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감정과 대인행동에 대해서



충조평판 하지 말라


내가 지금 만나거나 아는 사람들에 대해서 '충조평판'만 하지 않아도 그들과의 관계에서, 특히 대화를 하는 데에서 공감의 절반은 시작된다.


'충조평판' 즉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어떠한 경우에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건네는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이라는 것들이 상대방에게는 비난으로 들릴 수도 있다. 특히 심리적으로 취약한 순간에 직면한 사람에게 충조평판은 마음을 아프게 베어내는 칼과 같은 것이다. 당장 죽을 생각을 하는 사람 앞에서 충조평판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 


반면, 내가 당장 죽고 싶은데, 내 처지를 누군가 공감하게 된다면, 금새 그런 절박한 생각이 사라질 수 있다. 내가 아주 힘들 때,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말 못할 속사정을 꺼내놓게 된다면 그런 말을 하는 거 자체가 치유의 시작이 되겠지만, 결국 절반의 성공이 완전한 성공으로 바뀌려면, 듣는 이의 경청과 공감이 나머지 절반을 채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속사정을 터놓은 사람을 향해서 자기 나름대로 생각해주고, 뭔가 이야기한다며 "너 그렇게 하면 안돼!"라고 받아준다면, 이야기를 꺼낸 사람은 "내가 정말 뭔가 문제가 있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새로운 절망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은 불안하거나 우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면 그 자체가 위안이 될 수 있다. 불안이나 우울을 질병으로 바라보는 순간, 즉, 있는대로, 생긴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빠져나올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는 게 된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체념하는 것이 아니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감정을 어루만져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이 내 마음 속에서 편안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긍정적 대인감정을 체험하는 심리적 과정의 이해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주요한 부정적 대인감정들

파괴적 대인감정(분노)이 유발되고 행동으로 표출되는 과정

불안과 공포에 대한 다양한 대처행동

죄책감과 수치심의 공통점과 차이점


1. 대인감정이란 무엇인가?


문화가 다르고 민족이나 인종이 달라도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선천적인 정서가 있는데, 이를 일컬어 기본정서(Basic Emotions)라고 한다. 


폴 애크만(Paul Ekman)은 정서에 의한 얼굴표정 분야의 선도적 연구자이다. 그는 윌리스 프리즌(Wallace Freisen)과 함께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얼굴 표정에 드러난 정서를 연구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일본과 미국 등의 고등교육(대학)을 받은 이들에게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얼굴표정(정서표현)의 보편성의 증거를 만들고자 했다. 더 나아가 석기시대의 수준에서 사는 원시부족들을 찾아가서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애크만은 인간 공통의 기본 정서로 행복, 슬픔, 분노, 놀람, 혐오, 공포를 꼽았다.



Paul Ekman (2016 bio)  | Source: Wikicommons


Paul Ekman (born February 15, 1934) 

  • He is an American psychologist and professor emeritus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who is a pioneer in the study of emotions and their relation to facial expressions. 

  • He has created an "atlas of emotions" with more than ten thousand facial expressions, and has gained a reputation as the best human lie detector in the world. 

  • He was ranked 59th out of the 100 most cited psychologists of the twentieth century. 

  • Ekman conducted seminal research on the specific biological correlations of specific emotions, attempting to demonstrate the universality and discreteness of emotions in a Darwinian approach. 

폴 애크만(1934년생)은 미국의 심리학자이며, UCSF의 명예교수이다. 그는 얼굴 표정과 정서에 대한 연구분야의 개척자이다. 그는 감정(정서)의 지도책(atlas of emotions)을 만들었고, 여기에는 1천개 이상의 얼굴 표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연구로 그는 전 세계에서 인간의 거짓말을 가장 잘 탐지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그는 20세기 100대 심리학자 중에서 59위에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애크만은 다윈의 진화론적 접근법으로 감정(정서)의 보편성과 확실성에 대한 증명을 시도하면서, 특정 감정의 특정한 생물학적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중요한 연구업적을 남겼다. 


In the 20th century, Paul Ekman identified six basic emotions (anger, disgust, fear, happiness, sadness, and surprise) and Robert Plutchik eight, which he grouped into four pairs of polar opposites (joy-sadness, anger-fear, trust-distrust, surprise-anticipation).



로버트 플러치크(Robert Plutchik)은 8개의 기본 정서를 제시했는데, 그것은 기쁨-슬픔, 분노- 공포, 신뢰-혐오, 놀람-기대이다. 플루칙의 기본정서 개념은 감정의 수레바퀴(Wheel of Emotions)라는 도형으로 설명할 수 있다. 


http://www.fractal.org/Bewustzijns-Besturings-Model/Nature-of-emotions.htm


Author’s three-dimensional circumplex model describes the relations among emotion concepts, which are analogous to the colors on a color wheel. The cone’s vertical dimension represents intensity, and the circle represents degrees of similarity among the emotions. The eight sectors are designed to indicate that there are eight primary emotion dimensions defined by the theory arranged as four pairs of opposites. In the exploded model the emotions in the blank spaces are the primary dyads—emotions that are mixtures of two of the primary emotions.


3차원 원형모형(three-dimensional circumplex model) 

색깔 바퀴(a color wheel)에 입힌 다양한 색들은 감정 개념들(emotion concepts) 상호간의 관계를 묘사한 것이다. 원뿔모양의 세로 축은 강도(intensity)를 나타내고, 원형은 감정 간의 유사성의 정도(degrees)를 나타낸다. 8개 구역으로 구분한 것은 8가지 기본 감정 차원(Primary emotion dimensions)을 표시하되, 맞은편에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총 4개의 짝(four pairs)을 맞추었다. 감정의 폭발 모형(exploded model the emotion)은 8개 개념들 사이의 빈 공간에 표시했는데, 기본감정과 한 쌍(dyads)을 이루는 감정에 해당된다. 

In 1980 Robert Plutchik constructed a wheel-like diagram of emotions visualising eight basic emotions, plus eight derivative emotions each composed of two basic ones. | Source: Wikicommons


플러치크가 제시한 정서의 원형 모델


Robert Plutchik (21 October 1927 – 29 April 2006)

He was professor emeritus at the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and adjunct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South Florida. He received his Ph.D. from Columbia University and he was also a psychologist. He authored or coauthored more than 260 articles, 45 chapters and eight books and edited seven books. His research interests included the study of emotions, the study of suicide and violence, and the study of the psychotherapy process.



플러치크는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명예교수였고,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의 겸임교수였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심리학자가 되었다. 그는 260개의 논문과 45개의 장(chapter), 그리고 8권의 책을 단독으로 혹은 공동으로 저술했고 7권의 책을 편집했다. 그는 감정(정서, emotions), 자살과 폭력, 그리고 심리치료적 접근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졌다.



러셀(Russel, 1980)의 정서의 2차원


러셀은 정서에는 2개의 차원이 있는데, 그것은 흥분과 이완, 불쾌와 유쾌라고 말했다. 그리고 2가지 차원에서도 개별적인 정서들이 존재하는데, 흥분과 유쾌 사이에는 경외, 환희, 기쁨, 흥미 등의 감정들이 존재하고, 유쾌하지만 이완된 감정들로는 만족, 평온, 안도, 이완 등이 있다고 했다. 또한 흥분되지만 불쾌한 감정으로는 분노, 공포, 불안, 슬픔 등이 있고, 이완되지만 불쾌한 감정으로는 우울, 혐오, 피로, 권태가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러셀의 감정의 2차원 원형모형(1980)

The two-dimensional circumplex emotional model based on Russell (1980) 




사건의 단계적 평가와 정서의 체험


어떤 사건이 있을 때, 정서를 경험하거나 경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것은 목표와 관련된 맥락으로 정서가 존재하는지 아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즉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것이 목표와 관련이 있다는 그것은 어떤 정서를 발생하게 만들고, 그 정서는 목표와 합치가 된다면, 긍정적 정서, 불합치인 경우는 부정적 정서로 이어진다. 


긍정적 정서는 기쁨, 자부심, 사랑 등으로 이어지지만, 부정적 정서는 분노, 공포/불안, 슬픔 등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목표합치성이란 사건이 목표를 추구함에 도움이 되는 정도 여부를 묻는 것이고, 목표 관련성이란 특정한 사건과 내가 추구하는 태도와의 정도를 나타낸다. 즉 감정을 유발하게 만드는 정도를 뜻한다. 


주요한 정서와 핵심적 사고의 주제들


정서는 여러가지로 세분화될 수 있다. 내가 어떤 정서를 가지게 될 때, 그것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내가 가진 감정은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그것을 다시 나누면 (부정) 분노, 불안, 죄책감, 슬픔, 시기, 질투와 (긍정) 자부심, 안도감, 희망, 연민 등이 있다. 

  • 분노(anger) 나와 나의 것을 모욕하는 공격을 받음

  • 불안(anxiety) 불확실하고 실존적인 위협에 직면함

  • 죄책감(guilt) 도덕적 잘못을 저지름

  • 슬픔(sadness)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을 경험함

  • 시기(envy) 다른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을 원함

  • 질투(jealousy) 애정에 대한 위협이나 상실을 이유로 제3자를 미워함

  • 자부심(pride) 가치있는 대상이나 성취에 대해서 자신의 정체감을 향상시킴

  • 안도감(relief) 고통스러운 목표 불합치 조건이 좋은 쪽으로 변화했거나 사라짐

  • 희망(hope) 최악을 두려워하지만 더 좋아지는 것을 열망함

  • 연민(compassion) 타인의 고통에 의해서 마음이 움직이고 도와주고 싶어함




이 글은 CNU CSI Ph.D. Course 2020-1학기 『통합심리분석세미나
 8주차 (학습기간: 2020.4.25~5.15 ) 온라인 강의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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