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프란치스코 성인 대축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832년 전인, 1182년 이탈리아의 중부도시 아시시의 부잣집에서 태어나신 프란치스코는 모든 부와 명예를 버리고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신 대표적인 성인입니다. 


2014년 10월 4일 토요일 매일미사에 소개된 글을 보면, 성인은 기사의 꿈을 안고 전투에 나갔다가 포로가 되었고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합니다. 그 후로도 여전히 부잣집 아들답게 자유롭게 살아가던 성인은 중병에 걸려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던 끝에 변화를 맞이합니다.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 성인은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며 기도하는 생활을 시작하였고, 젊은이들이 모여들자 함께 프란치스코회(작은 형제회)를 설립하여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였다고 합니다. 성인은 1226년 만 44세의 젊은 나이에 선종하신 그를 2년 뒤 그레고리오 9세 교황이 시성하고, 이탈리아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됩니다.

오늘 대전교구의 아름다운 한 신부님은 오늘 오전 9시30분 미사 강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분을 생각하면 교황님을 생각하고, 그런데 이 이름은 프란치스코 아버지가 원래 프랑스 분이었고, 그래서 돌아가고 싶어하고 그리워해서 아들 이름을 프란치스코, 아름다운 프랑스, 이런 뜻이라고 들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넉넉한 가정에서 태어났고, 그렇지만 어느 순간 하느님 뜻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리죠. 어릴 적 그 분의 영화를 보면, 어떻게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소유할 수 있었는데 버릴 수 있었는가, 그리고 자유롭게 다니며 빵 덩어리에도 감사의 기도 드리고, 사람들이 박해를 해도 감사를 드리는 게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친과 절연하고 자신의 상속권을 포기하는 성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 당시 교회가 부유하고 많이 세속화되던 시대에 그래서 안된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고, 또 하느님의 말씀에 그대로 따라 사는 게 가능하고 그것이 가난하고 그리고 고달픈 삶이 결코 힘들지만은 않다 그런 것 만은 아니란 걸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성인은 예수님처럼 두 손과 두 발, 그리고 옆구리 바로 예수님이 찔리셨죠. 오상이라고 하는 데 그 오상을 받습니다. 오상을 받은 성인이 몇 분 계시지만,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 오상의 고통을 계속 겪으면서 삶을 마무리할 때까지 사셨는데요. 그러한 가운데 그리스도 말씀을 전적으로 따르신 분입니다. 

그래서 오늘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을 맞이하신 분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사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 그렇게 복음의 말씀 그대로 따라보려는 노력과 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 놓으면 죽을 것 같지만, 하느님께서 우릴 잡고 계신다는 걸 깨닫는 것, 프란치스코 성인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 같은 것을 많이 묵상하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이해받고 사랑받기 보다는 내가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것. 그런 은총들을 청하고, 특히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 성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그런 분들을 우리에게 주시도록. 그리고 우리 자신들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면서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2014-10-4(토) 오전9:30 미사 방경석 알로이시오 신부님 강론 @ 전민동성당


 기도하는 성 프란치스코


그리고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을 맞이하여, 복음적 가난의 일화를 소개해드립니다.  


프란치스코 성인과 제자들이 다함께 사십일 동안 단식을 하며 기도하던 중에 마지막 하루를 남긴 날한 제자가 너무도 배가 고파서 향긋한 스프 냄새에 이끌려 그만 한 숟가락 뜨서 스프를 먹고 말았습니다그걸 본 동료 제자들은 일제히 그 제자를 마음 속으로 질타하기 시작합니다그것도 참지 못하느냐며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그에게 어떤 질책을 하실지 바라봅니다.

 

그때 성인께서 말없이 숟가락을 들고는 그 제자가 먹던 스프를 드시자 다른 제자들 모두 그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그러자 프란치스코 성인은 '배가 고파서 미워 할 바에는 배불리 먹고 사랑하는게 낫다'며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무엇이 가난해야 하는가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배고픈 마음보다는 사랑으로 배부른 마음이길 바랍니다.

마음의 가난은 내 욕심의 배고픔을 잊고 하느님의 마음이 가득차게 하는 것입니다배고픈 이웃에게 넘치는 내 사랑을 떠 먹여주는 것입니다그래야 내가 하느님 나라를 채울만큼 가난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성인에게는 '평화의 기도'라는 유명한 기도문이 있습니다.


'평화의 기도'(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주님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어두움에 빛을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우리는 줌으로써 받고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 St. Francis of Assisi ... Prayer For Peace>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injury, pardon;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where there is sadness, joy.


O Divine Master, grant that I may not so much seek to be consoled, as to console; to be understood, as to understand; to be loved, as to love. For it is in giving that we receive; it is in pardoning that we are pardoned; and it is in dying that we are born to eternal life.

 

어느 날 저녁 프란치스코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어서, 나가 보았더니 꼴이 형편없고 생김새는 험상궂은 나병 환자가 문 앞에 서있던 것입니다. 나병 환자는 간청하기를 '밖이 몹시 추우니 잠시 방에서 몸을 녹이면 안 되겠느냐'고 하는 터에, 프란치스코는 주저함없이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환자는 다시 저녁을 함께 먹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프란치스코는 머뭇거림없이 함께앉아서 두 사람은 같은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어느덧 밤이 깊어졌습니다. 나병환자는 다시금 깊어진 밤이 되자 너무 춥다면서 부탁을 합니다. 프란치스코에게 알몸으로 자신을 녹여달라는 부탁이었던 겁니다. 프란치스코는 순순히 입었던 옷을 모두 벗어서 자신의몸의 온기로 나병 환자를 녹여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프란치스코가 일어나서 찾아보니 그 환자는 온 데 간 데가 없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녀간 흔적조차 없었습니다프란치스코는 곧 모든 것을 깨닫고는 자신과 같이 비천한 사람을 찾아와 주셨던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이 기도가 바로 유명한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문'이라고 합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