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에서 들른 정지용 문학관. 2016년 2월 21일 일요일 오후 2시 15분 경의 일이다. 옥천 메리워드에서 2박3일간의 피정을 마친 아내를 데리러 가는 길이었다. 


대중가요로도 불리운 '향수'로 유명한 한국의 대표적 서정시인 정지용은 190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다. 1950년 동두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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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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