찰하는 2020년의 관점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많다. 따라서 한국사람이 우리 스스로를 유색인종이라고 표현하는 건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코카시언 인종을 홍인종이라고 부르는 걸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은 결코 하얀 색이 아니다.

2020년 4월 5일(일) 작성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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