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심리학, 노안영, 강영신 공저, 학지사 2003년 1월, 19,000원


이 책은 대학 교재이다. 19,000원이다. 할인은 없다. 꾸준하게 신학기가 되면 팔리는 모양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성격'을 심리학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그래서 첫번째 꼭지로 설정한 주제가 바로 '성격의 이해와 연구'에 대한 것이다. 성격의 정의를 내리고, 그 성격에 대한 이론들이 다루는 문제들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성격의 이해와 이론적 주안점들을 살펴보았으니, 그 다음으로는 성격의 평가와 성격의 연구방법이 뒤를 잇는다.

 

<성격심리학>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더 크게 보면, <성격심리학>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초판은 2003년 1월 10일에 나왔지만, 13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개정하지 않은 채로 그냥 추가 인쇄를 해서 잘 팔고 있다. 대학이나 대학원의 주요 교재로 판매되는 스테디 셀러이기 때문에, 사실상 최근의 이론을 담아내거나 중요한 변화들에 맞춰 작은 개정을 위한 노력이라도 보여주는 게 맞겠지만, 오히려 스테디 셀러라는 이유로 인해 안 고쳐도 볼 수 밖에 없는 책이 되었다. 

이 책은 심리학과 관련된 고전이 아니다. 이 책은 <성격심리학>을 소개하는 개론서이며 입문서이다. 따라서 개정해야 할 일이 당연히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보지만, 무지한 필자의 단견으로 섣불리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500쪽 분량(정확히 494쪽)의 책이며 19,000원이라는 책 값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제1부와 제7부를 빼고 나면 모두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대체로 한 장(章)에 한 명의 학자가 소개되고 있다


20명의 이론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19개의 장(章)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한 학자 별로 하나의 장(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인데, <제3장 프로이트>부터 <제21장 엘리스와 벡의 인지적 성격이론>까지가 그것이다. 21장에서는 엘리스와 벡이 함께 등장한다. 

그래서 각 장(章)의 제목은 OO의 OOO 이론. 그리고 세부 목차는 다음과 같이 공통적이다.

  • 1. 학자의 생애

  • 2. 주요개념 

  • (3. (프로이트 편에만 유일하게 들어있는) 성격의 발달 )

  • 3. 성격평가기법

  • 4. 성격이론의 적용


19개의 이론 중 17개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고, 2개의 장(13장, 16장)에서는 목차가 좀 다르다. <제13장. 생물학적 유형론과 성격의 5요인 모델>은 '1. 아이젠크의 생물학적 유형론, 2. 성격의 5요인 모델'이라는 2개의 세부 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6장. 실존의적 접근>은 '1. 실존주의적 접근의 대표적 학자와 개념, 2. 주요개념, 3. 프랭클의 의미치료'라는 3개의 세부 꼭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책의 전체 22개 장(章)에는 공통적으로 <요약>, <Review Questions>, <성격연습: 해당 OO관점>으로 똑같이 구성되어 있다. 다만 마지막 장인 <제22장 성격이론의 추세와 전망>에서만 요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성격이론의 추세와 전망이란 주제는 일반적 추세 외에 정신역동적 관점, 성향적 관점, 인본주의적 관점, 행동 및 사회적 학습관점, 그리고 인지적 관점에 대한 추세와 전망을 저마디 논하는 간단한 소개글이기때문에 집약하여 하나로 요약할 수가 없다는 사정이 반영된 것이다. 

 

책의 머리말에서 뽑아낸 이야기들


이 책의 대표 저자는 노안영이다. 노 교수는 2002년 8월에 작성한 머리말에서 (미국에서 상담심리학 공부를 하고 귀국하여) '1993년 가을학기부터 성격심리학 과목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라고 말하고 있다. 1954년생으로 1993년이란 만 39세의 청장년이란 뜻이다. 그리고 당시에는 학부생들을 위한 마땅한 교재를 고민하다가 슐츠(Schultz)가 쓴 영어책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9년동안(1993~2002) 매디(Maddi), 프래거와 제임스(Frager & James), 젤리와 지글러(Hjelle & Ziegler), 머렌스와 브래니건(Merrens & Brannigan), 슐츠와 슐츠(Schultz & Schultz), 퍼빈과 잔(Pervin & John), 잉글러(Engler) 등의 영어로 된 책들을 보았다고 한다. 

심리학도 여지없이 미국에 종속된 학문인지, 이런 책들을 저자는 '원서'라고 불렀다. 물론 우리 입에 뿌리박힌 '원서'란 표현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려는 기록은 아니다. 다만 '원서'라는 표현에 대해서 생각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언급을 해 둔다. 


성격심리학은 심리학의 뿌리라고 노안영은 주장한다


저자 노안영은 성격심리학이 심리학의 뿌리라고 주장한다. 나는 누구인지 모르지만, '머레이'란 사람이 지적했다면서 하는 말이 성격심리학은 인간학으로 '자기내재적 목적지향 체계'(self-contained teleological system)인 나눌 수 없는 개인(individual)을 연구하기 때문에 심리학의 뿌리가 된다는 주장이다. 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자기내재적 목적 지향 체계란 게 무슨 말인가? 뭔가 인간이라면 타고한 체계가 있으며 그것을 성격이라고 한다면, 그걸 건강하게 만드는 것을 연구하는 게 성격심리학이란 뜻인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설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머리말에서 건질 수 있는 것은 공저자 강영신에 대한 정보다. 강영신은 이 글에 따르면 노안영의 제자다. 흥미롭게도 이 책의 초판이 등장하던 2003년 시절에 강영신은 전담대학에서 학사(1993)와 석사(1996)를 졸업하고, 2002년에 박사과정을 수료한 상태였고, 2016년 현재의 강영신은 전남대 심리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영신은 누구인가


서울대 출신의 노안영이 전남대에 부임해서 처음으로 키운 제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강영신의 학부 전공은 영어영문학이고, 1993년에 졸업했다면 1989학번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1970년생 전후로 추정이 된다. 1993년 영문과를 졸업하고 심리학과 상담심리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밟은 것이다. 
머리말에서 노안영은 "이 책이 출판될 즈음이면 그녀가 먼 이국 땅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허전하게 한다. 헤어짐이 나의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한다. 나는 그녀가 미국에서도 버티고 헤쳐나갈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는 식으로 무진장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알라딘의 저자 약력 같은 걸 찾아보면 강영신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노스이스턴 대학교에서 상담심리학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되어 있다. 또 소개 글에서는 "현재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라고 되어 있지만, 2016년 9월 8일 전남대 심리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부교수로 되어 있다. 최근에 승진한 것 같다. 아무튼 강영신은 박사 학위과정 동안 매사추세츠 의과대학 내 Center for Mindfulness의 MBSR 집단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후 마음챙김 관련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도 마음챙김관련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알라딘은 소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목차를 살펴보겠다

이 글의 전반부에서 이 책의 목차를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이제 세부적으로 목차를 살펴보겠다. 이 책은 총 7부로 되어 있다. 제1부 입문과 제7부 마무리 글을 제외하고 총 5개의 부(部)에서 19개의 장(章)으로 20명의 주요 인물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 5개의 부(部)로 나눴다는 것은 19개의 이론을 5개의 상위 그룹으로 묶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성격심리학> 이론의 5대 영역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정신역동적 관점(제2부 - 8개의 장들 - 제3장부터 10장까지)
성향적 관점(제3부 - 3개의 장들 - 제11장부터 13장까지)
인본주의적 관점(제4부 - 3개의 장들 - 제14장부터 16장까지)
행동 및 사회적 학습 관점(제5부 - 3개의 장들 - 제17장부터 19장까지)
인지적 관점(제6부 - 2개의 장들 - 제20장과 제21장)

그러면 각 관점 영역별로 포함되어 있는 이론의 명칭을 나열해 보겠다.


정신역동적 관점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융의 분석심리학, 호나이의 신경증적 성격이론, 설리반의 대인관계 이론, 머레이의 욕구 및 동기이론, 프롬의 성격유형,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성향적 관점
올포트의 특질이론, 캐텔의 특질이론, 생물학적 유형론(아이젠크)과 성격의 5요인 모델

인본주의적 관점
매슬로우의 자아실현 접근, 로저스의 인간중심 접근, 실존주의적 접근

행동 및 사회적 학습 관점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형성, 로터의 사회적 학습이론, 반두라의 사회적 인지이론

인지적 관점
켈리의 개인 구성개념 이론, 엘리스와 벡의 인지적 성격 이론


19명의 대표적인 발언을 소개한다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 다다랐다. 500쪽 가까운 이 책의 이론을 소개하는 제 3장부터 제21장까지에는 각 이론을 대표하는 학자들의 대표적인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그 글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정신역동적 관점

  • 3장- 프로이트 (1856~1939)의 정신분석
    정신분석자는 발굴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고고학자처럼 가장 깊숙히 감추어진 가장 값진 보물을 찾을 때까지 환자의 정신을 한 층 한 층 벗겨가야 한다. 

  • 4장 - 아들러(1870~1937)의 개인심리학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열등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 5장 - 융(1875~1961)의 분석심리학
    나의 인생은 무의식의 자기실현에 대한 이야기이다.

  • 6장 - 호나이(1885~1952)의 신경증적 이론
    정신분석의 목표는 본능을 다룰 수 있도록 환자를 돕는 게 아니라, 신경증 경향성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로 불안을 감소시키도록 돕는 것이다.

  • 7장 - 설리반(1892~1949)의 대인관계 이론
    성격은 개인이 대인관계에서 타인을 다루는 특징적인 방식들로 구성된다.

  • 8장 - 머레이(1893~1988)의 욕구 및 동기이론
    개인의 성격은 이상적으로 개인의 생애에 걸친 일련의 사건들을 의미하며, 성격의 역사가 성격이다.

  • 9장 - 프롬(1900~1980)의 성격유형
    인간 정신의 이해는 존재의 조건에서 비롯되는 인간 욕구의 분석에 근거해야 한다.

  • 10장 - 에릭슨(1902~1994)의 심리사회적 발달
    성격은 인간 유기체의 준비성 내에서 사전에 결정된 단계에 따라 발달된다.


성향적 관점
  • 11장 - 올포트(1897~1967)의 특질이론
    성격은 개인의 특유한 행동과 사고를 결정하는 심리신체적 체계인 개인 내의 역동적 조직이다.

  • 12장 - 캐텔(1905~1998)의 특질이론
    성격은 개인이 어떤 환경에 주어졌을 때 그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 13장 - 아이젠크(1916~1997)의 생물학적 유형론
    인간 유기체의 행동은 생물학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의 의해 결정되며, 이러한 두 요인 중 어느 한쪽의 강조는 과학의 발달을 방해한다. 


인본주의적 관점
  • 14장 - 매슬로우(1908~1970)의 자아실현 접근
    자아실현은 계속되는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매 번의 선택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 15장 - 로저스(1902~1987)의 인간중심 접근
    신기한 역설은 내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할 때 내가 변화한다는 것이다.

  • 16장 - 프랭클(1905~1997)의 실존주의적 접근
    지혜는 지식과 더불어 지식의 한계에 대한 자각을 의미한다.


행동 및 사회적 학습 관점

  • 17장 - 스키너(1904~1990)의 조작적 조건형성
    자유는 강화 수반성의 문제이지 수반성이 생성하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 18장 - 로터(1916~2014)의 사회학습 이론
    행동잠재력은 기대와 강화 가치의 함수이다.

  • 19장 - 반두라 (1925~현재 91세)의 사회적 인지이론

  • 인간행동은 인지, 환경, 행동 요인을 수반하는 상호결정론에 기인한다.


인지적 관점
  • 20장 - 켈리(1905~1967)의 개인 구성개념 이론
    개인은 과학자로서 자신의 구성개념에 근거하여 사건을 해석하고 예언하고 통제한다.

  • 21장 - 엘리스(1913~2007)와 벡(1921~ 현재 95세)
    당신의 감정 혹은 행동은 일어난 사건에 대해 당신이 갖는 신념의 결과이다. (알버트 엘리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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