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주무르는대로 만들어진다.

 

스키너의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

 

 

버러스 프레더릭 스키너 Burrhus Frederic Skinner(1904~1990)


스키너는 미국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심리학자이며 교육과 심리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58년부터 1974년까지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였다. 그는 동물실험을 통해 보상과 강화가 행동형성 과정에서 엄청난 힘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어 명성을 떨쳤다스키너는 인간이나 동물이 긍정적 강화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기술을 습득하고 임무를 수행하게 만드는 조작적 조건화(operant conditioning)을 평생 연구했다. 그의 연구는 인간에게 과연 자유의지란 게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스키너의 상자 - 조작적 조건화


「스키너의 상자」로 유명한 조작적 조건화 실험이란 체계적이고 선택적으로 반응을 강화시키면 그 반응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인데, 자율반응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자극에 의해 유도된다는 사실을 스키너가 입증했기 때문이다.

 

플라톤처럼? 심리학자들에 의한 통치를 주장?


스키너는 더 나아가서 유심론(mentalism)을 부정했다. 마음은 의미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스키너가 주장하는 심리학이란 오로지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행동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키너의 이상세계는 행동 심리학자들로 국가를 관리하는 것이 된다. 조건반사를 이용하여 착한 시민을 육성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물론 그는 20세기 심리학자 중에서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다


딸 데보라는 정말 자살했을까?


스키너를 열에 일곱여덟명은 '사악한 놈'이라고 욕한다. 나쁜 소문때문이었다. 그는 딸을 그 유명한 '스키너의 상자' 안에 가두고 키웠다는 악소문에 시달렸다. 상자 속에서 피실험자로 양육된 딸아이는 그 정신적 충격 때문에 권총으로 자살했다거나 호텔에서 목을 매어 죽었다는 소문이었던 것이다. 


정신학대로 아버지를 고소한 딸?


어떤 소문의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다. 딸의 이름은 데보라인데, 스키너는 약 2년동안 아이를 작은 상자에 가두고 종과 음식 쟁반 등 보상강화와 처벌의 수단들을 집어넣은 후에 실험을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딸은 31세쯤이 되어 정신이상자가 된 채로 아버지를 학대혐의로 고소했지만 패소를 했고 몬타나 주의 한 볼링장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그 때 퍼진 두 발의 총성은 기세등등하던 행동주의의 종말을 의미했다고도 평가받았다. 


저는 잘 살고 있어요


그러나 많은 억측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데보라는 죽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데보라는 말하길 "저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자살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저의 아버지는 대중에게 알려진 것과 다릅니다. 훌륭한 심리학자이며, 자상한 아버지였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스키너는 1971년 <타임>지가 선정한 현존하는 최고의 심리학자였고, 1975년 미국의 여론조사에서는 가장 유명한 과학자로 꼽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하버드 대학 입학


1904년에 출생한 스키너가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에 들어간 것은 1928년이었다. 그는 그 시절 H.G. 웰즈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웰즈는 이반 파블로프와 조지 버나드 쇼 중 한 사람을 구한다면 파블로프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 이유는 예술보다 과학이 더 큰 구원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바야흐로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시절이었고, 모든 학문의 기본적 입장이 철학이나 인문학보다는 과학적 접근방식으로 옮겨가던 때였다. 


파블로프(1849~1936)의 위대한 발견


심리학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1920년대에도 심리학은 생리학보다 철학에 더 가까웠기때문에 심리학에서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었다고 한다. 스키너는 러시아의 과학자 파블로프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개의 침샘을 연구하던 파블로프는 종소리만 들려줘도 침샘이 분비되는 조건화의 상태를 발견한 바 있다. 파블로프의 개가 조건반사적으로 침을 흘렸을 때, 세상은 뒤집어졌다.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는 1902년 타액이 입밖으로 나오도록 수술한 개로 침샘을 연구하던 중에, 사육사의 발소리에도 개가 침을 흘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고전적 조건화> 실험을 연구했다. 그는 1904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파블로프의 확대개정판 - 스키너의 심리상자


스키너는 살아있는 생물체를 통째로 조건화하는 욕심이 생겼다. 반사적이지 않은 행동이면서도 조작적인 행동이 가능할지 궁금했던 것이다. "만일 우리가 반사적 행동을 조건화할 수 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반사적이지 않은 다른 행동도 조건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었다. 


고정비율계획


스키너는 상자에 쥐들을 넣었다. 파블로프가 '종소리'라는 선행자극(prior stimulus)에 반응하는 행동에 집중한 반면, 스키너는 '음식'이라는 결과에 반응하는 행동에 집중한 것이다. 거기서 그는 보편적인 법칙을 발견했고, 그 법칙을 발견한 실험을 '고정비율 계획'(fixed-ratio schedule)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그 실험에서 쥐들은 세번 지렛대를 눌러야 음식을 얻을 수 있었다. 쥐들은 음식을 얻기 위해 지렛대를 눌렀다. 


고정간격 계획과 소거


고정간격 계획과 소거(Fixed-interval schedules and extinction)라는 실험도 실시했다. 쥐의 행동을 없애기 위해서 강화(보상) 요인을 완전히 제거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음식을 주지 않았떠니 더 이상 지렛대를 누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간헐적 강화는 중독이다


세번째로 스키너는 변동강화계획(Variable schedules of reinforcement)라는 실험도 해나갔다. 음식을 아주 가끔씩 제공했다. 40번이나 60번을 눌러야 음식이 나왔다. 아주 간헐적으로 음식이 나오는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쥐들은 계속 지렛대를 눌렀다. 게다가 일정한 간격이 없는 매우 간헐적인 보상을 주는 실험에서 훨씬 더 행동이 소멸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기까지 했다. 다시 말해서 보상이 지속적으로 생기지 않는데도 인간이 어리석은 행동을 지속하는 이유를 발견했다고 본 것이다. 이것을 '간헐적 강화'라고 부른다. 스키너는 그 메커니즘과 우연성이 가진 강박성을 증명했다. 


이후 스키너는 동물의 행동을 어느정도까지 학습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비둘기에게 탁구를 가르칠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새에게 접시를 쪼는 방법을 훈련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비둘기에게 미사일 유도 훈련도 시켰다. 더 나아가 이상적인 사회는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에 의해 통치되는 사회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월든 2 Walden Two>에서 등장하는 주장인데, 이상적인 사회란 정치인이 아니라 막대 사탕과 파란 리본으로 무장한 선의의 행동주의자(심리학자)들에 의해 통치되어야 한다는 관점이었다. 


스키너의 하버드대 심리학과 동료교수 제롬 케이건(Jerome Kagan)는 스키너에 대해서 이렇게 평했다. "20세기 초반은 파블로프의 시대였고, 그 다음은 그로부터 10년 후 첫 번째 실험을 통해 조건화의 힘을 보여준 손다이크가 등장해야 합니다. 스키너가 손다이크의 작업을 정교하게 마무리하긴 했지만, 그의 발견은 인간의 사고나 언어, 추론, 상징, 독창적 아이디어 또는 그 밖의 인지적 현상을 설명하지 못했다.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설명하지도 못했지요."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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