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 비타 악티바 : 개념사 1 | 최현 | 책세상2008-11-25 | 정가 8,500원

반양장본138쪽148*210mm (A5)179gISBN : 9788970137018


인권 공부의 입문서로 추천할 만한 양질의 책이다. 지난 2015년 6월에 읽었는데, 최근 책장을 정리하던 중에 예전 노트들을 버리려던 차에 발견하고 이곳에 옮겨놓는다. 짬을 내어 살아남은 노트를 디지털로 바꾼다. 2015년 6월의 기록을 2020년 4월에 온라인에 다시 풀어놓는 것이다. 

우선 알라딘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에서 찾은 내용은 이렇다


1장 인권과 시민권이란 무엇인가

왜 인권인가, 인권, 시민권, 시민권과 함께 발전한 인권

2장 근대 이전의 인권과 시민권 - 고대 자연법사상과 시민권의 형성

1.자연법사상, 2.고대의 시민권

3장 근대 인권 사상 및 시민권 제도의 발전

1.근대 인권 사상 및 시민권 제도의 사회적.역사적 조건

2.근대 인권 사상의 발전, 3.근대 시민권 제도의 발전

4장 현대 인권 - 시민권 이론의 발전

1.영국 시민권의 발전 과정 - 사회권의 탄생

2.여성의 인권과 시민권, 3.문화적 권리의 문제와 다문화 시민권

5장 지구 공동체의 지구 시민권을 꿈꾸다

인권과 시민권의 범위, 지구화와 지구 시민권

개념의 연표 - 인권

  • 최현 미국 UC 어바인에서 국민정체성과 시민권 제도에 관한 연구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 현재 제주대 인문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과 동아시아의 인권―시민권, 시민권 제도, 시민 의식―문화―정체성 등을 연구


다음의 글은 책을 읽고 정리한 노트필기를 기반으로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이며, 

텍스트 본문은 『인권』의 저자 최현 교수님의 책과 무관한 내용이 많음, 






인권이란 무엇인가? 인권이 선언적 개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 지구적 가치로 등장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일이다. 냉전의 종식과 동구 공산주의 국가의 붕괴 등으로 인권은 전 세계의 지배적 이념으로 확산되었다. 사실상 인권은 근대의 발명품이지만, 그 발명의 시작으로부터 인권은 보편적 가치였던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 적용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고, 당위적 개념에 머물러 있는 실제 상황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최현의 책 『인권』은 간추린 인권 입문서로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인권]이 뭔지, [시민권]이 뭔지를 묻는다. 다음으로 근대 이전의 인권과 시민권, 즉 근대(Modern Times)를 발명한 유럽인의 역사에서 근대 이전 고대 자연법 사상과 이후 시민권의 형성을 살펴보았다. 책 3장은 근대 인권사상과 시민권 제도의 발전과정을 살펴본뒤, 4장에서 현대 인권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 5장은 지구공동체의 지구시민권에 대해 성찰한다. 

코로나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벌어진 2020년 상반기의 팬데믹 현상은 지구공동체에 대한 큰 성찰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이미 학자들은 이렇게 지구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자본주의의 현실은 성찰의 결과를 지배이익집단의 표지로만 사용하는 건 아닌가 싶다. 

노트필기에 따르면, 고대 자연법 사상으로 (1) 출발, (2) 철학적 발전 (3) 실정법 적용의 순서로 『안티고네』, 아리스토텔레스와 스토아 학파, 그리고 키케로와 만민법을 들고 있다. 자연법이란 말 그대로 자연의 이치이므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세상의 이치가 될 것이고, 반대되는 말은 인위적인 법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왜 자연법 사상의 출발로 『안티고네』를 예로 들었을까? 그것은 인간이자연적으로 마주치는 삶의 장면들이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비극과 같은 것이어서 그런 것 일 수도 있겠다. 


『안티고네』는 고대 그리스의 소포클레스가 B.C. 441에 만든 비극 작품이다. 주인공 안티고네는 오이디푸스 왕의 딸이며, 테바이의 왕이자 어부지리로 왕위에 오른 삼촌 크레온과 갈등을 겪는다. 다음은 위키백과의 내용이다.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찔러 실명한 채로 떠돌아 다니고, 두 오빠 폴리네이케스와 에테오클레스가 왕권을 놓고 다투다 모두 죽는다. 그리하여 안티고네의 삼촌인 크레온이 왕이 된다.

크레온은 애국자인 에테오클레스만 성대히 장례를 치러주고 반역자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는 들에 그냥 버려두어 야생동물들에게 먹히게 하라는 포고를 내린다. 안티고네는 혈육의 정에 이끌려 크레온의 명령을 어기고 들에 버려진 폴리네이케스의 시체를 몰래 묻어준다. 이 사실을 안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소굴에 가둔다. 안티고네를 연모하던 크레온 왕의 아들 하이몬도 안테고네를 따라 죽기로 결심하는데 크레온은 아들이 죽게 된 것에 놀라서 안티고네가 갇혀 있는 소굴로 달려간다. 하이몬은 아버지를 보자 격분하여 칼로 찌르려고 하고 크레온은 도망친다. 하이몬은 자살하고 이 사실을 안 크레온왕의 아내 에우리디케도 침대에서 자살한다.


첫번째로 최초로 서양의 기록에 나타난 자연법사상은 소포클레스(기원전496∼406)의 비극의 주인공 안티고네가 양심에 따라 왕의 명령에 반항하였다가 죽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 유전(萬物流轉)의 자연계의 배후에 보편적인 로고스로서의 자연법이 있음을 암시하였다.

두번째로 고대 자연법 사상의 발전 공헌상 수상자는 아리스토텔레스와 스토아 학파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의 이데아로서의 자연적 정의를 이론화했으며, 이후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2세기까지 활동한 스토아 학파는 자연법론을 로마 사회에 그리스의 자연법사상을 전달했다. 

세번째로 고대 자연법 사상의 실정법 적용과 관련하여 키케로와 만민법을 소개한다. 
고대 로마의 정치인 키케로(BC 106~BC43)는 자연법 사상을 가진 공화주의자였다. 공화는 공공의 안녕이 중요한 사상이며 공동체주의적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은 자연법 사상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개념이며, 그가 만민법 성격의 자연법을 제시한 것은 당시 범신론적 세계관에서 신의 섭리를 주장한 스토아 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키케로에게 법은 자연법과 일치해야 한다. 자연의 기준에 따라 선악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의 자연법사상은 키케로에서 볼 수 있듯이 스토아적인 것이었며, 주로 법체계의 보편 원리로서 전개되어 자연법이 갖는 보편윤리성은 후퇴하였다. 로마법에서는 자연법, 만민법(국제법), 시민법(국내법)이라는 3분법(三分法) 체계가 사용되었다. 이것은 로마법의 세계법으로의 발전이 자연법의 보편타당성의 요구를 빌려서 결실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리하여 그리스의 철학적 자연법은 법적 자연법으로 구현된 것이다. 


자연법(法)에서 자연권(權)으로 

근대 인권 사상의 발전에 가장 대표적인 서양의 인물을 꼽으면 홉스, 로크, 루소 3인방을 들 수 있다.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
잉글랜드 왕국의 정치철학자이자 최초의 민주적 사회계약론자이다. 서구 근대정치철학의 토대를 마련한 책 《리바이어던》(1651)의 저자이며, 자연을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상정하고, 그로부터 자연권 확보를 위하여 사회계약에 의해서 리바이어던과 같은 강력한 국가권력이 발생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
잉글랜드 왕국의 철학자, 정치사상가이다. 영국의 첫 경험론 철학자로, 사회계약론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인식론과 정치철학은 계몽주의 사상과 자유주의 이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저서들은 볼테르(1694~1778)와 루소(1712~1778)는 물론이고, 미국 혁명과 미국 독립 선언문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사상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로크는 낙원적 자연 상태(평화, 선의, 상호부조)에서 노동에 의한 자기 재산을 보유하는 자연권의 안전 보장을 위하여 사회 계약에 의해서 국가가 발생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국가의 임무는 이 최소한의 안전보장에 있다고 하는 야경국가론이다. 그것을 위한 권력으로서 국민은 계약에 의하여 국가에 그것을 신탁(信託)하였다고 주장하여 국민 주권에 기초를 두었으며, 명예혁명 후의 영국 부르주아 국가를 변론하고 영국 민주주의의 근원이 되었다.
로크의 정신에 관한 이론은 "자아 정체성"에 관한 근대적 개념의 기원으로 종종 인용되며, 데이비드 흄(1711~1776)과 루소(1712~1778) 그리고 칸트(1724~1804)와 같은 이후의 철학자들의 연구에 현저한 영향을 주었다.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스위스 제네바 공화국 출신의 프랑스의 사회계약론자이자 직접민주주의자, 공화주의자, 계몽주의 철학자이다. 그는 18세기적인 사회 윤리를 가장 독창적으로 탐구하였고, 그의 사상은 "자연은 인간을 선량, 자유,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사회가 인간을 사악, 노예, 불행으로 몰아넣었다"라는 명제로 요약된다. 그가 쓴 모든 저작도 이 원리에 기초하여 개인과 사회를 회복하는 방법을 나타낸 것이다. 그의 영향은 철학·정치·교육·문학 전반에 걸쳐 깊이와 넓이에 있어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그의 문학적 지위는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자 볼테르와 함께 19세기의 대표적 작가로서, 계몽 사상가 중의 한 사람이다.

1장. 인권과 시민권이란 무엇인가


인권이란 인간이 지닌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권리이며, 그러한 지위이며 자격이다. 즉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인권, 인간의 권리이다. 그래서 미국은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 명제인 인권수호를 명분으로 남의 나라인 이라크를 침공했다. 미군과 영국군은 2003년 3월 20일 합동으로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이라크 전쟁]이 발발되었다. 20일도 채 되지 않은 4월 9일, 수도 바그다드가 함락되고, 전쟁은 싱겁게 5월 1일 끝났다. 그런데 국제 인권단체들은 당시 미국의 대통령 조지 부시의 침공을 비판했다. 부시는 인권 수호를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인권단체들이 침공을 반대하는 명분도 인권의 가치였다. 그렇다면 이건 인권의 희화화는 아닌가? 


한편 인권은 자유권, 재산권, 정치권, 문화권 등 인간이 가지는 다양한 권리들과 상호 충돌할 수 있다. 흔히 인권의 근본적 성격을 불가침성, 불가분성 등으로 표현하는데, 그렇다면, 다양한 권리들의 상위개념으로 인권을 봐야 할 것인가? 권리 간의 충돌이 극명하게 문제가 된 사례는 미국에서 9-11 테러가 일어난 직후에 발생했다. 국가 안보에 초비상이 걸린 미국은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권 중에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에 직면했다. 2020년 4월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Covid-19) 팬데믹 사태로 대혼란을 겪으면서도 국가의 통제권과 개인의 자유권은 충돌을 빚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회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기본적으로 뒤르켐의 유기체적 연대를 떠올릴 수도 있겠다. 전통사회의 전체주의적인 기계적 연대로 인권의 충돌을 바라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권이란 저마다 개별적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의 조화이기때문에, 획일적으로 어떤 권리가 어떤 권리에 우선한다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인권의 다양한 가치들이 침해되지 않는 최소한의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참고로, 1917년생 독일 출신의 프랑스 사상가로 세계인권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한 스테판 에셀은 우리가 식별할 수 있는 커다란 도전 중 하나로 '인권'을 꼽았다. 그의 짧은 책 『분노하라[각주:1]에서 그는 세계인권선언이 지니는 효력이 강력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면서 1948년부터 중요한 세상의 발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예로 식민지의 독립, 인종차별의 철폐, 소련 제국의 궤멸, 베를린 장벽의 붕괴 등을 들었다. 반면으로 그는 21세기 첫 10년을 퇴보의 시기로 꼽으면서 가장 결정적인 퇴보의 원인을 조지 부시가 대통령이 된 것, 9-11 사태 그리고 이라크침공을 꼽았다. 



2020년 4월 25일 볕 좋은 토요일 오후


키워드: 인권, 최현, 자연법, 스테판 에셀, 


  1. 번역서의 경우 책 본문은 39쪽에 불과하고, 이하 85쪽까지는 설명자료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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