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노동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이미 우리 일상에서 잔인하게 벌어지는 청소년 노동의 현실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는 이 책 <십대 밑바닥 노동>은 청소년 노동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것은 결국 우리 대한민국의 진짜 모습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길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청소년 노동자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아왔는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임금 인상과 모욕 중단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가 기획한 이 책은 프롤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청소년들은 '부려먹기 쉬운 존재들의 밑바닥 노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이들이 꼽은 2가지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임금 인상과 모욕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어른 말씀 잘 들어라!"는 경로사상의 훈육을 들어왔기 때문에 개인의 주체적 성찰에 앞서 체념하고 타인을 먼저 이해하는 습성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사장님도 사정이 어려어요!"식으로 다른 이의 사정을 먼저 이해하다보면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적절한 순간을 잃게되는 것이다. 


수도꼭지형 노동력 사용형태


그런데 오늘날 세상은 점점 더 노동자들을 쓰다 버리는 고용방식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성수기에만 잠시 고용했다가 바로 해고하는 형태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수도꼭지형 노동력'의 사용형태가 일반화되어가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간접고용이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그 고용의 방식이 간접고용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책임을 물을 고용주가 누구인지 알기가 힘들어진다. 예를 들어 작은 가게의 홍보전단지를 돌리는 작업조차도 광고대행업체를 통해서 실제 노동자에게 택배로 전단지가 배달된다. 전화로 오고가는 업무는 전단지를 붙였다는 인증샷으로 마무리되면 곧 지급이 마무리되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임금체불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자본의 얼굴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청소년 노동은 기존의 노동문법으로는 대응하기 힘든 상황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자본의 얼굴이 사라지면서 노동자의 저항가능성이 원천봉쇄당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① 저항할 대상이 불분명하고, ② 힘을 규합할 수 있는 동료가 사라진 상태의 노동이며, ③ 관계맺기 자체가 삭제된 삭막한 노동현실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청소년 노동의 확산은 어른 노동에서도 상황이 다르진 않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밑바닥의 맴도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근로빈곤의 시대가 우리에게 끼치는 해악을 말해주고 있다.




책 정보

십 대 밑바닥 노동- 야/너로 불리는 이들의 수상한 노동 세계 l 유스리포트 YOUTH REPORT 2

이수정 | 윤지영 | 배경내 | 림보 | 김성호 | 권혁태 (지은이) | 교육공동체벗 | 2015-01-05

정가 12,000원 | 반양장본 | 230쪽 | 210*145mm | 270g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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