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전민동성당 교중미사

2013-6-30 이경렬 베드로 신부

하느님의 자비와 우리의 결단



교황주일입니다. 평화신문을 보니, 교황(敎皇)이란 단어가 일본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교종(敎宗)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어로 대문자로 시작해서, Papa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교황이란 말에서 보이듯이, 권위주의적 느낌이 아직도 존재하는게 사실일 겁니다.


(필자주.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님도 '교종'이란 표현을 선호하시어, 2014년 8월중순의 Pope 프란치스코의 한국 방문 때에도 '교종'이라고 호칭한 바 있음)

 

<관련> 교황, 교종 - 어느 명칭을 선택할 것인가 - 데일리 전북 2013-5-27 

<관련> 교황이냐, 교종이냐 [생활하는 신학 - 김근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2013-7-16

 

그러나 교황은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굳이 교황이나 교종은 타당치 않습니다. 굳이 교종이라고 한다면, 노예 종 자로 써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티칸에서 편지를 작성하거나, 교회법이 발표될 때에 맨 앞에는 시작하며 .종들의 종인. 이라고 하는데,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교황 등의 단어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필자주. 교황-교종 명칭 논란에 대해서 이경렬 베드로 신부님의 탁견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감탄도 함께.)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두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자비와 우리의 결단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9.51-62)의 마지막 구절로,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완장만 차면, 끗발 부리는 게 본능입니다. 6.25전쟁 때 보면, 우익이건 좌익이건 다 똑같았습니다. 

 

복음을 보면, 제자들을 보내셨는데, 사마리아인의 마을에서는 예수를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불러 려 저들을 불살라 리기를 원하십니까?"라고, 야고보와 요한이 말하는데, 예수님이 꾸짖습니다.  건방진 제자들의 마음은 이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그러니까 말하고자 하는 결단과 자비는 이런 것이죠. 사람들을 보면, 자기들 멋대로 하다가 맨마지막에서야 주님께 돌아오는 모습을 보인다. 제가 어떤 노인분에게 "성당 안 다니실래요?"하고 권하니까, 그 분은 "제 뜻이 서면 할게요." 했는데, 그러다가 나는 부고장을 받습니다. 

 

제1독서(열왕기 상권 19-16ㄴ.19-21)를 보면, 엘리사는 쟁기를 부러뜨리고, 소를 잡아 제물로 바치고, 엘리야를 따라나섭니다. 반면에 사울은 예언자 사무엘을 끝까지 무시했죠. 사울은 죽음을 앞두고서야, 사무엘의 혼백을 불러달라고 하는데, 나타난 사무엘이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하느님의 영이 이미 당신을 떠났습니다."

 

성직자도 많은 유혹 속에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사실 하느님께 다가가기면 하면 답을 주시는데, 자기 고집대로 살려고 하는 건 아닐까요? 언제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주님과 함께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은총 속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 속이 행복한 한 주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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