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최근 한 마리 6990원 짜리 치킨의 판매를 시작하면서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2022년 6월 30일, 홈플러스에서 출시된 <당당치킨>은 구매 수요가 폭발하면서 오픈런이 벌어지고 구입에 성공한 이들 중에는 웃돈을 붙여 되파는 경우도 생겼다고 한다. 유명 브랜드의 치킨들이 2만원 전후로 팔리는 것을 감안할 때, 대략 이 가격은 4분의 1에 불과한 가격에 해당한다. 이처럼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니,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그래서 6,990원이 과연 적정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붙었다. 분명한 것은 이것이 최저가 판매임에는 틀림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저가의 논리를 자본주의 사회에서 궁극의 가치로 밀어붙인다면, 최저가 시장 형성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최저가 노동시장이 강력하게 등장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이치이다.
최근 <당당치킨> 생산에 투입된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업무에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평균 45분 일찍 출근하고 휴게시간도 거의 보장되지 못한다는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배로 급증한 매출로 인해 비례하여 충원되지 못한 인력의 공백을 기존의 노동력으로 메꾸고 있는 게 원인이라고 한다. 어쩌면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마진이 남는 구조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까?
적정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가 안전배려의 의무를 보장하지 않는 것일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 음식의 위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동물복지를 포함한 농축수산업의 경향을 따져보았을 때, 적정가에 거래되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세상은 적정가와 적정인력, 적정기술과 적정한 생태적 삶을 추구해야 하는데, 최저가와 최소인력, 최대기술과 최대한의 생태파괴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2021년 7월 4일 일요일 아침에도 전날에 이어 비가 내렸다. 송당의 밧돌펜션 하우스에서 온평포구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송당상동에서 버스 211번을 타고 성산농협 정류장(406001312)에 내려 사거리를 지나서 우회전길의 200미터 가량을 걸으며면 고성리 성산농협 정류장(406001291)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201번 버스를 타면 4개 정류장이다. 201번을 타고 혼인지입구에 내렸는데, 길을 혼동해서 전날 걸었던 2코스 역주행길로 들어섰다. 10여분 후 혼인지 표지가 멀리서 보여 눈치를 채고 다시 정류장 방면으로 돌아걸었다. 그리고 길을 건너서 어제 2코스의 끝자락인 온평포구를 향해 걸었다. 그리고 오후 1시 10분 3코스를 시작했다.
2021년 7월 4일(일) 오후 1시 12분 올레 3B코스의 본격적 시작
시작지점부터 A와 B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올레 패스포트에 스탬프는 한쪽만 찍어도 완주가 인정된다. 즉 공식적으로 버려질 수 있는 길이다. 완주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3A, 3B 외에 15A, 15B도 있다. 반면 전체 26개 코스 중 번호-1코스로 별도 구분되어 있는 곳은 총 5곳이다. 즉 21코스와 5개의 번호-1코스를 포함해 총 26개의 코스는 모두 걸어야 완주가 인정되니, A, B코스의 선택과는 사정이 다르다. 번호-1코스는 완전체의 구성요소이이며, 그 중 3곳은 우도(1-1), 가파도(10-1), 추자도(18-1) 등 제주도에 딸린 작은 섬들이고, 나머지 두 곳은 서귀포의 7-1코스와 저지의 14-1코스이다.
필자는 올레 3코스의 바닷길(바당 올레)인 B를 선택했다. A코스보다 무려 6.5km 짧을 뿐만 아니라 바다로만 이어진다는 점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해안을 따라 올레3B 코스를 시작했다. 온평포구를 시작으로 온평숲길(용머리동산)을 잠깐 들렀다가 다시 외적의 침입을 막고자 세워놓은 신산 환해장성(2.9km)를 걷게 된다.
2021-7-4(일) 오후 1시 28분, 올레3B코스에는 잠시의 숲길 걷기가 포함되어 있다. 멀리 간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비오는 숲속 길이 기다리고 있다.
환해장성은 제주도 해안선 약 120km에 걸쳐 돌로 쌓은 성이다. 현재 10곳이 남아있다. 1270년(고려 원종 11년) 몽고와의 굴욕적인 강화에 반대하는 삼별초군이 진도에서 항거하다 함락되고 난 후 이들이 탐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 그 시초이다.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보수, 정비를 하면서 왜구의 침입을 방어했다. 신산 환해장성의 전체 길이는 600여 미터로 온평 환해장성 제 4지점과 연결된다.
신산환해장성이 있는 길로부터 신풍신천바다목장을 만나기까지 5.8km 길을 걷는다. 올레의 정방향은 바다가 왼쪽, 역방향은 바다가 오른쪽에 있다. 바당올레를 걷는 것이야말로 제주올레만의 고유한 특징이기에 그 감동은 비교할 수 없다. 다만 올레3B코스 바닷길에는 오른쪽으로 투박한 외관을 가진 수산업 공장들이 줄지어 있기에 생태자연의 풍광에 취해있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좋은 풍경에 속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지점에서 8.7km 지점에 위치한 신풍신천바다목장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 그런 기분은 한방에 사라진다. 3코스의 최고 정점은 바로 신풍신천바다목장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온평포구에서 13:12 시작, 중간지점 도착은 15:17
제주올레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올레3B코스와 우정을 맺은 길이 영국에 있다고 한다. 그 이름은 영국 코츠월드웨이(5.5km). 제주올레는 세계 곳곳의 도보 여행길과 우정을 맺고 교류하고 있다. 일종의 공동마케팅이다. 영국 코츠월드웨이(5.5km)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7월 3일 토요일은 소낙비가 내렸다. 그러나 어제의 스타트를 멈출 수는 없었기에 제주 올레길 2코스의 중간스탬프 지점으로 송당 밧돌 펜션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쏟아지던 비가 잦아들기 시작한 것은 오전 11시를 넘기면서부터이다. 이후로는 흐린 하늘에 간간히 비를 뿌렸을 뿐이어서, 오히려 7월의 더운 기운이 없었기에 시원하게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제주동마트(6km)를 출발하여 20분 남짓 길을 걸으니 정자에 7km 지점을 알리는 표지가 등장했다. 이 정자에서 대수산봉 정상까지는 1.2km에 불과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수산리·온평리 등 3개 마을에 걸쳐져 있는 대수산봉(大水山峰)의 오름에는 물이 솟아나 못이 예전에 있었다고 한다. '물(水) 있는 산'이라 물뫼(水山)이고, 이 오름의 동북쪽에 위치한 작은 산체와 구분하려고 큰물뫼와 족은물뫼로 이름이 지어졌다. 정상에 오르면, 넓고 길게 이어진 산마루의 중간 쯤에 타원형의 얕은 분화구가 무성한 풀 속에 숨어 있다.
조선 시대에는 이 정상에 봉수대가 있었고 북동쪽의 성산 봉수, 남서쪽의 독자 봉수와 교신했다는 흔적이 남아있다. 2020년 8월 6일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 아래와 같다.
비에 젖은 길에는 때로 웅덩이를 만들어서 보행을 방해하고 있었지만, 이리저리 발을 내려놓을 길을 찾으며 조심스레 걸어다녔다. 위의 사진의 위치는 아래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난고로 길을 지나고 있다. 올레 2코스의 이 부근이 제주신공항 건설이 예정된 곳이다. 택시를 타고 기사님들께 물어보니 느낌상으로 제주 본토박이 분들은 신공항을 원치 않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개발업자, 사업자, 내륙에서 이주해온 이주민들 중에는 신공항을 찬성하는 쪽이 더 많은 것 같았다. 나무위키의 관련 글을 링크한다. (제주제2공항, 제주신공항)
혼인지(婚姻池)는 제주시 삼성혈에서 솟아난 고·양·부(高梁夫) 세 신인이 동쪽나라에서 온 세 공주를 맞아들여 혼례를 올렸다는 못이다.기록에 따르면, 아득한 옛날 세 신인은 황량한 들판에서 사냥을 하여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살았는데, 하루는 자줏빛 흙으로 봉하여진 나무함이 동쪽 바닷가에 떠밀려와 이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돌함이 들어 있었다.돌함을 열었더니 푸른 옷을 입은 세 처녀와 송아지·망아지와 오곡 씨앗이 들어 있었다. 이 세 여인은 벽랑국의 공주들로, 세 신인은 나이에 따라 세 공주를 맞아 혼인지에서 목욕하고 혼례식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그 때 나무함이 발견된 곳은 온평리 바닷가 ‘쾌성개’라 하며, 이것이 떠오른 곳을 ‘황루알’이라 하고 세 처녀가 바닷가에서 처음 디뎠다는 발자국이 바위 위에 지금도 남아 있다.이 못은 고대인이 수렵생활에서 농경생활로 탈바꿈하는 과정과 씨족형성의 실마리를 말하여주는 신화상의 근거로서 흥미를 가진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혼인지(婚姻池)]
신방굴은 고, 양, 부 삼신인과 벽랑국 삼공주가 합방을 하였다 하여 신방굴이라 일컬으며 굴입구로 들어가면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어 각각 신혼방을 꾸몄다는 전설이 있다. 삼신인은 나이 순에 따라 3공주를 각각 배필로 정하고, 이들을 맞아 이 연못에서 혼례를 올리고, 그 함 속에서 나온 송아지·망아지를 기르고 오곡의 씨앗을 뿌려 태평한 생활을 누렸다. 이로부터 제주도에 농경과 목축 생활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혼인지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 고(高)·양(良)·부(夫) 3신인(神人)이 동쪽 바닷가에 떠밀려온 함 속에서 나온 벽랑국(碧浪國) 세 공주를 맞이하여 각각 배필을 삼아 이들과 혼례를 올렸다는 곳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마을 서쪽 지경의 숲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약 500평 정도의 큰 연못이며 가까이에는 삼신인과 삼공주가 합방을 하였다는 신방굴이 있다.
혼인지를 나와서 혼인지 버스정류장(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521-6)이 있는 큰 길(일주동로 1132)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온평상하로 길로 접어든다. 이제 산길을 멋어나 다시 바다로 향하는 것이다. 2코스는 시작점인 광치기 해변과 이어지는 내수면로를 빼면 대체로 산행길이고, 막바지에 이르러 다시 온평포구로 향한다.
온평리 주민들은 제주신공항(제2공항) 건설을 반대한다는 기사가 있다. 아래의 링크 참조(2019-11-4자 기사)
제주의 바다 곳곳에는 배를 타고 들어오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해안선을 따라가며 쌓은 환해장성이 축조되어 있다. 그리고 온평리 환해장성은 올레 2코스의 끝지점인 성산읍 온평리 해안가에 자리하고 있고, 올레 3코스의 신산환해장성과 함께 제주도의 해안누리길로 연결되어 있다. 온평리 하동 해안가에서 신산리 마을 경계까지를 온평리 환해장성이라 하는데, 현재 성벽이 남아있는 곳은 온평리, 행원리, 한동리. 동복리, 북촌리, 애월리, 고내리 등 14곳이 있다고 한다.
광치기 해변에서 시작하는 2코스의 종점 온평포구는 또한 3코스의 시작점이다. 3코스 방향으로 아주 조금만 걸어보면 현무암으로 쌓아 올려, 뱃길을 나간 어부들이 생선 기름들을 이용하여 불을 밝혔다가 안전하게 돌아와 그 불을 끄고는 했던 전통 등대인 ‘도대’가 아직도 보존되고 있다. 도대는 제주에서 현재 7개만이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제주 올레길의 2코스를 시작한 것은 2021년 7월 2일 오후 3시 33분이었다. 1코스를 끝낸 즉시 2코스를 이었다. 성산 광치기 해변을 출발하면 잠시 바닷길을 멀리하고 식산봉, 고성, 대수산봉, 그리고 혼인지에 이른다. 그리고 2km 정도를 더 가면 온평리 바닷가에 닿는다. 2코스의 13.8km 지점에 있는 혼인지는 제주 '삼성신화'의 고,양,부 삼신인이 벽랑국에서 찾아온 세 공주를 맞이하여혼인식을 치렀다는 곳이다.
식산봉은 내수면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앙증맞은 모습이다. 별칭으로는 바우(바위)오름이고 식산(食山)이란 명칭의 유래는 왜구의 침범이 빈번했던 시대에 오조리 해안을 지키던 조방장(助肪將)이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이 오름을 이엉으로 덮었고,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지혜를 발휘하였는데 이를 본 왜구들이 겁을 먹고 달아났다는 데서 연유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