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친밀한 인간관계

9장  친구관계(우정), 10장 이성관계(사랑), 11장 가족관계, 12장 직업과 인간관계


제10장 이성관계 - 사랑


학습목표

1. 사랑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이해한다.

2.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설명할 수 있다.

3. 낭만적 사랑의 다양한 심리적 특성을 제시할 수 있다.

4. 연인관계가 발전하고 심화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5. 연인관계의 붕괴과정과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을 이해한다.


1. 사랑 의미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의 감정을 느꼈을 테고, 또 누구나 한 번쯤은 시련의 아픔을 겪었을 것이다. 혹시 단 한번도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면, 내 어떤 면이 그런 감정과의 만남을 갖지 못하게 했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그런데 사랑이란 자연스러운 것일까, 아니면 학습이 필요한 것일까? 내가 했던 사랑은 어떤 것이었을까? 우선 사랑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빅토르 위고[각주:1] [각주:2]는 사랑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큰 행복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에서 온다.



사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은 삶을 살아가면서 굉장히 중요한 느낌이다. 다른 한편으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 역시 내 삶과 일상을 충만하게 만드는 아주 소중한 감정이다. 


사랑의 색채(바퀴)이론(The Color Wheel Theory of Love, John Alan LEE, 1977)


1) 낭만적 사랑(에로스, EROS): 뜨거운 열정과 욕망

2) 우애적 사랑(스토르게, STORGE): 친밀감과 우정

3) 유희적 사랑(루두스, LUDUS): 쾌락과 즐거움

4) 실용적 사랑(프라그마, PRAGMA): 이성과 현실적 조건

5) 이타적 사랑(아가페, AGAPE): 무조건적 헌신

6) 소유적 사랑(마니아, MANIA):  소유욕과 집착



The color wheel of love by John A Lee | Source: Wikicommons


사랑의 색채이론(The color wheel theory of love)은 캐나다 심리학자 존 앨런 리(John Alan Lee)[각주:3]는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라틴어와 그리스어 단어에서 '사랑'이란 몇가지 의미를 활용하여 6가지 유형의 사랑을 제안했다. 최초로 소개된 것은 그의 책 『사랑의 색채: 사랑하는 방법을 향한 탐험』(Colours of Love: An Exploration of the Ways of Loving, 1973)에서 1차적 3가지와 2차적 3가지 사랑의 유형, 그리고 3차적으로 9가지의 사랑의 유형을 정의했다. 1차적 사랑의 유형 3가지는 에로스(eros), 루두스(ludus), 그리고 스토르게(storge)이고, 2차적 사랑의 유형 3가지는 마니아(mania), 프라그마(pragma), 아가페(agape)이다. 이를 6가지 사랑의 유형으로 묶어서 부르기도 한다. 

  • ​에로스(Eros)는 낭만적 사랑이다. 
    이 유형은 관능적, 열정적인 사랑으로 신체적 매력을 중요하게 여기며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면 첫눈에 반한다. 상대가 자신에게 몰두하기 바라지만 소유욕이 아닐 수 있다. 

  • 루두스(Ludus)는 게임식 사랑이다.
    사랑이 진지하지 않다. 흥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사랑방정식이다. 그래서 흥미를 잃으면, 언제든 상대를 떠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지도 않고,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만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왜냐하면 사랑에 빠질 의도가 없고, 상대가 너무 깊이 다가오려고 하면 불편해하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 스토르게(Storge)는 우정을 토대로 한 사랑이다.
    우정에서 서서히 꽃피어나는 사랑이다. 우정의 특징상,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랑이다. 우정에서 애정이 연결되기에 상호 존중과 존경, 배려에서 사랑이 비롯되며, 오랜 기간 서로 떨어져 있어도 신뢰하기때문에 불안하지 않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그런 만큼 열정은 떨어진다. 

  • ​프라그마(Pragma)는 논리적이고 상품진열식 사랑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사랑방정식이다. 그래서 논리적이고 목록을 배열하듯이 사랑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자질을 상대가 가지고 있는지 본능적으로 계산하게 되며, 이성을 잃지 않기에 낭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마니아(Mania)는 독점하고 의존하는 사랑이다. 
    소유욕이 강하기에 의존적인 관계를 원하고 질투가 잦다. 그래서 감정기복도 심하고, 사랑을 수시로 확인하는 일방적인 사랑이다. 상대방 기분은 일도 생각치 않고, 강박과 집착을 보인다. 

무료심리검사 중 사랑의 유형검사(사랑의 색채이론 검사)


심리검사 전문기업 [한국가이던스] 홈페이지에 가면 30여가지 무료 심리검사를 바로 시도해볼 수 있다. 사랑의 유형 검사는 사랑의 색채이론에 따른 검사이다. 아래 링크를 클릭한 뒤, 아래로 내려가면 해당 검사를 바로 해볼 수 있다. 

http://www.guidance.co.kr/agmain/etest/etest_03.asp



2. 사랑의 삼각형 이론(Triangular theory of Love)


사랑이란 어떤 것으로 이루어졌을까?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사랑은 열정과 헌신 그리고 친밀감이라는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른바 《사랑의 삼각형 이론》으로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각주:4]가 개발한 사랑에 관련 이론이다.


사랑하려면 가장 먼저 열정(Passion)이란 뜨거운 감정이  있어야 한다. 

두번째는 헌신(Commitment)이다. 헌신이 없다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다. 헌신이란 겉으로 드러난 행동적 표현이다. 

세번째로 친밀감(intimacy)가 있어야 한다. 가깝고 편안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열정, 헌신, 그리고 친밀감이 있어야 사랑이라고 한다. 열정만으로 사랑이 존재하거나 유지할 수 없다. 헌신이나 친밀감 등도 마찬가지다. 세가지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적당히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사랑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사랑의 세가지 구성 요소


1) 친밀감은 서서히 뜨거워진다.

상대방이 편안하고, 잘 이해되는 것이다. 그래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지지와 인정 또한 긍정적이다. 이를 '따뜻한 사랑' 즉, 친밀감이란 사랑의 정서적 측면이며, 간단히 말해서 따뜻함(WARM)이다. 따뜻함이란 갑자기 뜨거워지는 게 아니라, 서서이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즉,  교제기간에  비례하여 친밀감은 서서히 증가한다. 


2) 열정은 욕망이다.

열정은 생리적 흥분을 동반하여 일체가 되고 싶은 강렬한 욕망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열정은 사랑의 동기적 측면이다. 온도는 뜨거움(HOT)이다. 급격하게 발전하지만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3) 헌신은 사랑의 약속이다.

헌신이란 사랑의 유지를 위한 약속이며 책임의식이다. 사실 헌신이 가장 필요한 것은 결혼 이후의 삶이다. 헌신이란 사랑의 인지적 측면이며 온도는 차가움(COLD)이다. 사랑의 맹세, 사랑의 징표 교환, 약혼이나 결혼 등은 서로가 서로에게 헌신하겠다는 약속이다. 


친밀감, 열정, 헌신의 조합으로 보는 사랑의 8가지 유형

Combinations of intimacy, passion, commitment


사랑의 유형

 구성요소

 친밀감 

 열정 

 헌신

 비사랑(Non-love)

×

×

× 

 우정(Liking/friendship)

 

×

× 

 짝사랑(Infatuated love)

×

× 

 공허한 사랑(Empty love)

×

×

 낭만적 사랑(Romantic love)

×

 허구적 사랑(Fatuous love) 

×

 우애적 사랑(Companionate love)

×

 완전한 사랑(Consummate love)


친밀감도, 열정도, 헌신도 없는 관계라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열정과 헌신은 있지만 친밀감만 있는 관계라면 그것은 우정이다. 친밀하니까 좋아하는 호감 정도의 수준이다. 친밀감도 없고 헌신하지도 않지만 열정만 발휘하는 것은 짝사랑이다. 다른 것 없지만, 헌신만 하는 사랑을 한다면 그것은 공허하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 아름다워보이지만, 결혼에 이를 수 없는 혹은 책임지지 않는 사랑은 낭만적 사랑이다. 


허구적 사랑이란 친밀감이 없는 데 사랑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따뜻한 마음이 없는 것은 장기적 관계로 지속되기 어렵다. 우애적 사랑은 부부상담에서 문제될 수 있다. 부부관계에서 성(Sex) 문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누구나 자유롭지 않은 문제일 뿐만 아니라, 결혼기간이 오래될 수록, 친밀감과 헌신은 있지만, 열정이 없는 상태는 우애적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좋다, 나쁘다"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사랑이 되려면 열정을 위해 부부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랑의 도형적 분석



사랑은 삼각형의 크기와 모양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 사랑의 삼각형을 통해서 우리는 현실적 사랑과 이상적 사랑을 비교할 수 있다. 또한 사랑의 삼각형을 통해 연인사이에 대해 평가해볼 수 있다. 과연 우리의 사랑은 어떤 삼각형일까? 만일 어느 한 변이 지나치게 길어서, 다른 두 변의 합을 초과한다면, 기본적으로 삼각형을 만들 조건도 성립되지 않는다. 아니면 다른 두 변이 짧아도 삼각형은 구성될 수 없다. 즉 사랑의 기하학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사랑이 되기 위해서는 3가지 구성요소의 균형적 존재와 발달이 필요하고, 사랑의 3대 요소가 지나치게 불균형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애정관계는 그만큼 불완전한 사랑이다. 삼각형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불완전하고, 도저히 삼각형이 될 수 없는 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랑의 삼각형의 크기



우애적 사랑이란 열정은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고, 친밀감과 헌신이 많은 경우에 존재한다. 반면에 낭만적 사랑은 헌신은 적지만, 열정과 친밀감이 주된 경우를 말한다. 인간의 삶에서 일반적인 결혼 관계는 우애적 사랑에 가깝고 연애하는 기간은 낭만적 사랑에 가까울 확률이 높다. 수십년 간에 걸쳐 열정이 존재하기는 쉽지 않지만, 사실 결혼하기 위해서는 열정과 친밀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즉문즉설의 법륜스님은 여성과 남성이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에 이르는 청춘 남녀들의 선택기준에 대해서, ① 외모 ② 경제력 ③ 성격(성품) ④ 생활질서 순서로 결혼을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 즉 낭만적인 사랑을 위해 필요한 순서라고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서 가족을 이루고 공동의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한 가장 올바른 순서는 그 반대라고 법륜스님은 말씀하신 바 있다. 즉 ① 생활질서 ② 성격(성품) ③ 경제력 ④ 외모의 순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장 볼 필요없는 외모에 우선적인 기준을 두고 산다고 진단한 것이다. 


현실적 사랑과 이상적 사랑


사람은 누구나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늘 현재의 내 사랑이 주로 내 헌신을 통해 이뤄지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늘 부족한 현실의 내 사랑을 아쉬워하면서, 완전한 삼각형의 이상적 사랑을 꿈꾸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사랑의 삼각형을 통해서 '이상적 사랑(소망)'과 '현재의 사랑(현실)' 삼각형의 모양과 크기의 일치 여부가 연인관계의 만족도를 알아볼 수 있다. 



이 글은 CNU CSI Ph.D. Course 2020-1학기 『통합심리분석세미나』
10주차 (학습기간: 2020.5.9~5.29 ) 온라인 강의를 기반으로 정리한 것이다. 



  1. 빅토르 마리 위고(Victor-Marie Hugo, 1802~1885)는 프랑스의 시인·소설가·극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파리의 노트르담》은 개인의 욕망에 눈이 어두워 살인까지 저지르는 프롤로 주교를 그린 바 있다. 가톨릭 교회는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과 《레미제라블》등의 걸작들을 금서로 지정해 신도들이 읽지 못하게 하였다. 결국 가톨릭과 화해하지 못한 위고는 교회의 기도마저 거부했다. [본문으로]
  2. 1881년 8월 31일 이런 유언장을 썼다. “신과 영혼, 책임감. 이 세 가지 사상만 있으면 충분하다. 적어도 내겐 충분했다. 그것이 진정한 종교이다. 나는 그 속에서 살아왔고 그 속에서 죽을 것이다. 진리와 광명, 정의, 양심, 그것이 바로 신이다. 가난한 사람들 앞으로 4만 프랑의 돈을 남긴다. 극빈자들의 관 만드는 재료를 사는 데 쓰이길 바란다.(...)내 육신의 눈은 감길 것이나 영혼의 눈은 언제까지나 열려 있을 것이다. 교회의 기도를 거부한다. 바라는 것은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단 한 사람의 기도이다.” 그는 1885년 5월22일 눈을 감았고 그의 죽음은 국장의 예를 받았고 그의 유해는 팡테옹에 안장되었다. [본문으로]
  3. 존 앨런 리(1933~2013)는 캐나다의 작가, 학자, 정치운동가, 그리고 LGBT 초기 옹호자로 유명하다. 사랑과 성(性, 섹슈얼리티)에 대한 사회학적, 심리학적 연구를 수행했고, 후기에는 자살과 죽을 권리를 옹호했다. [본문으로]
  4. 1949년생 미국의 심리학자이며, 코넬 대 교수이며, 그 전에는 와이오밍 대학교 총장을 역임했고, 오클라호마 주립 대학, 터프츠 대학, 예일대 등에서 교수로 지냈다. [본문으로]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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