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프란치스코 성인 대축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832년 전인, 1182년 이탈리아의 중부도시 아시시의 부잣집에서 태어나신 프란치스코는 모든 부와 명예를 버리고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신 대표적인 성인입니다.
부친과 절연하고 자신의 상속권을 포기하는 성 프란치스코
기도하는 성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성인과 제자들이 다함께 사십일 동안 단식을 하며 기도하던 중에 마지막 하루를 남긴 날. 한 제자가 너무도 배가 고파서 향긋한 스프 냄새에 이끌려 그만 한 숟가락 뜨서 스프를 먹고 말았습니다. 그걸 본 동료 제자들은 일제히 그 제자를 마음 속으로 질타하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참지 못하느냐며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그에게 어떤 질책을 하실지 바라봅니다.
그때 성인께서 말없이 숟가락을 들고는 그 제자가 먹던 스프를 드시자 다른 제자들 모두 그것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성인은 '배가 고파서 미워 할 바에는 배불리 먹고 사랑하는게 낫다'며 제자들을 향해 말씀하십니다.
무엇이 가난해야 하는가?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배고픈 마음보다는 사랑으로 배부른 마음이길 바랍니다.
마음의 가난은 내 욕심의 배고픔을 잊고 하느님의 마음이 가득차게 하는 것입니다. 배고픈 이웃에게 넘치는 내 사랑을 떠 먹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가 하느님 나라를 채울만큼 가난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성인에게는 '평화의 기도'라는 유명한 기도문이 있습니다.
'평화의 기도'(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두움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 St. Francis of Assisi ... Prayer For Peace>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injury, pardon;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where there is sadness, joy.
O Divine Master, grant that I may not so much seek to be consoled, as to console; to be understood, as to understand; to be loved, as to love. For it is in giving that we receive; it is in pardoning that we are pardoned; and it is in dying that we are born to eternal life.
어느 날 저녁 프란치스코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어서, 나가 보았더니 꼴이 형편없고 생김새는 험상궂은 나병 환자가 문 앞에 서있던 것입니다. 나병 환자는 간청하기를 '밖이 몹시 추우니 잠시 방에서 몸을 녹이면 안 되겠느냐'고 하는 터에, 프란치스코는 주저함없이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 환자는 다시 저녁을 함께 먹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프란치스코는 머뭇거림없이 함께앉아서 두 사람은 같은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어느덧 밤이 깊어졌습니다. 나병환자는 다시금 깊어진 밤이 되자 너무 춥다면서 부탁을 합니다. 프란치스코에게 알몸으로 자신을 녹여달라는 부탁이었던 겁니다. 프란치스코는 순순히 입었던 옷을 모두 벗어서 자신의몸의 온기로 나병 환자를 녹여주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프란치스코가 일어나서 찾아보니 그 환자는 온 데 간 데가 없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녀간 흔적조차 없었습니다. 프란치스코는 곧 모든 것을 깨닫고는 자신과 같이 비천한 사람을 찾아와 주셨던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 기도가 바로 유명한 '성 프란치스코의 평화의 기도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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