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권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Arnold Hauser 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백낙청 옮김
제1장 선사시대
20
실제 유물들을 살펴보면 자연주의적 예술 양식이 먼저 나왔음이 분명 ... 자연에서 동떨어져 현실을 양식화하는 예술이 더 근원적이라는 주장은 점점 더 지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이 (선사시대) 자연주의 예술이 근대 예술사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발전단계를 모두 포함하고 있디는 사실이다.
자연주의적 예술은 처음에는 선(線)을 중심으로 대상을 비교적 딱딱하고 어색하게 밖에 그릴 줄 모르는 모사(模寫)에서 출발해 드디어는 자유분방하고 재기넘치며 거의 인상주의적이라 할 만한 수법에 이르는 예술이다. 그리하여 (선사시대) 후기로 올수록 시각적 인상을 재현함에 있어 점점 더 회화적이고 순간적, 즉흥적 효과를 발휘하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아르놀트 하우저는 그의 책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제1권을 시작하면서 선사시대, 그 중에서도 구석기 시대의 예술을 자연주의의 승리로 보았다. 과연 예술은 현실을 지배하는 수단인가 아니면 자연에 순응하는 방도인가? 이 두가지가 예술을 바라보며 해석하려는 전문가들의 대립된 태도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의 근원은 자연주의적이었음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을 시작하는 첫째 섹션은 <01_구석기시대: 마술과 자연주의>라고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선사시대를 자연주의적 예술시대로 정의내린 것이다. 기하학적 예술보다 자연주의적 예술이 훨씬 더 근원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제 두번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선사시대의 예술형식이 자연주의라는 설명이 시작하는 단계였다면, 두번째 국면에서 저자 하우저는 그 자연주의가 선사시대라는 고대의 세상사에 어울릴법한 저급한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책 20쪽 맨하단에 보면 그래서 "소묘의 정확성은 비상한 숙달의 경지에 이르러 점차 그리기 어려운 자세나 각도에서 순간적인 신체의 움직임과 몸짓에 이르기까지 더욱 대담한 생략과 중첩의 기법을 시도하기도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른바 틀에 막현 현대의 예술적 공식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 수준은 변화무쌍한 살아있는 형식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저자는 선사시대의 자연주의의 대표적 그림으로 기원전 3만년경 프랑스 쇼베 동굴에 그려진 코풀소 사진을 책 21쪽에서 소개하고 있다.
기원전 3만년경 프랑스 쇼베 동굴에 그려진 코뿔소. 이와 관련된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이 2013년 개봉한 바 있다.
그리고 22쪽에서는 기원전 1만5천~1만년경 프랑스 라스꼬 동굴에 그려진 말과 1889년경 드가가 그린 <갈색 말을 탄 푸른 옷의 기수>를 대비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다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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