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대학노트 블로그에 게재하는 [최민호 신부님의 세계교회사 특강 시리즈(총 4편)]는 지난 2015년 1월 3일(토) 오전에 거의 4시간에 걸쳐 가톨릭대학 진리관 3층 대강당에서 펼쳐진 최 신부님의 명강의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이 특강은 통신신학교육과정의 1단계 2학년 학생의 1일짜리 동계연수의 오전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은 가톨릭 교리신학원 통신신학교육부에서 제공하는 과정인데, 2년씩 3단계로 각 1~2학년을 6년 동안 마치는 우편교육과정입니다. 


필자는 지난 2014년 8월과 9월 중에 이 <세계교회사>를 공부했고, 본 블로그에 교재의 내용을 정리하여 연재하던 중에 중단되어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한편 10월과 11월 중 교육 과목은 <전례학>이었는데, 그것은 같은 날 오후 4시간 가량 특강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1단계 2학년의 동계연수는 <세계교회사>와 <전례학>의 과목을 약 8시간 동안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이번 페이지에서는 최민호 신부님의 <세계교회사> 특강 1교시 내용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최민호 신부님은 의정부 교구 소속 마재성지주임 신부님이고, 40대 초반의 세계교회사 전문가이십니다. 최민호 신부님의 강의는 구태의연하지 않았고 지나친 교회옹호적 관점도 없었다는 점에서 매우 신선했으며, 냉철한 자기비판의 성찰적 태도가 돋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유머와 여유까지 더해진 강의를 들은 많은 참석자들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최민호 마르코 신부님의 1교시 강의내용입니다.

2015-1-3 토요일 오전 9시~9시45분, 가톨릭대학 진리관 3층 대강당

세계교회사 1 교시, 가톨릭교리신학원 2015년 1월 동계연수


아래 내용은 필자의 기록과 기억을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강의와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강연자 최민호 신부님의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도 있읍니다. -필자 주 



역사는 기억하기 위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한다는것은현재 삶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인류의 역사가 반복되고 회자된다는 사실에서 그 공부의 의미를 찾는것이죠. 그리고 잘못된 부분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좀 더 나은 미래의 삶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역사공부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교회의 역사공부라고 했을 때에, 일반 세상의 역사와 비교한다면, 교회가 창설되고 성령께서 이끌어오신 역사와 다른 겁니다. 세상의 역사에는 없는 것이죠. 하느님이 우리 백성을 어떻게 이끌어주셨고, 어떻게 일으켜세워주셨는지를 보면서 신앙의 나침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바로 가톨릭의 역사 공부입니다.


그래서 역사공부의 첫번째는 기억하는 것이다. 신앙인으로 잊지 말아야 할 2014년의 두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역사는 사실입니다. 4월 16일과 8월 16일이 그것입니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이켜보게 만든 사건이었고, 아직도 본질을 찾지 못하고 못나오고 있는 사실이며 사건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그러한 아픔을 보여주셨고, 8월 16에는 시복식이 있었습니다.


시복식이란 그 124위 순교자들이 하늘나라에 올라간 게 아닙니다. 그분들은 순교와 동시에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교회는 1천년 전에 정식 시성식, 5백년 전에 시복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그렇게 올리는 것은 현실의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그것을 공표하여 그분들삶을 통해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신앙의 위로를받으며 하늘나라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자렛 예수님도 역사적으로 실존하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천주교 신자가 받아들이는 것과 비신자가 받아들이는 분들은 똑같은사실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공관복음도 그런 것이죠. 똑같아 보여도 조금씩 다른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요? 



총알택시기사가 천국에 갔습니다. 그런데 그 택시기사는 먼저 와서 앞줄에 선 신부 앞으로 새치기하며 줄을 선 것이죠. 신부는 화가 났지만 참고 지켜보았습니다. '총알택시기사로 무법운전을 지상에서 해댔으니까 저 녀석은 지옥으로 떨어질거야'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그 총알이 천국으로 올라간 것입니다. 그래서 새치기당한 강론을 나름 잘한다고 자부하는 신부는 '아하 저 녀석도 천국에 가는 데 나는 당연히 천국으로 가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도 연옥으로 떨어져버린 것입니다. 너무 궁금했습니다. 신부는 그래서 물었더니, 이를 심판하는 베드로성인이 말씀하시길, "이보시게. 총알택시에 탄 승객들은 모두 안전운행을 해달라고 무사히 운전해달라고 그 기사를 위해서 기도를 올렸다네, 그런데 자네가 신부 강론 할 때는 모두가 다 졸았으니, 당연히 연옥행이 아니겠는가? 


(이 농담은 강론의 분위기를 한층 살렸습니다.) 


성직자인가? 가톨릭 공무원인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온 사건은 힐링이며, 치유였고, 축복받는 희망을 본 사건이었지만, 신앙인의 눈으로 보느냐, 종교인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사실들의 이해가달라집니다. 저도 제가 신앙인인줄 알았는데, 신부10년 넘으면 천주교 공무원으로 착각합니다. 느낌이 팍 오죠? 이렇게 편한 공무원이 없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의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는 보기 싫고 그런 외면은 고백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4년 6개월 간의 이탈리아 유학생활을 통해 신학생활 10년, 신부생활 10년 하였는데, 그 유학생활 동안 종교인이 아닌 신앙인으로 다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강의 1교시를 저의 신앙고백으로 하겠습니다.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자판기 속에 넣지 않습니다. 자판기란 300원을 넣으면 밀크커피가 나와야 합니다. 내가 넣으면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제가 마재성지에서 1년 4개월 동안 있으면서 가장 성수기는 순교자 성월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수능입니다. 1년 내내 벌어지는 우리나라의 국가고시 임용고시, 의전 시험일 등을 제가 다 압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자판기 속에 넣고 사니 불안합니다. 뭔가 안나오면 화가 납니다. 그게 제 삶 안에서도 있었어요. 


저는 일반대학 다니다 1년 넘게 들어갔는데, 꼬맹이가 하느님과 계약했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맨날 집에서 엄마는 울고 아버지는 안들어오고, 그래서 그만둘 생각으로, 하느님 제 기도 안들어주고, 그래서 안 계신줄 알고 그만 두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머니가 제가 서울대 연고대 가는것 보다 신학교 가는 걸 더 좋아했어요. 제가 보호자 역할을 하면서, 병원에 갔더니, 어머니는 암 3기였습니다. 제 어머니는 고작 43세였는데, 그래서 다시 포기하려고 하다가 거래를 했습니다. 살려주시면 신부하겠습니다. 그러나 1년 6개월 수술 4번 끝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유언은 신부가 되는 것이었어요. 


너희가 내 안에 머물면 내가 너희안에 머문다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하여라. 그러면 다 이루어질것이다. 


초기 교회 역사가들은 머문다고 번역한 것 같은데요. 이 원문은 내가 너희 안에서 견뎌내고 버텨내면, 그리고 기도하면 이것입니다. 그런데 어머니 유언도 있었지만 요양원 등의 활동을 마지막 6개월 동안 인도의 캘커다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횔동히던 중에 이러한 말씀이 제 안에 다시 들어오셨습니다. 성모님은 말씀을 고이 간직하시지만, 반면에 우리는 힘들때마다 그 말씀을 쉽게 유산시켜버립니다. 


두번째, 힘들 때, 세상 것을 붙잡고 사는 사람은 종교인의 삶이고, 예수님을 붙잡으면 신앙인입니다. 저는 7년전 떠난 4년 6개월 유학생활을 통해서 유학을 마친 학자가 아니라 유학을 마친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저는 공부를 잘했어요. 이건 팩트입니다(약간은 농담스러운 느낌에 장내 웃음). 그렇게 잘나게 살았던 그 모습을 주님이 치시더라고요. 첫 시험에서. 딱 그거 붙잡고 살았는데, 이탈리아 첫 시험은 오랄 테스트였는데, 쫒겨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앞에서. 그래서 내 자신 용서가 안 되었습니다. 


수능에서도 자살은 꼴찌가 하지 않습니다. 한문제 틀리거나 그런 아이가 자살을 하죠. 한국에 들어올 수도 없고,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져서, 시험 한달 전에 타이레놀 하루 세알에 소화제 네알씩 먹고, 그러면서 꾸역꾸역 시험보고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졸업 잎두고 아버지도 백혈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런데 6개월 시복시성 연습, 3개월 산티아고 순례했습니다. 그래서 4년 6개월을 돌아보며 절벽 앞에 서서 긴장 속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던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밤마다 꿈에서는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한 발자국씩 휘몰아쳤습니다. 


세번째는 로마 시내의 성모님 기적이 일어난 성당들을 순례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저도 그렇게 힘들때마다 그걸 잡고 있었습니다. 교회성사, 개인미사, 그리곳 성모님의 허리끈 묵주. 


신앙인이라고 하면서 세상 것을 잡고 버티는 것은 천주교 공무원 생활을 하는 겁니다. 여러분도 신자 20년 되었어, 30년 되었어 하면 종교인 생활하는 겁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걸 돌아봐야 천주교 역사를 제대로 바라봅니다. 


신앙인들은 좋은 마음 갖는 것에 두려워하지않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를 악에서 보호하는 삶이 신앙인의 삶이에요. 우리 모두 좋은 마음 갖는 것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각자를 악에서 보호하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이 제 머리를 때렸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바보가 되고, 좋은 마음 성령의 마음은 사랑의 마음인데, 그게 두려웠습니다. 그게 사탄이죠. 세상은 악이 더 강합니다. 그럼에도 사랑을 키워서, 천주교 신앙인의 삶으로 살아간다는 그렇게 사제가 되었지만, 두렵더라고요. 사랑의 반댸는 미움 질투 무관심이 아닙니다. 두려움입니다. 


왜냐면 예수님이 탄생하기 전 천사들이 나타나서 한 것은 두려워하지 말라. 아담과 하와 죄짓고 어디 있느냐? 숨었죠? 악이 처음 생긴 건 두려움때문입니다. 질투 무관심 미움 때문인데, 빛이신 예수님인데, 부활하신 예수님도 첫 말씀이 '두려워 말라'입니다. 100퍼센트 사랑을 갖고 태어난 것인데,  상처받아가면서 또 상처받을까봐 두려워하는 겁니다.


그래서 신앙인이 첫번째 할 것은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에 돌아와서 2년 반 동안 그 말씀으로 살았습니다. 마재성지 와보셨는지요. 제기 거기서 십자가를 만들어 활용하는데, 그걸 훔쳐가요. 좋은 것은 자기것으로 만들고 그러면 전 또 만들어요. 우리는 이 세상에서 상처받은 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주님께서 치유해주십니다. 


그래서 신앙인의 눈으로 이 세상 살아가는 게 첫번째 목표가 되는 겁니다. 이 신앙인의 시각 안에서 어떤 종교적 관점을 가져야 하는가? 이것은 사제신앙인 최민호 신부의 고백입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갈 때 하느님을 자판기에 넣지 않고, 힘들 때는 예수님과 십자가를 붙잡습니다. 세번째는 좋은 마음 갖는것에 두려워하지 않고 각자 악에서 보호하는 게 신앙인입니다.


그래서 그눈으로 보니 2천년 교회역사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깨달음. 교회는 어떻게 살아왔나? 교회는예수님이 주고가신 그 진리를 보존하며 살아왔으면서, 끊임없이 쇄신하여 왔습니다. 아무런 사심없이 예수님을 만났던 그곳으로 돌아가려고 한 것이 교회의 역사입니다. 진리는 보존해야 합니다. 


교황이 세속군주역할하기도 했는데, 세속적 땅이 많을 수록 영적인 권한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땅이 가장 작은 이 시대 바티칸 시국 조그만 이 시대 영적 권한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 것 많이 집착하면 할 수록 영적 힘이 약해집니다. 그래서 내 마음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 봐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신앙생활 하는 이유는 주님이 보여주신 진리와 그 가르침을 나도 보존하고 살아야겠구나. 유산시키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내 자신을 쇄신하며 사는 것. 그렇게 판공성사를 보며 사는 것. 이렇게 1교시 맺으면서, 여기 마르코 신부가 천국 가게끔 도와주시고, 2교시는 이러한 신앙인의 눈으로 예수님의 역사가 꾸며낸 얘기가 아니구나. 로마의 역사에서 존재함을 동영상으로 보시겠습니다.


최민호 마르코 신부 1교시 강의 끝. 2015-1-3 토요일 오전 9시 49분

가톨릭대학 진리관 3층 대강당


위 내용은 필자의 기록과 기억을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강의와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강연자 최민호 신부님의 강연 의도와 다르게 읽힐 수도 있읍니다. -필자 주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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