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14일(주일)

가톨릭성당 미사 강론


오늘은 성십자가 현양축일입니다. 십자가 현양축일 ... 도대체 십자가란 게 현양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십자가 하면 당연히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당연히 가치가 있죠. 그런데 저는 십자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우리에게 십자가는 네모다. 네모에 뭐가 들어갈까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다... 그래서 오늘 복음말씀에서도 세상을 극진하게 사랑하셨다. 그래서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주셨다.


 제2독서 ...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리피서 말씀입니다. 2,6-11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6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7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8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11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2독서 필리피서 2장 말씀은 자신을 낮추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에 달리기까지 당신을 낮추셨다. 그래서 십자가는 당신을 낮추신 증거입니다. 그런데 우린 그 십자가를 편하게 받아들여요. 성당에도 있고, 집에도 십자가가 있죠. 방마다, 차 안에도, 또 손가락에, 목걸이에 십자가를 줄줄이 달고 다닙니다. 그것이 사랑의 표현이기에 그렇습니다. 또 없으면 불편해요. 


그런데 십자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십자가는 자신을 바치시는 고통의 결과이다.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아버지께 기도하죠. 잔이라고 하면서 거두어달라고, 이 십자가를 저에게서 치워달라고... 십자가는 곧 고통입니다. 교황님도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없다고 언급하셨죠.


자신의 큰고통을 남의 일처럼 말할 수있나요? 그래서 십자가는 예수님의 고통의 산물입니다. 그 아픔만큼 사랑하시는것입니다. 바로 그 고통의 십자가가 세상의 구원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십자가는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고 고통의 산물이지만, 그것이 세상에 구원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순교자들은 그 당시 순교자들보다는 배교자가 훨씬 더 쉬울 겁니다. 순교가 쉽습니까? 배교가 쉽겠습니까? 얼떨결에 줄을 잘못 서서 순교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순교의 조건 중 하나가 본인의 선택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라 하는말을 들었습니다. 성경에 나와있죠? 예전 우리동네는 99% 신자였어요. 그런데 신자들이 깜짝 놀라면 성모님 찾고, 힘들 때는 예수님 십자가를 생각했어요. 뭐 잘못되면 예수님이 십자가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여러분도 그렇죠?


그러나 저는 아니라고 봐요. 내가 지금 허리 아파서 병원에 있는데 예수님이 나에게 십자가를 주셨어... 그러나 그게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본인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신앙을 증거하고 지키기 위해 순교하는 것처럼, 예수님의 십자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든 고통이날 실험하기 위한 하느님의 십자가인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에 대한 적극적인 받아들임과 신앙고백이 함께 있어야 그것이 십자가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세상의 구원을 가져왔습니다. 순교자의 십자가. 그것은 우리에게 신앙의 자유를 가져왔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간다는 것은 내가 겪는 고통이지만, 그것을 내가 받아들이고 그것을 짊어지고 기도할 때 그것이야말로우리 가족, 공동체, 우리나라에 구원을 가져다주 는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견디기 어렵지만, 견디어 낼 때 은총을 가져다 주는게 십자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같이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하루를 마치고 내가 오늘 무슨 십자가를 지었나? 뭐였지? 하느님 나라에 가서, 제가 그동안 짊어진 십자가가 있으면 구원해주세요. 그게 아닙니다. 매일 매일 의식적으로 짊어지는것이 십자가입니다. 그래서힘든겁니다.


여러분이 십자가 현양일에 생각할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누군가 은총을 받는 일이있다면 그것이 바로 십자가라는 것... 누군가, 나로 인해서 구원을 얻는다면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바로 그것이 십자가의모습이고, 우리는 그런 예수님의 십자가를 사랑합니다. 그래서 항상 십자가를 짊어지는 은총을 청하면서, 깨어있는 자세로 세상을살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 때, 예수님 저 이렇게 했어요. 이런 생각하며 잘 수있다면 그것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라고 봅니다.



2014-9-14(주일) 오전 10:30

성 십자가 현양축일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 @대전교구 전민동 성당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본문 내의 성경구절은 글의 구성을 위해 삽입된 것입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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