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경기도의회의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 통과를 환영하며,



국가는 조속히 미군 위안부 진상규명을 통하여 명예회복과 피해회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


오늘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기지촌 여성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다!

국가에 의해 미군 위안부라고 불리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냉대와 차별을 당했던 기지촌여성(이하 미군 위안부)들에게, 이들의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함께 연대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의 양심들에게, 조례의 통과는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미군 위안부들은 국가에 의해 겪었던 피해를 증명하고 그 억울함을 풀기위해 눈물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2014년 6월 25일에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하였다. 미군 위안부들은 1심과 2심을 거치면서 모든 재판에 참여해 그 과정을 눈물로 지켜보았다. 결국 117명 원고 전원은 ‘국가가 기지촌의 운영, 관리 전반에 걸쳐 성매매를 능동적, 적극적으로 조장, 정당화’ 하였던 사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국가가 미군 위안부들의 인격 자체를 국가의 목적 달성 수단으로 삼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하여 전원 모두에게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지급 판결이 난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금까지 진심어린 사과와 진상규명, 명예회복, 피해자 지원 등 책임 있는 정책들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경기도의회가 기지촌여성 지원 조례를 통과시킨 것은 이 사회가 국가 폭력의 피해자인 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기지촌 범죄가 가장 심각했던 경기도가 먼저 나서서 미군 위안부들을 국가폭력의 피해자로 인정하고 최소한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고자 조례를 제정한 것에 적극 지지하며 환영한다. 경기도에는 전국 기지촌의 80% 이상이 밀집돼 있었다. 따라서 우리는 조례의 제정을 통해 경기도가 미군 위안부들에 대한 역사적인 범죄에 책임을 통감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인 의의에도 불구하고 조례의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미군 위안부들이 그토록 원했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등의 내용이 누락되어 있다. 이러한 국가폭력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지원대상자 신청 과정에서 겪게 될 2차 피해와 낙인이 우려되어, 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촘촘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예산이 마련되어야 한다. 예산이 뒤따르지 않는 정책은 선언으로 끝나버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또 다시 우리 사회에 절망하고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오늘의 조례제정은 시작이다. 향후 조례의 미비한 점들은 반드시 보완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이번 조례 통과를 계기로 국가와 사회가 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나서주길 기대해본다.


2014년에 제기한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이 올해로 6년째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우리가 다 죽은 후에야 재판이 끝나는 것인가! 살아서는 국가의 사과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인가!’ 미군 위안부들은 지금도 국가와 사회에 울분을 토하며 호소하고 있다. 그 사이 122명의 원고들 중 7명이 질병과 노환으로 사망했고 올해 들어 벌써 두 명의 원고가 사망했다. 이번 조례 제정을 계기로 미군 위안부 소송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해결의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며 국제사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성 착취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역사상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중대한 폭력과 성착취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소송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듯이 미군 위안부들은 끔찍한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다. 더 이상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라도 국가와 사회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들의 명예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 나서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20. 4. 29.

새움터 • 한국여성단체연합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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