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감정과 대인행동에 대해서


(3) 부정적인 대인감정과 대인행동


1) 분노  2) 불안과 공포  3) 슬픔과 우울 4) 외로움

5) 죄책감과 수치감 6) 시기와 질투 7) 혐오감


부정적인 대인감정과 대인행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앞서 열거한 다양한 감정들 중에서 분노, 불안과 공포, 슬픔과 우울, 외로움, 죄책감과 수치심, 시기와 질투, 혐오감 등이 부정적인 대인감정이고, 이런 감정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 대인행동이다. 


1) 분노


분노는 개인의 손상과 공격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감정이 생길 때 반응하는 감정이다. 분노라는 대인감정에 대한 대인행동, 즉 행동적 반응은 직접적 공격, 대치행동, 수동적 공격, 내향화, 승화, 용서 등이 있다. 직접적 공격이란 분노를 유발한 상대에게 "너 왜그래?"라는 언어적 반응, 혹은 폭력적인 비언어적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대치행동이란 엉뚱한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경우가 해당된다. 수동적 공격이란 교묘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내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내향화는 마음에 쌓아두는 것이고, 화가 날 때 운동, 춤, 음악듣기 등 스스로 정서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승화라고 하고, 마지막으로 너그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용서라고 말한다. 과연 나는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가? 분노라는 정서적 반응에 대한 가장 잘못된 심리적 상태를 '역기능적 분노'라고 한다. 다시 말해 분노조절장애를 말한다. 이는 비합리적 신념과 당위적 요구를 통해 역기능적 분노가 발생한다. 


2) 불안과 공포


위험과 위협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불안이나 공포라고 한다.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김왕배(2019)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불안과 두려움은 매우 비슷한 감정이지만 볼비(J. Bowlby)는 두 감정을 애착과 분리라는 차원에서 구별하려 한다. 매달리고 질투하며 소유하려는 유아의 욕망을 불안적 애착이라고 한다면 두려움은 이 애착 대상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한 근심으로서 분노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 불안 중에서도 좀 더 뚜렷한 대상을 갖는 감정을 두려움과 공포라 한다. … 불안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느낌인 반면, 두려움과 공포는 분명한 대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구별되기도 한다.

김왕배 『감정과 사회』 한울 아카데미, 2019년, 170면


어떤 대상을 향해 느끼는 어떤 문제로부터 발생하는 불안과 공포는 사회불안장애나 사회공포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실제적 위험이나 위협을 지나치게 혹은 과도하게 평가하는 반응이다. 결국 어떤 장소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비슷한 모든 장소에 방문하는 것을 꺼려하기나, 특정한 상황에 직면하는 일상에서 장애를 겪게 한다. 이러한 불안과 공포에 대한 행동적 반응으로는 회피와 도피(도망)가 대표적이고, 경계, 불안감소행동, 분노의 표현 등의 반응도 자주 드러낸다. 


3) 슬픔과 우울


상실과 이별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슬픔과 우울이며, 이것이 심해지면 우울증이 된다. 슬픔과 우울의 행동적 반응으로는 슬픈 감정을 표현하거나 아예 활동을 하지 않는 반응(무활동), 또는 반추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누군가로부터 인정이나 지지를 받고 싶어하지만(지지 추구) 겉으로 쉽게 드러내지 못해서 그 반대로 원망과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4) 외로움


외로움이란 사회적 소외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다. 처음에는 내가 남을 소외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과정의 끝자락에서 나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위키백과는 외로움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외로움의 사전적 정의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낯선 환경에서 혼자서 적응 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을 때 등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낀다고 할 수 있다. 외로움의 어원은 하나를 뜻하는 '외'와 ‘그러함’ 또는 ‘그럴 만함’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롭다'를 붙여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내성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서 있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하고 외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외향적인 사람이 내성적인 사람보다 외로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비슷한 말로는 '고독'이 있으며 외로움을 오랫동안 겪다보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수도 있다.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고 주변 람들로부터 격리되었다고 느낄 때 실제로 뇌의 통증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 '따돌림'도 여러 사람이 한사 람을 심리적, 사회적으로 소외시켜 외롭게 만듦으로써 심리적 고통을 주는 행위이다.


5) 죄책감과 수치감


도덕적 잘못이나 자기 이상과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것이 죄책감이나 수치감이다. 수치심이나 죄책감은 타자의 눈으로 자기 상태나 행위를 평가할 때 발생한다. 그런데 죄책감은 도덕적 기준에 비추어 느끼는 감정이고, 수치감은 이상적은 자기상에 비추어 느끼는 감정이라고도 구분할 수도 있다. 수치심은 발달과정 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데, 특히 자긍심(pride)이 훼손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감정이다. 


6) 시기와 질투


타인과의 비교나 애정의 경쟁상대에게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시기(猜忌)는 시기할 시(猜)자와 꺼릴 기(忌) 자의 조합이다. 자기(自己)보다 뛰어난 사람, 또는 그의 뛰어난 능력(能力) 등을 샘하여 미워하는 것을 말한다. 국어사전의 의미는 "남이 잘되는 것을 샘하여 미워함."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샘을 내고 미워하는 마음을 사자성어로 시오지심(猜惡之心)이라고 한다. 


질투(嫉妬)는 ①자기(自己)가 사랑하는 이성(異性)이 다른 이성(異性)을 좋아하거나 호의적인 태도(態度)로 대하거나 하여 미움을 느끼고 분(憤)하게 여기는 것이고, ② 잘나거나 앞선 사람을 시기(猜忌)하고 미워하는 것을 말한다. 질투와 같은 단어로 '강샘'이 있다. 그런데 질투의 한자어는 주목할 만하다. 미워할 질(嫉)자나 샘낼 투(妬)자 모두 여자 녀(女) 부수를 갖고 있다. 여성을 폄하하는 남성중심적 관념이 한자어에 배어있는 것이다. 


7) 혐오감


혐오는 '이질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이다. 그래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거부감이나 저항감을 혐오감을 발생시킨다. 그래서 혐오는 단순하게 싫어하는 것과 다른 감정이다. 혐오는 특정한 대상을 거부하는 감정으로서, 그 거부감은 싫어하는 이질적인 것이 자신의 존립에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위험에 대한 두려움과 이질적인 것에 대한 방어적 태세를 포함한다.[각주:1] 그래서 혐오감과 이웃한 감정은 두려움과 공포이다. 



탐구문제

분노는 대인관계를 파괴하는 주된 감정이다. 최근에 누구와 어떤 갈등을 겪으면서 분노를 느꼈는지 살펴본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 사람과 어떤 일로 분노를 느끼는가? 분노를 느끼면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가? 그러한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하고 나면 그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지는가 아니면 나빠지는가? 어떤 방식으로 분노를 표현해야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분노의 6가지 종류


로널드 T. 포터-에프론은 그의 책 『욱하는 성질 죽이기』(A Step-by-Step to Overcoming Explosive Anger)에서 "분노는 변신이다"라고 말하면서, 평상시에 화를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창구를 이용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일종의 해리성 사건(Dissociative Event)라고 말한다. 다만, 해리성(解離性)을 블라인드 레이지(Blind Rage) 즉 맹목적 분노 증상의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한 분노에는 여섯가지 종류가 있는데, ① 돌발성 분노(Sudden Rage), ② 잠재적 분노(Seething Rage), ③ 생존성 분노(Survival Rage), ④ 체념성 분노(Impotent Rage), ⑤ 수치심에서 비롯된 분노(Shame-based Rage), ⑥ 버림받음에서 비롯된 분노(Abandonment Rage) 등이라고 했다. 


불안에 대해서


불안이란 프로이트에 따르면,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 인간은 죽음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시원적인 분리불안'[각주:2]으로부터 시작된다. 불안이란 나쁜 일 혹은 공포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예감에 기초한 부정적인 감정이다. 불안은 공포에 비해 지속시간은 길지만 강도는 비교적 약한 감정형태이다. 이런 맥락에서 불안은 '만성화된 공포'라고 말할 수 있다.[각주:3] 또한 불안이란 장차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뒤따르고 애매하고 불쾌한 감정으로서 걱정, 근심, 두려움, 공포, 안절부절, 긴장과 같은 정서를 말한다. 개인의 불안경험은 객관적인 평가와 관계없이 상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것이라 다루기가 특히 어렵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불안은 객관적 불안과 신경증적 불안이 있다. 객관적 불안이란 특정한 외부의 상황을 인식하면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불안증세이며, 공포와도 관련된다. 무대공포증, 대인공포증, 시험불안 등이 그것이다. 즉 객관적인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신경증적 불안이란 내적인 무의식적 갈등의 결과이며, 그것을 드러내지 않을 때 내적으로 억압이 발생한다. 즉 무의식적인 억압이 반복되는 가운데, 만일 숨기고 싶던 어떤 적대감이 표면 위로 등장했을 때, 신경증적 불안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경증적 불안에 대한 예를 들면, 딸이 어머니에 대한 강한 분노를 느끼고 있지만, 그녀는 내면적으로 이러한 분노를 억압하려고 노력한다. 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강하며 억압된 무의식적 감정이 의식세계로 뚫고 나오려고 할 때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각주:4]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을 창시한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 1882~1960)은 유아(乳兒)가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불안(어머니가 아버지 혹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있다는 추측)으로 분노하고 좌절, 불안에 떤다고 말한다.[각주:5]


또한 볼비(J. Bowlby[각주:6])는 불안이 누군가를 사랑 · 열망하고 누군가를 상실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고 보았다. 분리와 상실이 불안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불안은 본능적 긴장이 아니라, 예상되는 본능적 긴장을 자신에게 알려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각주:7]




이 글은 CNU CSI Ph.D. Course 2020-1학기 『통합심리분석세미나』

8주차 (학습기간: 2020.4.25~5.15 ) 온라인 강의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1. 김왕배, 감정과 사회, 초판, 한울아카데미, 2019, 302면 [본문으로]
  2. 김왕배, 감정과 사회, 초판, 2019.3.15, 한울아카데미, 167면 [본문으로]
  3. 김태형, 새로 쓴 심리학, 초판, 세창출판사 2009, 78면 [본문으로]
  4. 유재봉, 최승희, 심리학개론, 초판, 박영사, 1989, 109면. 319면 [본문으로]
  5. 김왕배, 감정과 사회, 초판, 한울아카데미, 2019, 168면 [본문으로]
  6. 에드워드 존 모스틴 보울비(Edward John Mostyn Bowlby, 1907년 2월 26일 ~ 1990년 9월 2일)는 영국의 심리학자, 정신과의사, 정신분석학자이다. 아동발달(child development)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애착이론(attachment theory)을 창시하였다. 2002년 발행한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조사에서 보울비는 20세기 가장 많이 인용된 심리학자 49위에 올랐다. [본문으로]
  7. 김왕배, 감정과 사회, 초판, 한울아카데미, 2019, 168면 [본문으로]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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