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지식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세상인 줄 알았는데,
지식만 파는 게 아니었나
2014년 9월 17일, 서울에 소재한 한 대학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위 사진은 그 축제를 위해 개설된 한 학과 주점을 홍보하기 위해 등장한 학생들의 사진이라고 합니다. 이 사진은 유흥가에서 볼 수 있는 광경과 매우 흡사합니다. 손님을 유혹하기 위해 한바탕 동네를 돌아다니며 밤거리에 전단지를 뿌려대는 술집 여 종업원의 행동과 다를 게 없는 것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 사진은 대낮의 풍경이란 점입니다. (사실 이 사진은 특정 대학에만 해당되는 현상은 아닙니다. 따라서 해당 대학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오늘날 대학 상업화는 많은 관심은 안받지만 매우 뜨거운 이슈입니다. 그리고 대학의 상업화는 기본적으로 스포츠에서 시작하여, 교육과 연구 등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대학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조차도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손가락질받을만큼 대학상업화는 크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기업가정신'이 이시대 대학의 '시대정신'이 되었다는 것이 그 사례입니다.
사실 대학상업화의 출발은 '대학스포츠'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야한 복장의 여대생들에 대한 기원은 어찌보면 대학 스포츠팀의 '치어리더'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대학스포츠는 100년 이상 전통이 있고, 대학미식축구 감독은 총장보다도 연봉이 높은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대학의 상업화는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의 질서는 이윤에 따라 작동합니다. 대학의 상업화는 바로 그런 경제성장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시장터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실 대학은 문화적으로 고양되고, 정치적으로 책임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최종 교육기관입니다. 대학원이 전공과목에 대한 전문가적 수준의 심화과정을 실시하는 '연구적 목적'의 교육단체라고 본다면, 학사학위를 부여하는 '대학'은 폭넓은 교양과 성찰하는 인간을 양성하는 '교육적 목적'이 크게 작동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대학에 '기업가정신'을 요구하는 이 시대에는 '수익을 위해서 야한 옷으로 궁극적으로 야한 결과를 연상하며 학과주점을 찾게끔 만드는 여대생들의 호객행위'가 대학캠퍼스의 대낮 풍경으로 허용하게 만든 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냥 놀랐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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