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10 2일 일반알현 때 하신 말씀


환대의 집

삶에서 유일한 슬픔은 성화되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것이다.”


  


우리는 신앙고백에서 거룩한 교회를 믿나이다.”라고도 고백합니다. 우리는 교회의 단일성뿐 아니라 성성(聖性)’에 대한 믿음도 고백합니다. 교회의 聖性은 유다교 신자들 의식 속에 처음부터 자리잡고 있던 교회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의식 속에 자리잡던 단어 성도에 대해서는 사도행전 913, 32, 41절과 로마서 827, 그리고 코린토 161절을 참고 할 수 있습니다.

 

사도 913, 32, 41

13 하나니아스가 대답하였다. “주님, 그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성도들에게 얼마나 못된 짓을 하였는지 제가 많은 이들에게서 들었습니다.

32 베드로는 모든 지방을 두루 다니다가 리따에 사는 성도들에게도 내려가게 되었다.

41 베드로는 손을 내밀어 그를 일으켜 세운 다음, 성도들과 과부들을 불러 다시 살아난 도르카스를 보여 주었다.

 

로마서 827

27 마음속까지 살펴보시는 분께서는 이러한 성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코린서 161

1 여러분 가운데 누가 다른 사람과 문제가 있을 때, 어찌 성도들에게 가지 않고 이교도들에게 가서 심판을 받으려고 한다는 말입니까?


어떻게 교회는 거룩하다고 할 수 있는가?


유다교 신자들은 교회를 성화시켜주시는 하느님, 곧 성령의 활동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거룩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본다면 과연 거룩함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교회에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있었고, 암흑시기도 존재했던 것입니다그 문제와 어려움은 죄 많은 인간들로 인해 빚어진 문제였는데, 이처럼 죄많은 인간들로 구성된 교회를 거룩하다고 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죄 많은 남자, 죄 많은 여자, 죄 많은 사제, 죄 많은 수녀, 죄 많은 주교, 죄 많은 추기경, 죄 많은 교황이 있음에도 과연 교회는 거룩한 것일까요? 우리가 모두 다 죄인인데 말입니다. 어떻게 교회는 거룩할 수 있을까요여기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에페소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 한 대목을 소개합니다.

 

에페소 5,25~26

25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26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교회를 말씀과 더불어 물로 씻어 깨끗하게 하셔서 거룩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당신 자신을 바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십자가 위에 당신 자신까지 전부 내놓을 만큼 교회를 사랑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교회가 거룩해지는 것입니다. 교회는 거룩하신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 분은 교회에 성실하고 죽음과 악의 권세에 교회를 절대로 넘겨주지 않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서 1618절 참고

18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교회가 거룩한 것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마르 1,24)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방식으로 교회와 일치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마르코복음 1,23~24

23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24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마태오복음 28,20()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교회가 거룩한 것은 깨끗하게 하고 변화시키며 새롭게 하시는 성령께서 교회를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 공로 때문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교회를 거룩하게 만드시기 때문인 것입니다교회의 聖性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성령이 결실을 맺어준 것이 聖性이란 뜻입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선물의 열매이기 때문에, 교회를 거룩하게 만드는 것은 털끝하나도 우리로부터 비롯되는 게 아닙니다. 하느님이시며 성령이신 하느님이 교회를 당신의 사랑으로 거룩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참교회란 정결한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교회는 죄인들의 교회입니다. 우리 죄인들이 하느님에 의해 변화되고 쇄신되며 성화되도록 그분께 자신을 의탁하라고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믿음을 유지하고 죄인을 멀리하는 정렬한 사람들의 교회만이 참교회라는 주장은 그래서 옳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단이나 다름없는 생각입니다거룩한 교회는 죄인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거부하지 않는다는 것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 누구도 거부하지 않고 모두를 초대하고 환대합니다. 교회는 가장 멀리 있는 사람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아버지의 자비와 호의와 용서에 자신을 내맡기도록 모든 사람을 초대합니다. 아버지는 모두에게 당신을 만나고 성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부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는 큰 죄를 너무 많이 지었습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교회의 일원이 되겠습니까?”라며 주저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주님,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제 죄와 더불어 당신 앞에 나왔습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당신 앞에서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제 마음을 변화시켜 주십시오!”

 

주님은 마음을 변화시켜 주실 수 있습니다. 주님은 무자비한 심판관이 아닙십니다. 여러분은 하느님 아버지의 집을 떠나 그분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와있는 아들처럼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용기를 내어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아버지! 저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용기를 내어 하느님께 청하면 하느님이 만나러 오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언제나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기다리시던 하느님은 여러분을 안아주고, 입맞추고 잔치를 열어주십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자애는 그런 것입니다.

 

교회는 몇 몇 사람들의 집이 아니다.

 

교회는 모든 사람의 집입니다. 그곳에서는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죄인, 무관심한 사람, 자신감을 상실하고 용기를 잃은 사람을 비롯하여 모든 사람이 마음에서부터 쇄신되고 변화되며 성화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인의 길인 성화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모든 이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우리가 성사 안에서, 특히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게 해주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주고, 모든 이를 향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안에서 살아가도록 이끌어 줍니다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나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성화의 길로 인도하는 교회의 안내에 따르고 있는가?’

우리는 죄인을 향해 두팔 벌리고 환대하며 용기와 희망을 주는 교회의 일원인가?’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의 사랑이 살아숨쉬는 교회의 일원인가?’

 

그리고 가장 최종적인 질문을 던져봅시다.

나약하고 미약한 죄인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은 여러분에게 성성에 대해 두려움을 품지 말고 높은 곳을 지향하는 것도 두려워말라고 하십니다. 또한 당신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정화시켜 주시도록 여러분 자신을 당신께 내맡기는 것도 두려워말고, 성령의 이끄심에 여러분 자신을 의탁하는 것도 두려워말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성성에 물들도록 아무 두려움 없이 우리 자신을 내맡깁시다.

 

두려움없이 자신을 맡겨라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화의 소명을 받았습니다. 성성은 어떤 특별한 일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활동하시도록 모든 것을 맡기는 데 있습니다. 성성은 우리의 나약함과 하느님 은총의 힘이 만나는 데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이웃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애를 실천하고 모든 일을 기쁨과 겸손으로 행할 수 있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활동을 신뢰하는 데 있습니다프랑스 저술가 레옹 블루아(1846~1917)는 생의 마지막 시기에 다음과 같은 멋진 말을 남겼습니다.

*(참고) 레옹 블루아에 대해서

 

삶에서 유일한 슬픔은 성화되지 않았다는 데서 오는 것이다.”

 

우리는 聖性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 모두 성화의 길로 나아갑시다. 우리는 누구나 거룩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지 않나요? 주님은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성화의 길에서 우리와 동행하기 위해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고 주님 사랑에 우리 자신을 의탁합시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그러한 은총을 선물해주시도록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