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2 화요일 7시30분 저녁미사

안동훈 안드레아 신부


아저씨 똥 마려운데 빨리 갑시다



아침 출근시간에 버스안에서 기사와 승객 사이에 싸움이 붙었습니다. 사람들은 곧 끝나기를 기대하며 기다렸고 누구하나 나서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 용감한 고등학생 한명이 사태를 해결하는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아저씨 똥 마려운데 빨리 갑시다."


버스 안의 사람들은 모두 걱정하며 지켜보았지만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 때 가장 절박한 사람인 고등학생이 용기를 낸 것입니다. 다른 승객들은 그저 근심과 걱정 속에서 앉아있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인생살이도 그렇습니다. 평탄하던 가운데에서도 격랑이 몰아치는 것이 인생입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마태오 8,23-27)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를 뒤덮이는 순간에서 배 안에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함께 배를 타고 가던 제자들은 큰 풍랑에 겁을 먹고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며 청원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약한 제자들에게 훈계하며 바람과 호수를 꾸짖었고, 그러자 바람과 호수는 고요해졌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낙담 속에서 용기를 내어 주님을 깨운 끝에 얻은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삶에서 마주치는 절박한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도 제자들처럼 그분을 찾아야 하고 깨워야 하겠습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주님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호수와 바람마저도 가라앉게 만드는 권능을 지니신 분입니다.


사람들은 평상시에는 뭐든지 가능하다는 듯이 행동하지만, 어려움이 닥치면 곧장 나약해집니다. 우리는 오늘의 복음을 통해서 늘 주무시는 예수님을 깨우며 사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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