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싯 몸은 자전적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와 고갱을 모델로 한『달과 6펜ㅅ』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영국의 작가이다. 1874년에 영국에서 태어났고, 영어로 이 작가는 William Somerset Maugham이란 이름을 가졌고, 꽤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 부모들이 너무 일찍 (모 8세, 부 10세때) 돌아가셨기 때문에 숙부의 보호 아래 자라게 된다. 그리고 1965년 만 91세의 나이로 프랑시 니스에서 죽었다고 한다. 


소설 『인생의 베일』은 단테의 『신곡』연옥편에 나오는 피아의 이야기를 20세기판으로 재창조한 것이라고 한다. 등장인물은 허영심많은 여주인공 [키티]를 중심으로 그의 남편 [월터], 정부 [찰스 타운샌드], 찰스의 정숙하고 빽이 대단한 부인 [도로시], 그리고 철학과 냉소를 겸비한 [워딩턴] 등이다. 그리고 가톨릭 수녀들도 등장한다. 


키티는 그 시대의 이른 결혼 탓인지는 몰라도, 스물다섯이란 나이때문에 쫓기고 있었다. 미모와 젊음이 더 시들기 전에 시집을 가지 않으면 완전한 노처녀로 전락한다는 두려움때문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미모도 없는 못생긴 동생 도리스가 느닷없이 결혼한다는 결정을 하게 되면서, 키티의 마음은 더욱 바빠졌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선택하게 된 이가 바로 세균학자인 월터. 


월터는 홍콩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키티는 결혼과 함께 영국에서 홍콩으로 주거지를 옮긴다. 그리고 홍콩의 영국인 사교가에서 능력과 지위를 겸비한 고위 관료 찰스 타운샌드를 만나서 사랑에 빠진다.그렇게 순식간에 모든 일이 벌어졌고, 그 밀회의 상황이 남편 월터에게 탄로나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국 월터는 키티를 데리고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 내륙의 오지로 거처를 옮긴다. 세균학자인 동시에 의사인 월터는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으로 일종의 의료자원봉사를 떠난 것이다. 그리고 얼마후 월터는 죽지만 그 과정에서 키티는 놀라운 변신을 거듭한다.


노련한 유부남인 찰스를 통해 키티는 진정한 인생을 체험했다고 믿었지만 그 종국에 경험한 것은 체험이 아닌 착각이었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남녀간의 육체적 교감이 그다지 튼튼한 토대 위에 형성되는 게 아니란 사실까지도 깨달았던 것이다. 그것이 중국 오지에서 콜레라에 감염되 이른 삶을 마감한 남편 월터가 사랑했던 부인 키티에게 남기고 간 선물이었다. 월터는 키티를 사랑했지만 사랑받지는 못했다. 월터는 사교적이지 못한 성격에다가 감미로운 말을 하는 성품이 아니었고, 그런 남편을 키티는 지겨워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키티는 언제 콜레라에 전염돼 죽을지도 모를 환경 속에서 남편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결국 남편 월터가 죽고 난 이후에 홍콩으로 돌아온 키티는 바람둥이 유부남 찰스의 유혹을 다시 받게 되지만, 한번의 흔들림 속에서 그런 유혹에 대한 응답이 자신을 스스로 짐승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고 영국행 배에 급하게 몸을 싣는다. 키티 스스로의 말처럼, 그는 "예전의 키티가 아닌"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키티는 완전히 변해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과연 변할까라는 세상의 편견이 있다. 그런데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서머싯 모음은 보여주고 있다. 키티가 그걸 증명하고 있다. 


2015년 5월 9일 토요일에 이 책을 다 보았다. 민음사에서 출간된 번역본으로 옮긴이는 황소연. 참고로 세계문학전집류가 여러 출판사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데, 필자는 민음사 것을 추천한다. 번역에 군더더기가 없는 편이다. 



정가 9,000원


참고로, 이 명작은 2006년 같은 원작 이름으로 영화가 개봉된 바 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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