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논 (2018) Anon

★★★☆☆

평점6.7/10 | 범죄/미스터리/SF/스릴러 |  독일, 미국, 캐나다
99분, 청소년관람불가 | (감독) 앤드류 니콜 | (주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클라이브 오웬


영화에서 유일하게 볼만한 인물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검색되지 않는 인물이다. 이 영화는 2018년 영국의 SF 스릴러물이다. 모든 건 감시되고, 익명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 사회에서 형사는 지나가는 인물이나 물건의 정보를 순식간에 스캔해서 정보를 파악한다. 별도의 도구도 필요없다. 눈에 무슨 장치를 했는지 충분한 설명은 없지만, 그저 눈으로 바라만 보아도 서로가 서로를 검색하고, 또 지나간 기억을 영상으로 불러들여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을 일컬어 심안(Mind's eye)라고 부른다. 일종의 증강현실 장치라고 이해하면 된다. 

결국 온라인으로 정보가 수집되는 서버나 중앙통제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 이름은 에테르(The Ether)이다. 에테르는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제5원소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테르>라고도 하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푸른 하늘을 의인화한 신(神)을 뜻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신의 이름을 빌려서, 지상의 4가지 원소와 다른 별개의 천상의 물질이라면서 제 5원소의 이름을 에테르라고 했다고 한다. 뤽 베송이 감독을 맡고, 브루스 윌리스와 밀라 요보비치가 주연을 맡았던 프랑스의 영어판 SF 영화 [제5원소](1997)도 역시 에테르를 말하는 것이다. 

아무튼 주인공 살 프라이랜드(Clive Owen 클라이브 오언)은 출근길에 한 여자(아만다)를 지나쳤는데, 이상하게도 개인정보가 뜨지 않는 익명의 여자였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이후 벌어지는 연쇄살인들과의 관련성을 나중에야 의심하게 된다. 


검색당하지 않는 익명의 해커를 연기한 아만다 사이프리드


영화는 시종일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연기한 익명의 여성을 범인으로 단정하고 추적하는 일련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후 반전이 있기는 있다. 영화는 개인정보가 거의 완벽히 통제된 미래 사회에서, 개인 정보를 공유하고 싶지 않은 개인들이 해커를 매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런 상황의 개인들이 왜 죽임을 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 영화는 피살자들이 
심안(Mind's eye)을 해커 범죄자에게 해킹당한 채로 1인칭 화면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이마에 총을 맞는 식의 살인을 당하는 일종의 권총 게임스러운 장면을 연출한다. 그러나 영화 전체적으로 절제된 배경 영상은 오히려 몰입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결정적 반전과 이로 인해 해소되는 순간을 보는 지점에서는 오히려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높이 살만하지만, 몇 차례 등장하는 19금 장면들은 과연 그런 장면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선한 아이디어와 영화의 소재를 보았을 때, 오히려 15금 정도로 했을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작성일 2020년 4월 6일(월)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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