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규로 몸살 앓는 개신교의 신학대학들
주님의 지혜를 퍼내는 복음의 저수지로 변화되길 바라며
메이저급 신대들의 갈등으로 유망한 예비 목회자들이 고통받는 현실
그리스도교의 한 축으로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개신교단의 중요한 교육기관들이 학내 갈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합니다. 메이저급 개신교 신학대학들이 각종 학내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서울 서대문구)는 인사비리논란으로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고, 총신대학교(총신대, 서울 동작구, 경기 용인)는 18개월 전 취임해 지난 6월 25일 사임한 총장의 자질논란에서 시작해 학생현실을 외면한 여학생 차별 정책으로 반발을 사면서 학내갈등에 봉착해 있습니다. 대전 유성구의 침례신학대학교(침신대)는 오래된 이사회의 정체된 갈등구조가 대립양상으로 번지면서 학교분위기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충남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부산의 고신대학교와 다른 학교입니다)는 교수들이 추천한 신학대학원장의 승인 찬반을 놓고 교수와 이사들이 교계신문에서 성명 공방전을 벌이는 있고, 경북 경산의 영남신학대학교(영남신대)는 2012년의 A교수 임용문제로 [교수학생] 대 [총장,이사회]와 여전히 대립 중에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는 사태가 심각합니다. 인사비리 논란으로 학내 갈등이 지속되던 감리교신학대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종탑 농성 등으로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으로 갔던 것입니다. 새 이사장을 선출했어도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습니다. 2015년 5월 29일 오후 1시, 학교법인 감리교신학원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정기이사회를 갖고 이규학 목사 사임으로 공석이 된 이사장 선출 투표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사 재석 15명 중 10명의 지지로 김인환 목사(성은교회)가 새 이사장에 선출되어 전임 이사장의 잔여임기인 2017년까지 이사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수와 학생 공대위 등은 이러한 결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총신대는 6월 25일 길자연 총장이 취임 1년 6개월 만에 사임했습니다. 2015년 6월 25일 총신대 재단이사회(이사장 김영우 목사)는 전주에서 이사회를 열고 길 총장의 사퇴서를 수리한 바 있습니다. 길 목사의 등장은 취임부터 논란이 있었는데, 그 중 규정에 따른 논란은 70세 연령제한의 적용여부였습니다. 만 70세를 이미 넘긴 길총장과 관련해서 총신대가 소속된 예장 합동총회는 만 70세 이상은 총신대 총장, 이사장, 이사 등을 맡을 수 없다고 결의한 바가 있던 겁니다. 이 밖에도 총장논란자격에 대한 몇가지 문제가 더 있지만, 길 총장은 학생들에게도 인심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9월 18일 총신대 운영이사회가 <목회학 석사(M.Div.)>과정에 대해서 여성의 입학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결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여성목사는 안된다'이고, '남자만 목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들은 총신 신대원 입학조차 불가? ... 마르투스 2014.9.19
이러한 과정에서 5일 후인 지난 해 9월 23일 총신대 제29대 신학과 학생회(溫故知新)는 성명을 내고 길자연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성명서에 따르면, 총장의 행보는 총신대의 교육 이념과는 너무도 대조되는 행보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언론에서도 길자연 총장의 '금권 비리', '교회 세습', '정계 유착' 등을 지적한 바 있으며, 이는 교계를 넘어 사회 전체에 파장을 일으킨 인물이기에 총장으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총신대 신학과 학생회 성명서(2014.9.23)
성명서 사전 2015/06/26 16:20
사실 미래 목회자가 될 예비 목사들이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메이저급 신학대학의 권력자들이 모이는 행사장 앞에서 설쳐댔다가는 교계의 눈 밖에 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은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배후론’이나 ‘조종세력’ 따위의 말로 압박을 가한다면, 이들은 낙인이 찍힐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한편 대전 유성구에 소재한 침례신학대학교는 이사회 내부의 대립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한 뉴스매체에 따르면 이사 7명 중 5명이 두 개의 라인으로 양분되어 있고, 그 계파에 따라서 교수들도 줄지어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임 교원의 임용을 결정하는 이사회 현장에서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도 양립된 계파의 갈등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런데 이런 침신대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침신대’라는 이름으로 뉴스를 검색해봐도, <침신대, 증폭되는 총장과 정교수 갈등>(2004.5.21./ 크리스천투데이), <독단적 행정 의혹 산 침신대 총장 사퇴>(2005.6.4./ 기독신문), <침신대 이사회, 징계 대신 수습하기로 결정>(2006.4.21. 크-투), <침신대 학내 갈등 수습국면> (2006.4.26., 아이굿뉴스), <신학교들 왜 이러나... 침신대는 이사장 선출 무산>(2009.8.25./아멘넷) 등 장기적으로 지속된 대학 지배구조의 문제점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침신대는 동두천 제2캠퍼스 이전계획도 무산되었습니다. 침신대는 경기도 동두천시의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에 제2캠퍼스 조성을 추진했습니다. 2010년 11월 22일 동두천시청에서 당시 도한호 침신대 총장과 구정환 이사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창 동두천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서명식(양해각서, MOU)을 가진 바가 있습니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빠르면) 2013학년도부터 (늦어지면) 2016학년도부터 학부과정 1개 학과와 신학대학원 60명 등 400명 규모로 침신대 수도권 시대를 열고, 이후 증원과 증과를 검토할 계획이었다고 하지만, 학내 갈등 등으로 추진에 힘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침신대는 2015년 초에 동두천시는 침신대에 사업시행 승인 취소 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인서울 대학으로 탈바꿈하려 수도권으로 진격하는 대학들
요한의대학노트 2015/05/28 07:00
한편 고려신학대학원은 2015년 2월, 교수들이 추천한 대학원장을 이사회가 승인하지 않으면서 이사들과 교수들 사이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상호 교계 신문에 성명서 공방전도 벌였습니다. 영남신학대학교는 2012년 시작된 A교수 임용 문제가 번지면서 총장은 사퇴하고 이사회는 교수와 학생들을 징계했다고 합니다.
오늘날은 목회자 과잉의 시대입니다. 산업화 시절에 한창 잘나가던 한국 개신교는 신자수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여기저기 신학대학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2014년에 발표한 논문⑴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에 수천명에 이르는 목회자가 임지를 찾지 못해 무임 목사로 지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매년 수백명의 목회자가 과잉공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개신교의 신학대학들이 미래에 대한 전망과 대책을 초교파적인 차원에서 공동으로 연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위기의 시대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각 교파의 개신교 신학대학들의 캠퍼스에서 저마다 벌어지는 갈등은 신학교육의 위기를 한층 더 앞당길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그 갈등과 내분이 수백여개의 비인가 신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각 개신교단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며 100년 내외의 전통을 가진 명문 신학대학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이 사태는 좀 더 본질적인 처방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⑴ 한국개신교 신학대학의 현황과 실태 / 정재영(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2014년 6월 29일 / 목회사회학연구소 연구자료실(www.psik.co.kr)
참고사이트
[뉴스앤조이] "이사장 독재 끝내겠다", 감신대 교수·학생 대책위 결성" (2015.4.17)
[뉴스앤조이] 감신대 총학, "이사장 퇴진" 요구하며 법인처 검거 (2015.4.7)
[MARTUS, 마르투스] 기획(1) 주여, '총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201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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