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란 무엇인가?
(斬首, Decapitation, Beheading)

2020년 3월 20일 작성

참수란 목을 잘라서 머리를 나머지 신체에서 완전히 분리해내는 것을 말한다. 간단하게 '목을 베는 것'이다.  이는 뇌에서 산소공급된 혈액과 혈압이 단절되면서, 신체의 정상적 기능에 필요한 의존적 기능들을 제거하게 되는 치명적인 방식이다. 

'beheading(참수)'라는 용어는 사람을 살인이나 처형의 수단으로 의도적으로 목을 베는 행위를 말한다. Beheading에 사용되는 도구는 도끼(axe), 검(sword), 또는 칼(knife) 등이고, 기계적인 수단으로 기요틴*이 있다.

  • guillotine(단두대, 斷頭臺)는 프랑스 혁명 당시 죄수 목을 자르는 형벌인 참수형을 가할 때 사용한 사형 기구이다. 1792년 정식 사형 도구가 되었다

목을 직접 베는 역할을 하는 사형집행자(executioner)를 때로는 목베는 사람(headman)이라고도 부른다. 우발적으로 목이 베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폭발, 자동차 사고 또는 산업재해 등에서 비롯될 수 있고, 끈에 의해 목이 졸리는 교살이나 폭력적 상황에서 부적절하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참수 방식의 자살은 희박하지만 알려지지 않았다. 사우디 아라비아나 예멘 그리고 카타르 등의 국가법률은 참수형을 허용하지만, 실제로는 유일하게 이를 실행하는 나라는 사우디 아라비아 뿐이며, 이 나라에서는 특정 범죄자에 대한 처벌로 정기적으로 참수형을 실시한다. 



2008년 영화 [천일의 스캔들](The Other Boleyn Girl)의 한 장면. 영국의 국왕 헨리 8세(1491~1547)를 유혹하여 두 번째 왕비가 됐다가 천일 정도 부귀영화를 누린 뒤, 참수형 당하는 앤 불린(1501?~1536)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 사진은 앤 불린이 참수형을 당하기 직전의 모습. 참고로 앤 불린은 후진국 영국을 유럽의 강대국으로 성장시킨 엘리자베스 1세의 생모이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죽고 난 뒤의 사람 목을 베는 경우도 간혹 있다. 머리를 일종의 승리의 상징인 트로피처럼 여겨서 공개된 장소에 메달아놓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혹은 고인의 시체가 누구의 것인지를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거나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목적 등으로 시체의 머리를 자르는 경우가 있다. 

Decapitation의 어원(Etymology)

decapitation(디켑퍼이슌)이라는 단어는 라틴어 디까삐따레(decapitare)에서 유래했다. '디까삐따레'의 '디(de)'는 형태소로 '아래(down, from)'라는 뜻이다. 까삐트-(capit-)는 머리(head)를 말한다. 디까삐따레의 과거분사형(pp)은 디까삐따뚜스(decapitatus)이고, 이 말로부터 중세 라틴어 명사형 디까삐따띠오넴(decapitationem)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디까삐따띠오넴에서 프랑스어 데까삐따시옹(décapitation, 여성형 명사, 참수)이 생겼다. 


Decapitation의 역사

인간은 수천년동안 참수(Beheading)라는 방식의 사형(capital punishment) 제도를 실행해왔다. 기원전 3천년 경의 나르메르 팔레트(Narmer Palette) 석판에는 이집트의 영웅적인 왕 나르메르의 업적을 새긴 중요한 고고학적 작품인데, 그 기록에도 목이 잘린 시체들(decapitated corpses)에 대한 최초의 설명이 등장한다. 또한 캐피틀 옵휀스(capital offence)나 캐피틀 크라임(capital crime), 캐피틀 퍼니시먼트(capital punishment) 등의 용어에 앞 단어 캐피틀(capital)은 '머리(head)'를 뜻하는 라틴어 카푸트(caput)에서 유래되었기에, 정리하자면, 그런 어휘들이 갖는 의미는 심각한 범죄자를 처벌할 때에는 몸에서 머리를 박탈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이 된다.

고대의 그리스와 로마문화에서는 참수형을 가장 명예로운 죽음의 형태로 여겼다. 많은 유럽 국가들은 귀족과 왕족을 처형할 때 그런 방식을 사용했다.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혁명을 통해서, 계급에 상관없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면서, 전통적인 참수형의 상징은 변화를 맞이하였다.

참수형을 불명예스럽고 경멸적인 것으로 여기는 간주하는 경우도 있었고, 대표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일본제국의 군인들은 포로들을 참수하였다. 최근에 참수는 테러리즘과 관련이 되고 있다. 


생리적 측면 Physiological aspects

고통

사형집행자(headsman)가 사용하는 도끼나 검이 날카로워서 사형수의 목을 정확하게 겨냥했다면, 참수는 빠르고 덜 고통스러운 죽음으로 끝날 것이다. 그런데 도구가 무디거나 사형집행자(executioner)의 솜씨가 어설프다면 목을 여러번 내리쳐야 하기때문에, 사형수가 겪어야 하는 머리를 잘리는 고통은 매우 커질 것이다. 그런 사정으로 인해, 사형수(the person to be executed)들은 사형집행자(headsman)에게 금화를 건네주며 주의깊게 그 역할을 잘 하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1세(1533~1603, 재위 1558~1603)의 총애를 받던 에식스 백작 로버트 데브룩스(1565~1601)가 36세의 나이로 반역죄로 참수(1601.2.25)되었을 때,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이복 여동생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1542~1587, 재위 1542~1567)가 20년 간의 유배 끝에 참수(1587.2.8)되었을 당시, 그들의 목을 베는 데는 각각 3번을 휘둘러야 했다.  



2018년 개봉 영국영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Mary Queen of Scots)의 한 장면. 시얼사 로넌이 주연한 메리는 1587년 2월 참수형으로 생을 마감한다. 그는 훗날 훗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공동 왕이 되는 제임스 1세의 어머니이다. 


영국 공주 캐롤라인 마틸다가 총애한 슈트루엔제를 참수했을 때나 솔즈베리의 여백작 마가렛 폴(마르가리타 폴)을 참수형 할 때는 10번이나 도구를 내려졌다고 한다. 물론 이런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출처가 불분명한데다가 다른 식의 이야기도 흘러다니기에 확실한 것은 아니다.

참고로 캐롤라인 마틸다(Danish queen Caroline Matilda of Great Britain, 1751~1775, 23세 사망)는 1766년, 그녀 나이 15세에 2살 연상의 고종사촌 오빠인 덴마크의 왕 크리스티안 7세(1749~1808, 재위 1766 ~1808)와 결혼했다. 그런데 17세의 사촌 오빠이자 남편인 왕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고 아내에게 냉담했다. 그러다가 마틸다가 18세가 되는 1769년 독일의 의사 요한 프리드리히 슈트루엔제(Johann Friedrich Struensee, 1737~1772)가 덴마크의 궁에 주치의로 들어오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처음에 마틸다는 슈트루엔제에게 냉담했지만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지고, 이를 기회로 권력을 잡아가던 슈트루엔제는 정치투쟁에서 밀려 35세의 나이로 참수형에 처해진다. 마틸다 역시 이혼당하고(1772), 추방당한 후, 1775년 23세의 어린 나이에 죽는다. (* 2012년 개봉한 영화 로얄 어페어는 이들의 스캔들을 소개한 영화이다)

또한 솔즈베리(Salisbury)의 8대 백작이며, 영국의 귀족, 가톨릭 성녀로 불리는 마거릿 폴(1473~1541)은 솔즈베리 백작 계승을 허용받아 여백작의 작위를 얻었고, 헨리 8세의 딸 메리의 가정교사도 맡았지만, 잉글랜드 국교회를 설립한 헨리 8세(1491~1547)와의 관계가 다시 악화되어 1541년 반역죄 혐의로 런던 탑에서 처형되었다.

한편, 역사학자이며 철학자인 데이비드 흄(David Hume, 1711~1776,스코틀랜드 출신)은 마가렛 폴의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그녀는 참수대에 목을 내놓지 않으려고 했으며 재판에 따르지 않은 판결에 대한 복종을 거부했다. 그녀는 사형집행자(executioner)에게 말했다. 만일 내 머리를 가져가려 한다면 최선의 방법으로 얻어내야만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오래되어 낡아버린 자물쇠를 흔들어대면서, 처형대 주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집행자는 도끼를 들고 쫓아다니면서 헛손질을 몇차례 한 끝에 치명적으로 그녀의 목을 내려칠 수 있었다. 

목을 확실하게 내려칠 수 있게 하기 위한 까닭으로, 사형집행자의 검들은 통상적으로 두 손으로 잡아야 할 만큼 날이 무겁고 둔중한 검이었다. 또한 도끼(axe)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대체로 변함없이 두 손으로 휘두르는 것이었다. 잉글랜드에서는 전쟁용 도끼(bearded axe)를 참수에 사용하는데, 칼날의 가장자리가 축 끝에서 아래쪽으로 뻗은 모양이다.

핀란드에서 사용하는 공식적인 참수용 도끼는 오늘날 반타(Vantaa)의 범죄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그것은 날이 넓게 형성된 양손용 도끼이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사용된 것은 1825년의 평화로운 시기의 살인자 타흐보 푸트코넨(Tahvo Putkonen)을 처형했을 때이다. 


생리학적 측면에서 본 참수형 (Physiology of death by decapitation)

목을 베는 것은 인간이나 대부분의 동물을 빠르게 죽인다. 뇌세포로 가는 혈액에 산소의 공급과 순환이 중단되면서 (뇌허혈증. 뇌혈류감소에 따른 뇌손상 직전상태) 10초 안에 혼수상태로 빠져든다. 때로는 목이 잘린 후에도 의식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더 길어지는 상황들도 보고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은 그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는 것은, 반사적인 경련에 따른 움직임으로 의도적인 움직임이라고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간주한다. 

뇌전도 모니터를 이용해 깨어있는 동물들의 인도적인 안락사를 실험한 연구에서 쥐들을 대상으로 참수한 이후의 경과시간을 측정한 결과, 고통과 혼란을 의식하지 못한 채 완전히 무의식의 상태로 빠져들게 되는 것은 3~4초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설치류(rodents)를 대상으로 한 비슷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값이 나왔다(2.7초, 3~6초). 

같은 연구는 또한 참수 이후 대략 1분이 경과한 시점의 EEG(뇌전도) 모니터에 나타난 큰 폭의 파장은 궁극적으로 뇌사상태를 반영하는 것으로 주장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뇌의 전기적 활동이 참수 이후로 13초에서 14초간 지속된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물론 이러한 전기적 활동이 고통을 지각하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고 2010년 연구에서도 실험용 쥐들을 참수한 결과 뇌전도(EEG) 지수상에서의 10초 이상의 반응을 발생키시는데, 이는 쥐를 포함하여 다양한 몇몇 종의 동물들에게 해당하는 통각(nociception, 아픈 감각)과 관련된 반응인 것으로 보인다.

어떤 동물(바퀴벌레 류)의 경우 목을 잘라도 살아남는데, 이후에 죽게 되는 이유는 목이 잘려서가 아니라 굶주렸기때문이다. 어떤 동물들은, 예를 들어 닭, 뱀, 거북이 등은 목이 잘린 이후에도 한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그들의 신진대사(metabolism)이 더뎌지기 때문이며, 뇌와이 연결이 끊어졌음에도 신경계가 일정시간 동안 일정한 능력으로 일정시간동안 기능하면서 주위의 자극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비록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혈관(blood vesses) 재접착 방식의 머리 이식수술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손상을 입은 사람 머리가 충분히 재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접합(척수, 근육, 다른 중요 세포조직의 회복을 포함한) 수술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2020.3.20 금 마감


  • 참고자료:
    위키피디아 영어 'Decapitation'(
    https://en.wikipedia.org/wiki/Decapitation)
    온라인 용어사전(https://www.etymonline.com/word/decapitation)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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