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에 가까이 가면 타 죽는다?
2015년 7월 8일 수요일자 경향신문 3면 정치면 보도 중에 [유승민 포기한 김무성 '순망치한' 신세 … "동반사퇴" 요구 쏟아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정환보 기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유승민 원내대표를 포기하는 수순으로 가게 된 심리적 원인을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체득한 "권력에 가까이 가면 타 죽는다", "고개 들면 죽는다"는 정치철학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내용을 소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25일 개최된 제26회 국무회의의 발언을 통해서, "국회법 개정안은 정부의 행정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만듦으로써 국정에 심각한 지체와 퇴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며, "여당의 원내사령탑도 정부여당의 경제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입니다."라고 밝히면서, "정치적으로 선거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로 패권주의와 줄세우기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지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야 정치권을 맹비난한 것이어서 거센 후폭풍이 정치계에 몰아닥쳤고, 특히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친박 세력의 사퇴압력에 시달렸고, 당은 친박 세력과 비박 세력의 내홍으로 치달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015년 7월 8일 의원총회를 열어 <원내대표 사퇴권고 결의안>이라는 표결없는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기로 한 것이다.
"권력에 가까이 가면 타죽는다."라는 심리의 반영이라는 분석이 등장하기까지 정부와 여당의 권력관계 안에서 펼쳐진 사정이 그러했는데, 그렇다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뽑은 유승민 원내대표는 혼자서만 타죽을까?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2016년) 4월의 총선에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의 크기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믿음이 이러한 상황의 전개를 뒷받침해주고 있을 것인데, 그것이 국회의원 개개인의 심리에 압박감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존재할 것이다. 결국 문제는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으로 귀착된다. 단순하게 말하면 투표하는 국민만이 정치적으로 존중받는다는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한 국무회의에서도 분명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세상의 모든 문제는 결국 '국민의 심판'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발언에서 영감을 얻어야 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선거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로 패권주의와 줄세우기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주셔야 할 것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2015-6-25, 목)의 제26회 국무회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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