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랙션 (2020) Extraction

★★★

평점8.3/10 | 액션/드라마 | 미국 | 2020.4.24 넷플릭스 개봉

116분, 청소년관람불가 | (감독) 샘 하그레이브 | (주연) 크리스 헴스워스



영화관에서 개봉했다면 대형 화면에 펼쳐진 영상미가 흥미를 배가시켰을 것 같다. 공중에서 촬영한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낙후된 도시들을 한 눈에 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싸움 장면이나 총격 장면들도 시선을 잡아당기는 강렬함이 살아있어 마치 RPG 게임의 영상 광고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화를 소개하는 광고문구는 이렇게 선전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납치된 의뢰인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전직 특수부대 출신 용병이 거대 범죄 조직에 맞서 벌이는 리얼 액션 구출극


이 영화는 처음에는 인도가 시작하는 배경 장면이고 이어서 국경을 접한 방글라데시의 한 낙후에 쩌든 도시가 주된 배경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4000㎞에 이르는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한 때는 이 중 약 60㎞의 국경이 확정되지 않아서 몇년 전까지 약 40년간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은 이웃국가들이다. 방글라데시는 뱅골족의 나라이고, 인도는 대체로 인도아리아인(북부)과 드라비다인(남부)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는 인도의 아주 부자집에 잘 나가는 중2병 걸린 아이가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가 방글라데시의 한 도시를 지배하는 라이벌 업자에게 납치를 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화 토르의 주인공 크리스 헴스워스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타일러 레이크로 등장한다. 그는 특수부대 출신 용병이기때문에 그동안 돈만 준다면 가장 위험한 곳이라도 깊숙히 침투하여애꿎은 사상자를 무수히 내면서 여러 임무를 완수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작전에서는 상황이 꼬이면서, 대단한 헛고생 길에 빠져든다. 팀을 꾸려 작전에 들어갔지만, 우여곡절 끝에 14살의 중2병 주인공 오비 마하잔과 함께 적의 본거지에서 탈출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어버렸다. 



영화는 용병으로 작전에 참여한 타일러 레이크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면서 더 꼬여버린다. 생존에 필요한 물리적 환경은 극도로 악화되었지만, 타일러는 심리적 변화로 인해 그 조건을 더 나쁘게 만든다. 혼자 살아나오기도 힘들 지경인데, 적진 깊숙히 들어가서 범죄집단의 중학생 남자 아이 하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듯 전투를 벌인다. 주위에서 어리둥절한 가운데, 애꿎은 사상자는 무수히 발생한다. 이게 청소년 관람불가인 이유는 잔인한 전투장면이나 싸움장면이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때론 전쟁 영화같고, 어쩔 때는 슈팅게임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추천할 만하다. 주인공 타일러 레이크의 존재감만으로도 이 영화는 영상이나 액션 장면 그리고 흐름 면에서 지루하지 않았다. 그의 묵직한 목소리는 이 영화에 비장미를 입혀준다. 다만, 갑자기 자기 자식을 보호하듯이, 인도의 중딩 아이를 - 그것도 범죄두목의 아이로, 대저택에서 상류층으로 살면서, 좋은 학교에 다니면서 비슷한 부류의 여학생들에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밤에는 중학생이 클럽에도 다니는 그런 아이를 - 아무런 대가도 없이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한다는 용병스럽지 못한 태도는 개연성이 떨어진다. 몇 가지 회상하는 장면을 삽입해서 이유를 그럴듯하게 암시하려고 노력했지만, 이 영화는 그냥 잔인한 전투 장면과 격투 장면들이 잘 구성되었기에 보고나서 후회하지는 않는 영화이다. 


끝으로 영화제목 익스트랙션(Extraction)은 보통 '추출'이란 뜻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뽑아냄'이란 명사형인데, 여기서는 '(마지막 남은 힘까지 쥐어짜내듯이 혼신의 힘을 다해서) 빼내온다.'는 의미로 쓰인 것 같다.



작성일 2020년 4월 28일(화) 새벽 00시 06분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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