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에밀리야-로마냐 협동조합섹터의 현황과 특징 ③


이탈리아 협동조합 섹터의 특징

  • 1. 헌법에 협동조합의 가치를 인정하고 장려

  • 2.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유형의 협동조합이 발전

  • 3. 부문별 연합회 구조가 아닌 총연맹 구조와 다양한 네트워크 구조가 발전

  • 4. 협동조합은 정치적 · 종교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

  • 5. 1970년대 이후, 비즈니스 측면에서 급속히 발전


2. 다양한 분야와 유형의 협동조합이 발전


  • 제조업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발전

  • 농업협동조합이 시장점유율과 교육분야에서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편

  • 노동자협동조합(50만명)과 사회적 협동조합(30만명)에 종사하는 종업원의 비중이 가장 큼


교육분야 시장점유율도 높다


이탈리아에서는 전체 120만명이 협동조합에 종사하는데, 그 중에서 노동자협동조합에 50만명, 사회적 협동조합에 30만명 등이 일합니다. 반면에 몬드라곤이 8만명 정도 되고, 조합원은 6만명 정도 된다고 하죠? ( 5만 6천 정도인가? )


스페인 몬드라곤은 글쎄올씨다!


스페인 몬드라곤을 저는 글쎄요. 글쎄요. 좀 예외적인 현상이고, 이탈리아는 예외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다는 것이죠. 


Number of Italian cooperatives by sector of activity (absolute values), 2007

포럼 제공 자료집(슬라이드16)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협동조합의 영역별 숫자. 제목으로 검색하면 자료를 나온다. 


이탈리아 산업부문별 협동조합의 비중(2006, 생산가치 기준)


농업 62.4%, 교육 81.9%, 비즈니스 서비스 26.2%

농업 부분은 62.4퍼센트입니다. 유럽 전체가 사실 농업협동조합 비중 높은 나라이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거의 독과점적으로 발달되어 있어 보입니다. 그 밖의 것들은 각 산업부문별에서 아래의 통계와 같이 10%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건설 8.8%, 운송 8.7%, 금융서비스 8.0%, 사회서비스 7.2%, 소매 5.6%, 케이터링 및 급식 3.9%

컴퓨터 3.5%, 기타제조 0.6% 기타서비스 6.7%


24년전 농민활동 시절의 추억


제가 원래 협동조합을 농업협동조합 부터 배웠어요. 제가 농민활동을 했거든요. 1992년도에 대전에 와 있었는데, 대전충남도연맹이란 곳에서 교육부장을 1년 했고, 그 때 주로 한 건 의료보험 반대투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공주유구에 가니 농민회 회원 두 분이 대의원 하시는데, 저한테 유구조합의 결산보고서를 가져와서 제게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도대체 하얀건 종이고 검은건 숫자인데 뭔 뜻인지 알 수 없으니, 장 부장이 해석 좀 해줘봐.


그래서 제가 들여다보니, 엄청난 의미가 있었던 겁니다. 그 때는 정치적 이슈로 운동을 해왔는데, 1980년대 민주화 대투쟁 이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직선제가 이뤄지고, 농협도 직선제로 1989년 법이 바뀌고 90년 직선제에서 농협조합장 뽑았는데, 변한 게 아무 것도 없었던 겁니다. 사실 절차적 민주화는 이뤘지만, 실제로 변하지 않고, 주인이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엔 취약했던 것이죠. 그 사이 농협은 복잡하게 성장했습니다. 쉽사리 알 수 없는 거대복합기업이 되어 있었던 것이죠. 아무튼 1992년도에 시작해서 2003년도까지 일을 했습니다. 94년도에 아예 나와서 협동조합 연구소를 만들고, 농협 개혁투쟁을 10년 가량 했습니다. 


'협동과 자치'란 결실을 맺었지만


그런데 아! 이건 쉽게 개혁되는 건 아니구나. 농협 만이 아니고, 그 때 생각난 게 그러면서 몇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내놓은 기치가 '협동과 자치'란 거였습니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통해 얻어진 형식적 민주주의가 실질적 민주주의로 전환되려면, 사회구성원들이 각 분야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를 하기 위한 다양하고 오랜 노력을 할 필요가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 하나의 중요한 그릇이 협동조합이라고 봅니다. 그 시절에 생각을 했던 겁니다. 어찌 보면, 그 때는 다 할 일이 없었습니다. 사회주의 망하고, 와이에스 문민정부 들어서고 그러면서 다 후퇴하던 시절이었는데, 저는 그 농민을 만나서 운이 좋은 거였죠. 오히려 할 일이 참 많은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협동조합 한다고 하면 그 때 사회변혁운동 한 사람은 무슨 개량 그런 걸 하려고 그러느냐. 그런 때에 유럽을 들여다보니 장난이 아니었던 겁니다. 유럽의 농협 스토리는 정말 재미있거든요. 여하튼 이탈리아도 현대적이고 혁신적 농협이 발달되고, 수출도 엄청하는 협동조합입니다. 


그 다음 비중 높은 게 비즈니스 서비스, 그리고 교육 상당히 높다고 했는데, 실태 파악을 못했고요. 




3. 총연맹 구조와 다양한 네트워크 발전


포럼 제공 자료집(슬라이드18)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협동조합 총연맹 현황 


이탈리아에는 다섯개 총연맹이 있습니다. 각각의 총연맹들은 다양한 분야와 유형이 다 포함되어 있어요. 우리나라 경우는 같은 분야별 농협중앙회, 신협중앙회 그렇게 각각인데, 여기는 연맹 내에 소비자, 건축, 노동자,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다 있습니다. 



그리고 위 표에서 보면 Confcooperative는 가톨릭계열입니다. 이탈리아 삼색기인데, 우파 녹색인가요? 그렇죠. (보통은 1789년 프랑스 혁명당시 쓰인 삼색기 영향을 받아, 초록은 희망, 하양은 신뢰, 빨랑은 사랑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에는 세가지 뿌리가 있다. 가톨릭, 사회주의, 공화당(우파). 이는 국기 색깔에도 나타난다고 하고, 협동조합도 그렇게 각 계열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어떤 색깔과 매칭되는지는 못찾았다.



UNCI는 가톨릭에서 튀어나왔고, Unicoop는 AGCI에서 튀어나왔고, 둘 다 별로 크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스페인 몬드라곤 가보면, 꼭 재벌 같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뭔가 목적이 다른 재벌같다는 느낌. 그 정도는 아니지만, '총연맹'도 그런 것 같습니다. 


(누군가 질문. "이념지향 갈라진 건가요?" 이에 대한 답변. "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회주의 공산당 쪽에서 레가총연맹 회장 임명하는 식이었는데, 그런 것으로부터 당으로부터 독립하는 투쟁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사실 가톨릭도 마찬가지인데, 교황님께서 가셔서 연설도 하시잖아요. 아주 주옥같은 말씀들을 협동조합에 대해서 하셨죠. 


이탈리아 협동조합 네트워크의 유형

포럼 제공 자료집(슬라이드19)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협동조합 네트워크의 유형. 원출처는 Menzani and Zamagni, 2009


재미있는 것은 총연맹이 발달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네트워크가 발전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러한 네트워크는 수평적, 수직적, 보완적, 금융, 네트워크들의 네트워크처럼 5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수평적 네트워크에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의 두레, 한살림연합회도 비슷하고, 조합들이 하기 어려운 사업을 보완하는 연합회는 보완조직의 성격이 있어요. 


소비자, 슈퍼마켓 협동조합은 수직적 네트워크다


반면 수직적 네크워크는 아이쿱 같은 곳입니다. 조합과 연합회가 통합된 사업을 하는데, 이탈리아 소비자 협동조합 Coop Italia, 슈퍼마켓 협동조합 CONAD 그런데 여기만 그런게 아니고 유럽 대부분의 소비자 협동조합이나 슈퍼마켓 협동조합들이 수직적 네트워크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 두레생협연합회에서 작년에 4개월 동안 워크샵 했다는데, 수평에서 수직으로 가는 걸 반대했다고 합니다. 단위 조합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통일을 싫어합니다. 브랜드 그런 것도 좋아하지만은 않습니다. 


보완적 네트워크는 일명 컨소시엄 구성 네트워크


또 하나로 보완적 네트워크는 서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겁니다. 서로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데, 가령 예를 들어, 큰 병원에 외주 사업을 공모에 응모하는 데 각 협동조합이 혼자 하는 게 아니고, 가령 병원의 건물과 쓰레기 청소는 건물관리 청소협동조합이 담당하고, 병원의 급식은 급식협동조합에서 담당하고, 콜센터는 노동자협동조합에서 담당하고, 그 모든 서비스를 담당하는 협동조합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A라는 병원 B라는 병원 C라는 병원 등 일괄 응모하는 식이죠. 병원에서 상당히 좋아하는, 보완적 네트워크입니다. 


그 다음 금융네트워크는 좀 전 말씀을 드렸고,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는 총연맹을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거 말고도 또 다른 네트워크가 만들어질 지도 모릅니다. 




4. 정치적, 종교적으로 중립적이지 않음


레가 협동조합은 오랫동안 구 이탈리아 공산당과 사회당에서 추천된 이가 회장으로 선출되는 관계가 있었으며, 이사회 구성 역시 대부분은 공산당원과 사회당원이었습니다. 그런 운영체계는 1990년대 들어와서 해체되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 결론이 났습니다. 1996년에 레가 협동조합 회장으로 선출된 바르베르니씨는 레가 협동조합 최초로 정당의 추천을 받지 않은 회장이었던 것입니다. (Zamagni, 2006)


이탈리아의 협동조합들은 1886년에 전국조직 전국협동조합, 공제연합회(Lega Nazionale delle Cooperative e Mutue)를 설립했습니다. 이 조직은 가톨릭, 사회주의, 공화주의 협동조합이 모두 포함된 단일 전국 조직이었어요. 그리고 1919년 가톨릭계 협동조합이 탈퇴하면서 이탈리아 협동조합연맹(Confcooperative)를 창립하였습니다. 


  • 레가코프(Legacoop, 1945) ... 사회주의-공산주의 전통

  • Confcooperative(1945) ... 가톨릭전통. 교황 레오 13세의 사회적 참여
    → 여기서 분리되어 나온 조직이 UNCI(1975)

  • AGCI ...자유주의적 전통




5. 1970년대 이후, 비즈니스측면 급속 발전




이념적 성향이 강했지만 ...


우리가 볼로냐에는 그렇게 협동조합 많다고 말하는 것은 70년대 이후의 상황을 말하는 겁니다. 그 이전 이탈리아는 문헌을 보면, 프랑스나 영국이나 협동조합 운동들이 이념적 성향이 매우 강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프랑스는 소비자 협동조합을 화이트 칼라 있는 지역에서는 안 만들었다고 해요. 왜 그랬을까요? 믿을만한 계급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그거 이해가세요 결국 프랑스 소비자협동조합 연합회는 1987년에 파산이 됩니다. 파산! 프랑스 소비자협동조합 연합회 파산 역사를 보시면, 이념이 과잉되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망하는 가를 보면서, 우리 협동조합의 모습들을 다 반추시켜 줍니다.  


ICA에서 80년대 후반 독일협동조합 망하고, 프랑스 망하고 오스트리아 완전 망하고, 그래서 유럽 10개 나라 협동조합 연구를 ICA가 다 시키고 7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만듭니다. 거기에 자세히 나오는데,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책이 없습니다. 이탈리아도 비슷했습니다. 영국 좌파는 관념적 좌파들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왜 관념적 좌파라고 할까? ... 협동조합 공화국 노선의 폐기


왜 관념적 좌파냐면, 협동조합 공화국 주의자였기때문입니다. 협동조합이 세상을 협동조합 통해 바꾸는데, 협동조합이 전면화되면,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사고였던 거죠. 그러던 것들이 60년대 말부터, 70년대 들어가며 반성을 합니다. 협동조합 총연맹 내에서 반성하면서 70년대 말 협동조합 공화국 노선을 폐기하고 실용주의 노선으로 가며 엄청나게 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포럼 제공 자료집(슬라이드21)에 등장하는 표. Zamagni (2006)에서 재인용


이탈리아에는 신설 협동조합도 많고 합병도 많고, 2001년 5만3천개, 지금은 7만개 된다고 하는데요. 전체 노동자 수, 총 취업자에서 노동자 수 비율이 70년대 까지는 20년동안 비슷하다가, 80년대 들어서며 변화가 생겨납니다. 2% 대에서 4%대 다시 10년 뒤 6%대로 발전하는 것이고, 80년대, 90년대 , 2000년대 변화하는 겁니다. 특히 오일 쇼크가 이탈리아 전후 이탈리아 경제성장에 엄청 찬물을 끼얹으며 매우 어려웠던 시절에 레가에 충격이 엄청 컸어요. 


500명 이상 고용 협동조합의 추이

포럼 제공 자료집(슬라이드22)에 등장하는 표. 원출처는 Zamagni (2006). 사회적협동조합은 제외


1971년 28개, 2000년 121개


새로운 협동조합도 많이 만들어지지만, 그 사회적 임팩트 보다는 기존 협동조합이 합병하거나 또는 자가팽창해서 협동조합이 조그마한 규모의 공동체가 아니라 빅 비즈니스를 하는 대안기업으로 발돋움한 게 70년대 이후라는 것이에요. 그래서 500명 이상 고용한 협동조합이 전체 산업 분야에서 71년도에 28개인데 2천년도에 121개입니다. 


각 분야마다 대표선수들이 있다


아주 극히 일부분에서 있었던 큰 협동조합 기업이 2001년도에는 그래서 거기 종사하는 노동자 수, 전체 협동조합 노동자의 20%가 바로 500명 이상 고용하는 협동조합에 속해있다고 합니다. 즉, 7만개 협동조합 중에서, 121개 협동조합 소속의 노동자가 전체 협동조합 노동자의 20%를 차지한다는 것이죠. 대표선수들이 각 분야에 있다는 것입니다. 


1만명이 넘는 조합원의 민주적 의사결정은 어떻게 가능할까?


일반 사람들이 아! 콥 이탈리아, 캄스트는 급식분야, 외식분야 등 종업원이 1만명입니다. 한 기업이 아까 말씀처럼 민주적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이 어떻게 1만명 고용 가능할까요? 제가 올해 1월에 제가 있는 대학원에서 이탈리아를 갔어요. 1년동안 협동조합 2개 과목 협동조합 기업론, 협동조합 조직설계 그러면 다 배우고 확인하러 이탈리아 가는 건데, 8개 협동조합을 갔거든요. 그냥 예전에 갔던 데 가지 않고, 종업원 500명 이상의 노동자 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을 골라서 갔는데요. 어떻게 가능했는지 몰랐지만, 민주적 의사결정이 과연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조사분석은 6월 말 서울시민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협동조합과 같이 공동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 때 오시면 될 것 같고요.



Italy's Largest Co-operatives in 2004 (> 500 Employees)


포럼 제공 자료집(슬라이드23).  원출처는 Menzani and Zamagni, 2009


(계속)


[필자주] 위의 내용은 <요한의 대학노트> 필자 편집으로 실제와 차이가 있다. 실제 발표자의 품격있는 발제 분위기와는 다른 뉘앙스나 말투 등으로 읽혀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블로그 필자의 편집으로 인한 것이다. 또한 발언되지 않은 자료내용을 강연방식으로 기술한 부분도 있으므로, 실제 상황과 다른 부분이 있다.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부설 소셜경영연구소(소장 조세종) 포럼 [사회적경제를 말하다 ②] 

2016년 5월 25일(수) 저녁 7시, 대전 협동의 집 1층 세미나실


 발제자 장종익(한신대학교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8년 동 대학원 석사 졸업 후 전국농민회총연맹에서 정책실장 등으로 3년 반 활동. 1994년 한국협동조합연구소를 설립2003년 미국 미주리주립대에 유학, 2012년 3월부터 한신대 재직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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