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성당 장례미사 강론

2014-11-13(목) 오전 9시 장례미사

오소서 성령님 .. (교중. 새로나게 하소서)


오늘 유난히 추운 날 어르신을 보내드리는 장례미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여름의 푸르른 나뭇잎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푸르름이 거의 없는 그리고 한 해로서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에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또 한 분을 이제 보내드리는 장례미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한때는 푸르렀던 나뭇잎들이 어느 순간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지만 그 나뭇잎들은 곧 가을바람이 떨어져 길에 나뒹굽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단풍을 구경하기도 하고 어떤 시인은 낙엽을 제2의 꽃이라고 말하지만, 단풍은 열매를 맺는 꽃이 아니고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해마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 죽음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느낍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죠.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간다고 하지만, 그냥 가는 게 아니고, 우리 인생에는 죽음과 같은 그런 이별이나 고통이나 슬픔이나 이런 것들이 우리 삶에 깔려 있어서 우린 그걸 많이 통과하면서 성숙해지고 또 좌절하면서 그런 과정을 통해서 세상적인 것에 대한 애착들을 서서히 내려놓기도 합니다.


아마도 오늘 우리가 장례를 치르고 기도드리는 요셉 형제님도 우리와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살아가셨을 것이고, 우리도 이분과 비슷한 모습으로 언젠가는 성당이나 장례식장에 누워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삶에 대해서 진한 애착이나 절대적 의미를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지나가는 과정이고, 죽음을 향해서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 죽음이라는 과정을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큰 관심을 쏟을 것은 무엇인가? 그러한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가 있겠습니다. 하루를 살면서 종교란 무엇인가? 신앙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신앙인에게 하루하루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앙이 없는 분들에게는 하루하루가 큰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죽음이란 문제에 부딪쳤을 때, 신앙이란 게 그렇게 결코 작은 게 아니란 걸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우리가 이렇게 장례미사를 드리면서 주님께 청하는 것은 이 세상을 열심히 살아오신 요셉 형제님을 자비로우신 주님께서 받아주시며,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이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보상과 더불어 주님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길 청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 삶이 남은 우리들이 열매를 맺고 마감하는 순간까지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도 세상의 삶 만이 아니고 영원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하는 것입니다.


미사는 돌아가신 분과 남아있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하니 돌아가신 요셉 어르신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고, 남아있는 우리들도 서로서로 위로하고 우리의 삶의 의미를 더 잘 살피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이 미사에서 청해보도록 합시다.



11일(화) 선종하신 최병창 요셉(80세) 형제님을 위한 장례미사

2014-11-13 (목) 오전 9시  @ 전민동성당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님 강론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본문 내의 성경구절은 글의 구성을 위해 삽입된 것입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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