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책] 심야인권식당- 술방주모 류은숙의 좌충우돌 인권 도로 건설기
54p
새로운 조합어 연구활동가 (작가는 스스로를 연구활동가라고 부른다.)
감성에 의해 매개되지 않은 정의나 인권의 주장은 이데올로기적인 주장이 되기 쉽고 세속적 권력의 한계에 갇혀버리기 쉽다.
58p
고독과 외로움을 모르거나 못참는 사람은 자기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관계에서 위안만을 구하고 적절한 지적에도 상처받았다고 징징댄다.
62p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들'이란 말을 써댔으니 나 자실을 취조해 봐야 ... (그들 = 성적 소수자)
63p
나를 중심으로 고정석을 배치하고 (성적 소수자를 '그들'이라고 표현하여 한 손에는 정의의 저울을 든 채로 다른 한 손으로는 불법과 불의를 처단하는 칼을 휘두르며, '나는 차별을 반대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반성을 표현)
65p
소수자란 부당한 질문 '너 괜찮아?'란 질문을 받는 존재
68p
(성소수자의 경우) 사회적 '얼굴'을 가지면 그 희소성때문에 사회적 관계망, 특히 운동사회에 접속하는 통로를 독점하고 심하게는 개인의 성공신화로 가져간다. (이를테면, '주위의 도움없이 나 홀로 성공했다.')
여럿이 함께 할수록 권력화가 들어설 여지는 없고 얼굴과 책임의 평등이 들어선다.
69p
가난한 주머니는 시간의 가난이자 신뢰와 관계의 가난이 되어버렸다.
70p
사랑이 복권같다면 존중은 적금같다. 사랑이 화려한 특식이라면 존중은 늘 챙겨야할 끼니다.
인권은 '사랑하라, 좋아하라'고 말하지 안는다. ... 다만 존중하라고 말할 뿐이다.
'수치심없이 공공장소에 나타날 수 있는 권리'(애덤 스미스의 필수품에 대한 설명이다)
71p
'차별하지 말라'는 일반론에는 세밀한 각주가 필요하다. 인간존중은 말뿐이 아니라 구체적인 법과 제도의 보장을 필요로 한다.
75p
왜 이건 우리의 문제인가? ... 공론의 장을 건강하게 유지할 책임이 있다.
76p
<학생인권조례>라는 역전만루홈런
80만명의 서명을 단숨에 받아낸 무상급식과 8만명도 채우지 못한 학생인권조례의 처지
80p
애 취급(boy는 백인이 흑인노예를 부를 때 쓰던 말). 보호는 존중에 속하는 내용이지, 존중 바깥에서 별도로 취급되어야 하는 게 아니다.
청소년 인권운동은 그런 '아이 취급'에서 생기는 다양한 억압에 저항하는 운동이다. 청소년 인권운동은 기존 사회운동으로 건너가는 건널목이 아니다. 그것은 독자적 운동이다.
82~83p
세대를 연결해주는 건 대기업이 만든 과자들뿐이구나
83p
육성(育成)에서 인권으로
84p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청소년의 참여권, 청소년의 의견청취 등 아동권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재가 대안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어른들은 생색만 내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88p
고인이 된 가수 달빛요정
89p
'학생인권'이란 말만 꺼내도 "애들은 맞아야 돼"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어른들(은 또 말하길) "누구 사주를 받고 하느냐?"
91p
그들은 학생인권조례를 한마디로 '질문할 권리, 생각하고 판단할 권리를 갖는 것'으로 표현했다.
93p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모든 저항을 막는 간수가 된다.
97p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가 된 심정이다. 소위 인권활동가이고 불리는 나조차 주눅들게 만드는 이 도시의 공기는 이들과 섞이기 싫고 배척하는 기운이 넘치는 것 같다.
98~99p
이런 환경에서 노동자가 싸워야 할 건 자본가와 기업가만이 아니다. 가장 먼저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한다.
102p
이웃과 시민은 희박해지고 경쟁자와 소비자가 장악해가는 세상에서 이들(파업노동자)같은 사람들의 움직임은 내게 숨실 구멍을 준다. (책 속에서 죽어버린 것 같은 말들 - 사회정의, 인권, 노동권)
107p
노동하는 자기와 되고싶은 자기의 분리... 고역인 노동과 보람찬 자기실현의 분리 ... 강요당하는 현실 ...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으로 보내고 노동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노동으로 사회공동체에 기여한다.
109p
파편적으로 살지 말고 연결돼 있음을 늘 생각하라는 우연의 가르침
113p
2009.1.20 용산재개발지역 ... 정부는 철거민들을 '도심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그 무시무시한 이름이 겨냥한 것은 시계방, 호프집, 식당, 피시방 등 골목길의 주인들(생계형 자영업자들)이었다.
135p
형제복지원은 복지시설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추진된 강제수용소였다.
138p
믿음과 신뢰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이 사회에서 엄청난 배신을 당했다.
143p
초고용량 756kv 송전선(높이 100미터, 35층 건물높이)이 마을과 논밭을 뒤덮게 된 것 ... 송전탑이 지나가는 논밭 ... 매매불가, 대출불가, 농작물 헛수고 ... 친 자식조차 송전탑이 세워지면 농작물 그만 가져다 먹겠다. ... 2005년 시작 2012년 노인 분신 ... 현재에 이르러
151p
(밀양) 대책위의 간판인물이 계속 바뀌는 동안에 자리를 계속 지킨 건 할매들뿐
156p
밀양전(戰)의 큰 전투 중 하나는 '헛똑똑이'들과의 싸움이었다. 현장에서 부딪치는 경찰과 한전의 폭력도 문제지만, 소위 전문가들의 입술이야말로 재앙이다.
밀양할매 왈, '부엉이가 부럽다.' (안경낀 모습 = 공부하는 모습)
163p
크리스마스라고 세상의 악이 잠잠해지는 건 아니다.
165p
많은 활동가들은 주머니의 빈곤함보다 관점과 언어의 부족을 힘들어한다. 현장에서 차오른 적절한 느낌을 많이 나누고 전파하고 싶은데 ~~
182p
한국사회는 거대한 회식장이다. 소수의 주류가 상을 독차지하고 생각과 웃음마저 강요하고, 시중받기를 어울림이라 착각하는 회식장 말이다.
207p
환대란 인심좋은 주인이 넉넉히 베푸는 것이 아니라, 주인과 손님의 구분없이 함께 만들어 마음껏 나누는 것 - 전설적 사회복지사, 노벨 평화상 수상자 제인 애덤스
(제인 애덤스와 입장이 다른 그린 수녀) 자기같은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서 빈민을 돌봐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졌던 빈민들의 성녀 카브리니 그린 수녀
카브리니 수녀는 각종 유혹에 시달리는 빈민을 관용으로 다루면 해악을 불러온다고 여겼다. 위계적인 조직에서 제공하는 돌봄이 더 효율적이라 자신했고 규율과 질서가 빈민에게 중요한 교육이었다. 구체적인 사람에 관련된 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추상적인 원칙은 땅의 고민으로 잘 내려와주지 않기 때문이다.
208p
유능한 홍모는 더 많은 자원과 더 많은 서비스를 구할 수 있다.
210p
현신성을 요구하는 타박은 정당한가? '운동가들의 노동권' (보장의 필요성)
213p
헌신의 윤리에는 존중과 구체적인 보상이 동반되어야 한다.
233p
법의 횡포와 시민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법조인은 여전히 '있어' 보인다. 법의 언어를 쓰기 때문이다. 또 한국사회가 법의 언어를 중시하고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과대대표되기 때문이다.
251p
모욕을 나누는 일이 제일 힘든 연대라 할 것이다. 연대를 구실로 칭찬과 영광을 같이 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모욕을 같이 하려는 사람은 드물다.
267p
가난과 고통으로 퉁쳤던 사건들 ... '요약'해버림으로써, 우린 얼나 많은 '류바'들의 삶을 간단히 충쳐버린 걸까? 약한자들의 말을 존중한다는 것이 흔히 신세한탄을 늘어놓도록 놔두는 것에 머물뿐, 그 말을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것으로 만들려는 상호노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때가 많다. 고통이 아닌 다른 얘기는 들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사전편집된다.
276p 나가며
누구나 고통을 겪고 있으나 차이는 있다. 누구는 자기만을 고통의 중심으로 고집해 주변을 줄이고 있다. 반면, 누구는 자기고통을 확장해 누변을 넓히며 토닥이고 있다. 누구는 자기의 고통을 징징거림으로 재생하는 반면, 누구는 고통에 대한 반응의 공명과 울림을 만들어간다.
279p
뜨거운 이해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고통을 공유할 줄 알고 현명한 자리를 잡을 줄 아는 제 3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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