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협동조합 모델이 대전의 미래일까?


강의 내용이 알차서 큰 도움이 되었다

이탈리아 단어 발음(단체, 기관명칭)은 리스닝하기가 참 어려웠다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부설 소셜경영연구소(소장 조세종)가 2016년 5월 25일(수) 저녁 7시, 대전 협동의 집 1층 세미나실에서 [사회적 경제를 말하다] 시리즈의 두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필자는 5월 22일자 기사로 행사개최를 안내한 바 있다. 아래 참고.


볼로냐 모델은 대전의 미래인가? 소셜경영연구소 포럼개최 5.25(수)

요한의인권노트/협동조합 2016.05.22 23:00



행사가 열린 협동의 집은 대전 중구 보문로 293번지에 있다. 6시 40분경 도착했는데, 입구에서 차량통제 차단기 때문에 차량진입을 못해서 돌아서 골목길에 주차하고 들어갔다. 


2016.5.25(수) 저녁 6시 40분경, 포럼이 열린 협동의 집 빌딩 @ 대전 중구 보문로 293번지

2016.5.25(수) 저녁 6시 40분경, 포럼이 열린 협동의 집 전체모습을 찍으려고 괜히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왔다.


발제자는 장종익 한신대 교수였는데, 사회자의 30분 정도 발제를 한다는 안내와는 달리 1시간 가량 쉼없이 발표가 이어졌다. 발제를 마친 후에는 40~50분 가량의 토론이 있었다. 쉬는 시간은 없었고, 시작은 15분 늦은 지난 7시 15분에 시작되었다. 시작 무렵에 10명 정도 앉아있는데, 이후 가장 늦게 멋있는 청춘남녀가 들어와서 남은 자리에 앉았다. (나중에 신협중앙회에 근무하는 1년차 사원들이라고 남성 사원이  소개했다. 신협에서 젊은 친구들이 시간을 내어 자리를 빛내준 것이다.)


사회를 맡은 월간 토마토 대표의 사회자 진행이 시작되고 있다.


본격적인 포럼이 시작되었고, 월간지 토마토의 대표 이용원의 사회에 따른 발제자 안내가 시작되었다. 참고로 월간 <토마토>는 대전의 문화잡지라고 한다. 벌써 9년 동안이나 그것도 작은 지역을 기반으로 월간 발행물 출판을 이어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아무튼 사회는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오늘 2016 소셜경영연구소 포럼입니다. 한신대 장종익 교수님의 발제와 함께 포럼을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이전에는 토론을 지정했는데, 실용성이 없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결점도 마땅하지 않은데, 오늘 포럼은 여러분 역량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는 것이지 ,제 역량은 아니란 걸 분명 인식하시고 적극적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먼저 30분 가량 발제를 들은 이후 자유롭게 토크 형태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1시간~1시간 30분 정도 가지게 되겠습니다. 


(그러나 실제 발표는 1시간 가량 쉼없이 이어졌다.) 포럼을 시작하면서 흥미로운 점은 발제자 장종익 교수의 포럼 제목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한계가 먼저인가 전망이 먼저인가?


<볼로냐 모델은 대전의 미래인가? 그 한계와 전망>이란 제목에서 왜 '전망과 한계'가 아니고, '한계와 전망'인지를 궁금해 했다. 누구의 작명인지를 물었다. 예상 밖의 궁금증이 등장하니까 조세종 소셜경영연구소장이 살짝 당황했다. "제가 지은 겁니다. 제가 좀 부정적이라서..." 말끝을 흐렸다. 사실은 조세종 소장에게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을 것이지만, 그런 질문에 대한 장황한 논리와 설명을 이어갈 맥락은 아니었다. 일단 발제를 시작해야 하는 출발점에 섰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전망'을 논하고 '한계'를 살피는 것과 '한계'를 먼저 본 다음에 '전망'을 본다는 것은 선후의 순서에 따른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장종익 한신대 교수의 발제가 시작되었다. 형식은 발제였으나 사실은 강연에 가까웠다.


발제자 장종익(한신대 글로벌협력대학 및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동 대학원 석사 졸업 후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정책실장 등으로 3년 반 활동. 1994년 한국협동조합연구소를 설립, 2003년 미국 미주리주립대에 유학, 2008년 응용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2012년 3월부터 한신대 조교수


다음 강연 내용은 <요한의 대학노트> 필자의 편집으로 실제와 차이가 있다. 실제 장종익 교수님의 품격있는 발제 분위기와는 다른 뉘앙스나 말투 등으로 읽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블로그 필자의 편집으로 인한 것이며, 실제 발제 내용과 다를 수 있다. 



장종익의 발제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의 


협동조합섹터의 현황과 특징



왜 협동조합 연수로 볼로냐에 떼거지로 갈까?


에밀리아 로마냐 수도 볼로냐이고, 거기에 협동조합이 많다고 해서, 볼로냐로 협동조합 연수를 떼거지로 가는 거 같습니다. 볼로냐가 협동조합이 발전 많이 되어, 많은 얘기하는 거 같아요. 그러나 전 잘 모르겠습니다. 볼로냐 모델이 뭔지 모르겠으니, 지금 함께 들여다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깊이있게 제 분석의 결과를 말씀드리는 건 아니고 자료를 모으는 단계라고 할 수가 있겠는데요. 협동조합에 대해 나라마다, 생태계와 조직 구조를 비교분석하면서 보니까 이탈리아 특징이 있는 것 같고, 또 볼로냐 특징이 있어보이니, 그것 중심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개념적인 걸 조금 공유한다고나 할까요.


목차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

이탈리아 사회적 경제의 비중

이탈리아 사회적 경제의 특징

이탈리아 협동조합섹터의 특징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의 특징과 협동조합 섹터

볼로냐 모델?


(목차를 먼저 보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이탈리아의 사회적 경제가 유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일까요? 그 속에서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의 특징은 무엇이며, 그 안에서 에밀리아 로마냐와 볼로냐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되겠습니다.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란?


① 지역(주민, 조합원)의 사회경제적 필요(자본의 필요를 우선시 하지 않음)에 기반하고

② 호혜와 연대(배타적 경쟁과 강한 이기주의 배제)

③ 민주적 참여 원리 (자유가입원칙, 투자금에 기초한 의결권 배분의 금지)에 기초하여

④ 지역의 발전

⑤ 취약계층의 사회적 통합

⑥ 사회혁신 혹은/그리고

⑦ 사회의 공동체성 제고에 기여하는 (이윤배분 제한 및 사회적 기여) 경제



대기업 임원 왈, 사회적 경제? 웃기고 자빠졌네!


이윤동기나 사적 동기에 따라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하는 게 자본주의 시장이라면, 사회적 경제란 지역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려는 이들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란 측면이 있죠. 그래서 호혜경제나 민주적 참여원리라고 하는데, 사실 대기업 사람들 눈에는 민주적으로 한다는 건 개소리로 보일겁니다.


"웃기고 자빠졌네. 협동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기업이란 마스터-서번트 관계


기업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사람, 로날드 코즈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103세까지 산 사람인데, 그에 따르면 기업은 마스터-서번트 관계예요. 주인과 하인의 관계인 겁니다. 기업은 독재라는 거죠. 자본주의시대 기업이 그런 겁니다. 그런데 민주적으로 한다는 건 메인스트림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사회적 경제의 특징이라고 써놓은 ①번부터 ⑦번까지의 이야기는 엄청난 겁니다. 사실 우리는 그걸 쉽게 쉽게 보고 있는 것이죠. 말이 참 좋으니까. 그러나 실제 기업을 하시는 분들 눈에는 이게 탁탁 걸리는 겁니다.



 로날드 해리 코즈(Ronald Harry Coase, 1910 ~ 2013)

영국 경제학자. 1937년 《기업의 본질》로 유명해졌고, 1960년 《사회 비용의 문제》로 199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 시카고 대 로스쿨 교수이고 시카고 학파에 속한다. 스스로를 <우연한 (accidental) 경제학자>라고 불렀는데, 진짜로 그는 시카고대 경제학과가 아니라 로스쿨에서 대부분의 교직 생활을 했다. 그는 기업이 왜 생기고 어떻게 작동하며 정부의 규제가 언제 불필요한지에 대한 연구를 했다고 한다.


사회적 경제의 주요 조직형태


사회적 경제의 프레임을 보면 가장 밑에는 [풀뿌리마을 모임/ 마을기업/ 마을만들기활동/ 시민연대의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밑바탕에 있으면서 신뢰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러한 시민의식, 시티즌십에 의해서 비영리단체, 프랑스에서의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이나 파운데이션(foundation)이 있는 겁니다. 


또 (왼쪽으로 향한  화살표가 보여주듯이) 한쪽으로 비즈니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반 협동조합이 있는 것이고요. 여러 유형의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이런 협동조합의 풀뿌리 조직, 그리고 어소시에이션이나 파운데이션 발판 위에서 그리고 채리티(charity, 자선, 구호단체) 성격이 강한 파운데이션 바탕 위에서 최근 사회적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는 겁니다. 


사회적경제 섹터의 구성과 관계



우리나라는 짬뽕


그것은 조금 관계적으로 보면, ① 영미권과 ② 북유럽 게르만 쪽, ③ 남유럽 쪽이 조금씩 다릅니다. 세 뭉치로 구분이 됩니다. 그런데 달라도 공통적이라면, 일단 이 세가지 뭉치가 우리나라에는 짬뽕된 겁니다. 세가지 영역들이 다 들어왔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좋은 건 다 배워서 자기것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봅니다. 협동조합이 큰 데들은 기업에서 기부자로서의 역할도 하고, 또는 협동조합의 아울렛 그러니까 판매장을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말하는 제품들을 판매하는 보호된 시장도 하고, 또 펀더멘탈한 지역의제들을 제기하고 자원봉사도 나갑니다. 


저쪽(사단법인 비영리)은 주로 파운데이션, 어소시에이션 문제제기하는 데 많고, 프로젝트 방식의 사회적 기업가를 양성하기도 하고, 펀딩도 하고, 그렇게 사회적기업/소셜벤처/사회적협동조합 등이 커져가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실체로서의 경제사회


저는 아직까지 자신이 없습니다. 사회적 경제가 현대 경제체제에서 대체하는 측면이 조금은 있지만, 여전히 보완적 측면이 강하다는 겁니다. 사실 실체로서의 경제사회를 본다면, 시장경제와 비시장경제로 볼 수가 있는데, 사회경제로 만들어낸 제도는 [시장경제]라는 큰 틀 안에서 3가지로 구분할 수 이씁니다.  ①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② 공공경제, ③ 사회적 경제라고 하겠는데요. 이 세가지가 어떤 구성과 관계 속에 있는가 하는 걸 봐야 하는 겁니다. 저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실제 경제의 성과나 그 속에서 사람들의 행복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대체하기도 하고, 보완하기도 하고 전 그렇게 봅니다. 


시장경제의 3대 구분 


①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 사적(이기적 동기), 경쟁, 이윤추구(주식회사, 개인기업), cf. 비영리기업

② 공공경제

    • 정부 재정지출, 공기업(형평성, 재배분, 사회적 투자, 환경보호, 소비자보호)

③ 사회적 경제

    • 협동조합, 사회적기업(마이크로파이낸스), 재단(사회복지법인, 사회적 금융 등),
      마을기업(코뮤니티 비즈니스), 사단법인


그러데 한가지 변함없는 것은 공공경제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대공황 시절에 GDP에서 공공지출이 10% 되는데, 지금은 38%입니다. 40%에 육박하는 거죠. 그 다음에 공공경제를 하면서 동시에 관료병폐를 해결하려고 키운 것이 바로 파운데이션, 어소시에이션입니다. 


J.F.케네디의 더 그레이트 소사이어티


사실 미국에서는 그래서 NPO란 것, 비영리섹터가 미국에서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가 됩니다. 900만명 정도가 종사한다고 합니다. 그럼 그걸 누가 만들었을까요? 그 계기는 John F. 케네디라고 합니다.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비영리 연구자의 문헌을 보면,  더 그레이트 소사이어티 The great society라고 해요. 


위대한 사회(The great society)는 35대 미국대통령 케네디의 뒤를 이은 36대 린든 존슨 대통령의 정책으로 오히려 유명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필기자 주)


시민사회 섹터를 키우자


빅 소사이어티 정부 모델에서 빅 소사이어티(Big Society)의 풀 네임이 더 빅 시빌 소사이어티(The Big Civil Society). 시민사회 섹터를 키우자는 겁니다. 시민사회 섹터를 키우자. (앞선 슬라이드 '사회적경제의 주요형태'를 보여주며) 바로 이겁니다. 이걸 누가? 케네디가 말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더 그레이트 소사이어티의 중간에 시빌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케네디의 팍스 아메리카나라고 해서, 피스코프인가요. 빈곤지역에 매년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던 것입니다. 그 때 쏟아부을 때 관료조직을 키우면서 쏟아붓지 않고, 시빌 소사이어티 오가니제이션, 시민단체 조직을 통해서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비영리섹터가 엄청 커졌습니다.



팍스 아메리카나(라틴어: Pax Americana, 아메리카의 평화)

20세기 후반부 서양세계의 평화와 관련한 역사적 개념. 이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이다. 세계적 패권 국가로서의 미국을 비유한다. 평화라는 의미의 팍스(Pax)는 국제 정치에서 중심국가의 지배에 의해 주변국가가 평화를 유지한다는 뜻으로, 군사 개입이나 경제적 통제를 통한 중심국의 완결된 패권주의 체제를 말한다. 팍스 아메리카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의미에서도 사용되었으며, 미국 정부 역시 이러한 비판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존 F. 케네디는 1963년 6월 10일 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하였다.


이 자리를 빌려 나는 그에 대해 우리가 무지하다는 것을 너무나 늦게 자각하는 문제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에 대해 논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평화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평화, 우리가 찾아야 하는 평화는 어떠한 것일까요? 그것은 미국의 전쟁무기로 세계를 강압하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뜻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노예상태의 안전을 주는 그런 평화가 아닙니다. 나는 진정한 평화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지구상의 생명을 살리고 사람들과 국가들을 성장시키는 그런 평화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 대외 정책에서 미국은 강력한 군사 개입을 통해 자국의 패권을 지키고자 하였다. 도미노 이론을 들어 베트남 전쟁을 통해 인도차이나 반도에 군사 개입을 한 것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유럽 주요 국가의 사회적경제부문 비중(2009~2010)  (단위. 천명)

포럼에서 제공한 자료집(슬라이드8쪽)에 등장하는 사회적경제 비중 표

공제조합의 수치는 협동조합에 포함되며, 자료의 원출처는 Chaves and Monzon(2012)


스웨덴과 네델란드가 가장 높다


유럽 통계만 보겠습니다. EU에서 통계자료를 냅니다. 이걸 보시면, 스웨덴, 네델란드 이런 나라들이 전체 고용에서 사회적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스웨덴이 11.16%이고, 네델란드는 10.23%입니다. 다음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입니다. 재미있는 건 영국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프랑스 어소시에이션(협회), 파운데이션(재단)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겁니다. 협동조합보다 더 크죠. 


이탈리아는 협동조합 비중이 매우 높다


반면 이탈리아는 협동조합 비중이 현저히 높습니다. 독일은 양적으로 보면 사회적 경제 부문의 종사자 숫자가 아주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파운데이션(재단)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독일 파운데이션(재단)은 엄청나게 큽니다. 우리나라 60~70년대 노동운동 농민운동에서 독일 도움을 많이 받았었던 거 기억나시나요.


협동조합을 공부하려면 영국이 아닌 이탈리아를 봐야 하는 까닭


남쪽 나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이런 나라들 남유럽들이 협동조합이 큽니다. 영국은 협동조합 종사자 수는 23만6천명이고, (협회/재단으로 분류되는) 채러티(Charity, 자선구호단체)나 트러스트(National Trust 같이 문화유산이나 자연 등을 보호하는 단체) 등, 이런 재단 쪽이 더 많습니다. 이런 걸 다 사회적 기업이란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트러스트 형태로도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표를 보게 되면) 이탈리아는 협동조합 비중이 높고 매우 발달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협동조합을 보려면 영국을 보지 말고 이탈리아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공부 덜한 사람이 영국을 간다는 겁니다. 


이탈리아 사회적 경제의 특징

  • 사회적 경제에 종사하는 취업자 비중이 높은 편

  • 사회적 경제 중에서 협동조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

  • 사회적 기업의 협동조합 형태인 사회적협동조합 비중이 높은 편



이탈리아 협동조합의 숫자 (2008년도)

포럼에서 제공한 자료집(슬라이드10쪽)에 등장하는 표. 원출처: EURICSE, 2011.



2008년 기준으로 볼 때, 이탈리아에는 7만개 정도의 협동조합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1만4천개 정도가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본격적으로 보면 1990년대 이후에 설립되었어요. 그 내용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서비스 분야가 3만3천6백개, 건설분야가 1만3천700개 등으로 가장 많고, 업종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 6천개가 되는 등 이탈리아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협동조합이 발전을 했습니다. 이런 나라는 이탈리아 밖에 없어보입니다. 저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발전한 나라를 보지 못했습니다. 


이탈리아 협동조합 섹터의 특징

  • 1. 헌법에 협동조합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

  • 2.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이 발전

  • 3. 부문별 연합회 구조가 아닌 총연맹 구조와 다양한 네트워크 구조가 발전

  • 4. 협동조합은 정치적 · 종교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 5. 1970년대 이후, 비즈니스 측면에서 급속히 발전



이탈리아 협동조합 섹터의 특징을 (위와 같이) 5대 특징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탈리아 협동조합 섹터의 특징을 보려고 할 때에는, 역사적 배경도 봐야 합니다. 이탈리아는 파시스트 무솔리니(1883~1945)에 대항한 인민민주주의 해방전선이 세운 국가입니다. 그래서 이탈리아는 협동조합 중에서 제일 큰 당파가 사회당과 공산당 계열입니다. 


(1920년대 무렵부터 파시즘은 이탈리아의 좌파들을 공격했다. 그래서 공산당원이던 볼로냐의 레가 협동조합원 중 많은 이들이 파시즘에 대항하여 빨치산에 대항하였고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1. 헌법에 협동조합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

2.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이 발전


제2차세계대전 때에 빨치산들 많은 저항을 한 바 있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히틀러가 독일의 소비자협동조합을 파괴했고, 무솔리니도 똑같이 소비자협동조합을 파괴했습니다. 그런데 독일 소비자협동조합은 전후에 무너졌고, 이탈리아는 찬란하게 부활 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여하튼 이탈리아의 해방 이후에 만들어진 헌법, 협동조합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하면서 매우 촘촘한 협동조합에 대한 지원법률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고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이 발전했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Bella Ciao 벨라 챠오 (벨라는 '아름다운 아가씨', 챠오는 '안녕')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빨치산들이 노랫말을 고쳐 부른 혁명의 노래)


이 아침 나는 일어나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이 아침 나는 일어나 / 침략하는 적을 맞으러 가야한다네

오 빨치산이 나를 멀리 데려가네

오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안녕 내 사랑, 안녕, 안녕

내가 빨치산과 함께 죽거든 / 그대 나를 묻어주오

아름다운 꽃 / 그늘이 진 산악지대에 그대 나를 묻어주오...



세계적으로는 3대 유형, 소비자, 농헙, 신용협동조합


이탈리아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이 발전했다는 특징이 있기는 한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협동조합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소비자 협동조합, 농업 협동조합, 신용 협동조합 세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노동자 협동조합은?


그러면 노동자 협동조합은 어떨까요? 스페인의 몬드라곤? 몬드라곤은 아주 제한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만들어진 것이기때문에 스페인의 보편적 현상은 아닙니다. 스페인의 다른 지역은 고만고만한 것들이지 몬드라곤처럼 크지가 않거든요. 그러나 이탈리아는 대단히 규모있는 노동자 협동조합이 다양히 발전했습니다. 이탈리아는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요. 


3. 부문별 연합회 구조가 아닌 총연맹 구조와 다양한 네트워크 구조가 발전


세번째는 이탈리아의 협동조합 조직구조는 다른 나라와 상당히 다르다는 겁니다. 다른 나라는 대부분 소비자협동조합 연합회, 농업협동조합 연합회, 신용협동조합 연합 등등으로 연합회가 모입니다. 이탈리아도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있지만, 총연맹구조가 훨씬 더 발달되어 있습니다. 결집도와 파워가 더 세고, 법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여하튼 이탈리아는 총연맹구조와 다양한 네트워크가 발달한 나라입니다.


4. 협동조합은 정치적 · 종교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네번째로 협동조합의 중요원칙 중에서 정치적 · 종교적 중립원칙입니다. 95년까지도 있었는데, 이탈리아 협동조합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정치적 · 종교적 중립원칙 관련 협동조합의 원칙과 변화

1844년 로치데일 공정선구자 조합의 원칙이 1937년 국제협동조합연맹 최초의 원칙으로 이어졌고, 정치적 · 종교적 중립원칙이 포함되어 있다. 로치데일 원칙에 정치적 · 종교적 중립원칙이 있었고, 1937년 ICA 파리대회에서 제정된 협동조합 원칙에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1966년 원칙에서 삭제되었다가, 1995년에 개정된 원칙에서는 <자율과 독립>으로 재정립되었다. 




5. 1970년대 이후, 비즈니스 측면에서 급속히 발전


마지막으로 70년대 이후로 비즈니스 측면 급속 발전을 매우 중요히 생각한다. 오늘도 강조하고 싶은 게 이 5번이다. 70년대 이후로 이념보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급속하게 발전했다는 것이지요.   (계속)



[필자주] 위의 강연 내용은 <요한의 대학노트> 필자의 편집으로 실제와 차이가 있다. 실제 장종익 교수님의 품격있는 발제 분위기와는 다른 뉘앙스나 말투 등으로 읽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블로그 필자의 편집으로 인한 것이며, 실제 발제 내용과 다를 수 있다.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부설 소셜경영연구소(소장 조세종) 포럼 [사회적경제를 말하다 ②] 

2016년 5월 25일(수) 저녁 7시, 대전 협동의 집 1층 세미나실



 발제자 장종익(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동 대학원 석사 졸업 후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정책실장 등으로 3년 반 활동. 이 시기 한국의 실질적 민주화의 중요한 수단이 될 협동조합의 중요성을 깨닫고 1994년 한국협동조합연구소를 설립, 초대 사무국장과 소장으로 2003년까지 역임. 또한 정부 통제형 농협의 농민적 개혁, 신협의 혁신, 생협의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 연구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2003년 미국 미주리주립대에 유학, 기업조직 및 제도 환경에 관한 경제학을 공부, 2008년 응용경제학 박사학위 취득. 2012년 3월부터 한신대 조교수로 재직하며 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국협동조합연구 편집위원장, 기획재정부 협동조합정책심의회 위원, 한살림사업연합 감사,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신대 글로벌 협력대학 및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형 모델: 다이내믹 코리아와 냄비근성』(2012, 공저), 『21세기 대안: 협동조합운동』(2003, 역서), “최근 협동조합섹터의 진화”(2014),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이후 한국협동조합의 역할과 과제”(2012), "협동조합의 규모화와 조직전략"(2011) 등 한국형 고도압축성장의 빛과 그림자, 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과 저서와 역서를 집필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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