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015년 2월 13일자 '흔들리는 동국대, 스님들의 권력투쟁'이란 기사를 통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불교전통의 종합대인 동국대학교에서 벌어지는 총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을 짤막하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총장선출이라는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십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민주적인 밀실결정에 대한 의혹과 관련이 됩니다. 


흔들리는 동국대, 스님들의 권력투쟁?

요한의대학노트 2015/02/13 02:34




그 내홍 사태는 지난 해 연말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동국대 이사회가 차기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갑론을박만 거듭하는 가운데서 불거진 갈등의 불이 가라앉지 않고 번져가기만 하는 형국입니다. 어느새 한 해를 넘겨 2015년도 봄을 훌쩍 지나고 있지만, 동국대 정책집행자들의 결정 과정이 구성원의 지지와 공감을 얻지 못한 탓인지, 한 학생이 최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는 소식입니다.


동대신문 2015년 4월 21일(화)자 보도에 따르면 최창훈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총장선거의 전면 재실시'를 요구하며 21일 새벽 3시 만해광장 조명탑 위로 올라가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명탑 위에 크게 배너처럼 걸어놓은 현수막에는 '동국대학교는 종단의 소유가 아닙니다!'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은 총장 선출에 대한 종단의 개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동대신문 2015.4.21자 최창훈 대학원총학생회장, 고공농성돌입 기사 중 일부



15미터 높이의 조명탑에서 최창훈 회장은 "조계종단의 총장 선출개입과 표절논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보광 스님의 총장선임에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기자회견을 통해서 "종단의 정치와 권력다툼이 교육과 연구가 최우선이어야 할 대학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하면서, "25일 이사회에서 보광스님이 총장으로 선임돼서는 안 되며 총장선거를 원천 재실시하기 전까지 고공농성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동대신문 2015.4.21자 최창훈 대학원총학생회장, 고공농성돌입 기사 중 일부


사진출처: 동대신문 2015.4.28자 고공농성돌입 지지기자회견 기사 중 일부



한편 이 분의 고공농성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고공농성 일주일 후인, 2015년 4월 28일 오전 11시 30분, 학내외 15개 단체가 만해광장 조명탑 아래에서 지지 기자회견을 연 겁니다. 사실 8일째를 맞이하는 상황이었지만, 종단은 아무런 입장의 변화가 없었던 때였습니다. 어느덧 사태는 학내외의 관심표명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4월 28일의 기자회견에서는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교육혁명 공동행동,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단국대와 서울대 총학생회, 서울대학내의 인문대, 사회대 학생회, 대학공공성실현을 위한 대학생 네트워크 '모두의 대학',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한생위원회(준),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전국학생행진,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 등 총 15개의 단체라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국대학교는 2014년 12월에 열린 이사회를 통해 총장선출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대한불교조계종이 특정 총장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생긴 바 있습니다. 동국대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최종 후보 3인은 김희옥 전 총장, 조의연 교수, 그리고 승려 한보광 교수(보광스님)입니다. 그런데 전임 김 총장과 조의연 교수가 돌연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단독후보가 등장하는 순간입니다.


바로 이 순간에 의심이 생겨납니다. 각자 33.3%의 선출가능성을 가진 2명의 후보가 조계종단의 고위 인물과 식사를 한 이후에 사퇴를 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독후보로 선출이 확실해진 보광스님에 대해서 학교 구성원의 인심이 좋지 않았습니다. 우선 최근 집필한 논문 2편에 대한 표절 의혹도 있습니다. 게다가 종단에서 동국대 총장은 스님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얘기도 공동체의 마음을 상당히 상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반대하는 학생들과 교수들은 투쟁에 들어갔습니다. 교수님들은 '학생들 앞에 부끄럽지 않고 싶습니다.'라는 성명을 내면서 "표절 총장 반대"를 주장하는 교수릴레이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일동이 발표한 성명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동국대 교수님들의 스승어린 마음이 읽히는 글입니다.




학생들 앞에 부끄럽지 않고 싶습니다


- “표절총장 반대” 교수 릴레이 단식에 들어가며-


아무리 급해도 바늘 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 바늘이 부러진 바늘이면 더욱 그러합니다. 외압 파문에 표절까지 겹친 총장 선임 문제가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안정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일리 있습니다. 하지만 “표절총장에게서 졸업장을 받지 못하겠노라”는 학생들의 외침에 뭐라 답변해야 할까요. 이 상태에서 총장만 뽑으면 안정될까요. 땅에 떨어진 대학의 명예와 구성원의 자긍심이 회복되며, 소통과 화합으로 새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 학생들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내고 있습니다. 한 학기 등록금 약 350만원을 아르바이트로 벌려면 최저임금 5,580원 기준으로 627시간을 일해야 합니다. 하루 4시간씩 잡더라도 꼬박 156일, 즉 한 학기 내내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아시다시피 그 등록금에서 교직원의 월급이 나옵니다). 빚을 지면서 대학에 다녀야 하고, 취업의 문마저 비좁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제자들이 “표절총장으로 동국대 학생임을 부끄럽게 여기게 하지 말아달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학교의 명예가 추락할 경우 취업조차 불리해질 것이라며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굶기로 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만이라도, 또는 한 끼만이라도 굶기로 했습니다. 제자들의 신음소리를 우리도 듣고 있음을, 우리도 아프다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렇게라도 동국대학교라는 교육공동체를 지켜내고 싶습니다. 또한 그렇게 굶어 얼마간 돈이 모인다면,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위해 쓰고자 합니다.


“일곱 집을 들러도 발우(鉢盂)에 음식이 채워지지 않으면 더 이상 탁발하지 말고 중생들과 함께 굶으라”고 부처님은 가르치셨습니다. ‘굶주림’도 함께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생활형편도 자존감도 궁핍한 학생들 과 ‘함께’ 굶어, ‘함께’ 배불러보았으면 합니다.


이번 주 토요일(4. 25) 10시 강남 메리어트호텔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호텔 이사회’란 바로 우리 대학의 위기상황을 말해주는 게 아닐까요. 물론 총장 선임권은 이사회에 있음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교수된 자의 양심에 비추어 도저히 표절하신 분을 총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교육의 근간을 허무는 일이고, 제자들의 신음소리를 외면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보광스님께서 혹시 법적 총장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우리의 총장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비’라는 단어의 어원은 ‘중생의 신음소리’라 들었습니다. 보광스님께서는 부디 지금이라도 ‘방하착(放下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여러 이사님들께서는 동국대 구성원들의 ‘신음소리’를 잘 살피시고, 109년 이어온 불교 종립대학의 진정한 안정과 발전을 위해 현명하게 판단해주시기를 고대합니다. 우리는 모든 구성원의 축하와 환영 속에 총장 취임식을 치르고 싶습니다.


2015. 4. 20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 일동


<이렇게 동참해주십시오>

● 월요일(4. 20)부터 불상 주변에서 1일 릴레이 단식을 시작합니다. 오전11시에는 간단한 행사를 하고자 하오니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단식은 비대위원을 중심으로 하루씩 진행합니다(아침 9시~저녁 6시 불상 옆 천막; 그 이후는 교수협의회 사무실). 참여해주실 선생님께서는 언제든 그리로 오시면 됩니다.

● 물론 각자 사정이 다르시니 한 끼 단식만 하셔도 됩니다. 꼭 단식하지 않으시고, 편한 시간에 들러 격려만 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 천막이건 교협 사무실이건,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아닙니다. 자유롭게 들르셔서 대학의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시고 또 오랜만에 회포도 푸실 수 있는 화기애애한 자리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편 학생단체와 교수협의회의 주장을 비판하는, 혹은 비난하는 듯한 대량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매체도 있습니다. 법보신문이란 곳입니다. 2015년 4월 21일자 기사(인터넷) '친일 매도했던 총학 이번엔 고공농성'이란 기사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학생들은 외면하고 있으며, 호응이 없자 극단적 행동으로 자기 생각을 강요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교계 시선이 곱지 않다는 식으로, 사건의 객관적인 보도에 기자의 주관적 시선을 슬쩍슬쩍 집어넣습니다. '학생답지 못한 행동'이라거나, '호응이 없다'거나, '외면한다'거나 '교계 시선이 곱지 않다'거나 등이 그런 주관적 가치관을 담은 단어들입니다. 


특히 법보신문은 이 상황을 [집중취재 - 동국대 사태]라는 박스로 크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사의 방향은 주로 학교당국을 지지하는 쪽으로 보여집니다. 보광스님의 총장선출 과정을 적극 옹호하는 기사를 대량 생산 중입니다. 흥미로운 관찰거리로 보여집니다. 법보신문은 불교계의 조선일보는 아닐까 생각하게 만듭니다. 다음 이미지는 2015년 4월 30일 캡쳐한 법보신문 1면 이미지입니다. 



법보신문의 주장과 달리, 많은 이들이 이사회의 결정이나 학교측의 일방통행을 비판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 일동의 4월 20일자 성명서나, 4월 28일자 학내외 단체의 고공농성 지지성명 외에도, 4월 23일(목)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교수 73인 모임의 성명서도 있습니다. 실명을 밝힌 32명의 정교수와 익명의 정교수 15인 등 정교수 47명과 부교수 26인까지 모두 73명입니다. 동국대학교에는 2014년 기준으로 정교수 273명, 부교수 129명이라고 합니다. 성명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표절총장’ 선출을 강행하지 말라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정교수들의 요구-


우리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정교수들은 총장 선출 유예 이후 참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학의 운명을 좌우할 총장 선출이 조계종 총무원의 개입으로 왜곡된 사태 앞에서 우리는 무력함을 절감하며 참담한 심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만해광장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학원생을 비롯해서 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염려하는 충정에서 학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시위와 농성의 대열에서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학생들을 가르치고 보호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과연 우리가 교수로서의 도리를 다하고 있는가, 무거운 마음으로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계종 총무원 일부 인사들이 특정 총장 후보에게 사퇴 압력을 가한 행위는 총장 선출의 법적 절차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었고, 대학의 자치권에 대한 침해였다. 이후 학내 교수, 직원, 학생들이 제기한, 좁게는 민주적인 총장 선출에 대한 요구, 넓게는 자율적인 대학 공동체에 대한 요구는 극히 정당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법인 이사회는 그러한 요구에 전혀 응답하지 않았고,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는 특정 정파의 당파적 주장인 것처럼 호도되어 왔다. 우리는 작금의 혼란을 지켜보며 대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인 물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학교법인이 대학 운영 주체임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대학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 누구나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원칙이 있다.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곳이자 정의를 추구하는 곳이라는 원칙이 그것이다. 어떤 정책, 어떤 주장도 그것이 진리 탐구와 정의 추구의 사명에 역행하는 것이라면 결코 용인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법인과 행정 당국은 대학 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명분 하에 그동안 대학의 사명을 저버린 경우가 없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지금은 특히 그 거룩한 사명으로부터 지혜를 얻어 대학을 타락과 분열의 위기로부터 구제할 때이다.


보광스님(한태식 후보)의 논문 일부는 표절임이 명백하게 입증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보광스님이 대학을 통솔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판단한다. 논문 표절의 오명에도 불구하고 보광스님이 총장에 선임된다면 그것은 우리 대학이 진리와 정의의 장소이기를 포기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표절 총장 밑에서 교수들은 과연 얼마나 권위를 가질 수 있겠으며,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긍지를 가질 수 있겠는가. 들려오는 이야기대로, 이사회에서 보광스님의 총장 선임을 강행할 경우, 우리 대학의 위신이 얼마나 크게 손상될 것인가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보광스님의 총장 선임은 우리 대학의 역사에 유례없는 추문이 될 것이고,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모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다. 그동안 대학 안팎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희생으로 힘들게 쌓아 온 위상이 일시에 추락할지 모를 상황을 우리 대학은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학 운영에 책임이 있는 사람 모두는 사심 없는 마음으로 돌아가 대학을 진정한 진리와 정의의 공동체로 소생시킬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


이에 우리 정교수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이사회는 보광스님을 총장으로 선출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라.

하나, 보광스님은 동국대학교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총장 후보에서 사퇴하라.

하나, 이사회는 총장 선출의 합리적, 민주적 절차를 정비하여 총장 선출을 재실시하라.

         

2015년 4월 23일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정교수 모임

 

(가나다순) 권승구 김낙년 김방옥 김상일 김애주 김  준 김홍일 김황록 남근우 노대환 박병식 박순성 서태룡 석원경 송병호 송일호 오충현 윤재웅 이경철 이상영 이상일 이영면 이종대 이호규 장시기 조훈영 차승재 최인숙 한만수 한철호 홍윤기 황종연


이상 32인과 그 밖의 정교수 15인, 뜻을 같이하는 부교수 26인총 73인



전 국민의 97%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전 지구 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입니다. 그 나라에서는 국가의 발전 기준을 국민총생산(GNP)이나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같은 물질적 기준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그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국민총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는 천주교나 개신교 국가가 아니라, 불교의 나라 부탄입니다. 가난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합니다. 아무래도 통계적 증명을 따진다면, 가난해야 하고 불교왕국이어야지 행복할 수 있다고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는 가톨릭이나 개신교 국가들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현재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불교 종단인 조계종과 전통있는 명문 불교대학인 동국대학교는 현재 전혀 행복한 상태가 아닙니다. 부탄의 행복에서 보여지듯이, 행복은 오늘 나의 삶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면서, 육체적이고 정신적으로 개인의 욕망과 소망이 모두 충족되는 지속가능한 상태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통계적 지표를 따지는 잣대로 부탄이 선택한 것은 GNH인 겁니다. 1974년에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당시 국왕이 만들었다는 국민총행복지수는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따라가려는 롤모델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정신의 위대한 실천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동국대학교는 현재 편이 갈려서 싸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대학 내의 교수들도 편이 갈리고, 학생들은 편이 갈리도록 조장되고, 불교계 언론매체도 입장에 따라 다른 관점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공정하지 못한 과정과 결과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교적 전통은 바르게 살아 깨달음을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전통을 전 사회적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 조계종단일 것이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교육을 받으며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이들이 동국대학교의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가톨릭계의 대표적인 사립대학인 서강대학교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교육을 지향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불교의 연기설에 따르면, 바른 삶을 살아야 평화와 행복이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인과응보의 불교적 요청을 가장 잘 알고 있을 대한민국 불교계의 대표적인 교육현장이 지금 크게 멍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갈등은 단지 그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372년 불교가 고구려에 전래되어 오랫동안 한국의 문화로 자리잡은 이래로, 그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유형 무형의 가치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작금에 보여지는 것처럼, 이러한 문화적 전통과 사회적 안녕이 경제적 성장과 이기적 갈등과 탐욕에 저당잡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오랜 전통과 명망을 간직한 동국대에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이미 우리 사회의 병세가 치유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반증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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