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8(목) 저녁 7시30분 미사
천주교 대전교구 전민동 성당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것의 의미
- 하느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고백 -
오소서 성령님! (교중. 새로 나게 하소서)
어제 오늘 우리는 사무엘기 하권의 말씀을 제1독서로 듣습니다.
다윗이 나름대로 천하통일을 한 다음에 ‘하느님의 성전을 지어야 되겠다.’ 이런 마음을 가졌죠. 그렇지만 나탄 예언자를 보내서 하느님께서는 다윗이 성전 짓는 걸 바라지 않고 오히려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짓도록 하십니다.
사실 유다 민족의 임금은 사울과 다윗, 그리고 솔로몬으로 이어지는데, 하느님께서는 임금을 세우는 것을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셨습니다. 임금을 세우는 것은 다른 민족들처럼 전쟁에 나기서 이기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한 사람이 바로 다윗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써먹는 말 중에 ‘다윗도 성전을 짓지 못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윗의 업적으로 보았을 때, ‘하느님 성전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느님은 그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렇다면 다윗을 싫어했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하느님은 다윗에게 큰 복을 내리십니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사무엘기에서는 왜 하느님은 다윗으로부터 성전을 지어 바치는 것을 거부했는지 이유가 나오지 않지만, 다른 성경 구절에서는 다윗이 전쟁 등으로 피를 묻힌 손으로 성전을 짓는 걸 원치 않으셨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어쨌든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고 최고 권력자입니다. 하느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관점에서 볼 때, 다윗이 이제 하느님의 성전을 지어 바치겠다는 것은 다윗을 중심으로 한 판단이므로 안 맞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것은 권력이나 정권과 관계된 것일 수도 있고. 하느님이 주인이 되시어 역사를 이끌어나가길 원하시는 것이지만, 다윗은 자기가 원해서 바친다는 것이 대비되는 것입니다.
판관 시기가 끝나고 나서 왕정이 시작된 시대에는 왕이 하느님 뜻보다는 자신의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그런 것을 하려는 걸 하느님이 거부했을 수도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것은 국가 공권력과 하느님의 대결구도라고도 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을 권력에 의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하느님께서는 그것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상충되는 대목이 바로 다윗의 성전봉헌에 관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우리 신앙인들은 역사의 주인은 하느님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역사를 구세사라고 이야기하죠. 하느님께서 개입하셔서 세상을 이끌어 가시는 역사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와 반해서 돌아가는 면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한다면 그런 관점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모든 것을 다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도전장을 냈지만, 하느님께는 그것이 통하지 않았어요. 다윗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권력자들은 자기로부터 권력이 나온다고 이야기합니다. 빌라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일 권한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관점, 하느님의 관점은 달랐습니다. 또 우리의 관점도 다릅니다. 지금 세상의 권력자들, 부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포함해서 언론권력, 정치권력, 명예욕 등이 모두 하느님께서 나왔다면 우린 하느님 뜻을 향해서 있어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그것에 등지고 있다면 오늘 독서에 나오는 것 같은 게 아닐까요?
하느님은 당신의 집을 지어 바치겠다는 생각을 대환영할 수도 있지만, 권력으로부터 나오는 욕심과 하느님의 뜻과 반대되는 동기와 마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시대를 살면서 권력은 어디로부터 오는지를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온다고 하지만, 우리는 엄밀한 의미에서 하느님께로부터 온다고 생각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뜻을 먼저 고민해봐야 합니다. 과연 하느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교회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것들을 우리가 알아야 하고 그렇게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2016.1.28(목). 오후 7: 30 목요저녁미사
천주교 대전교구 전민동 성당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님 강론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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