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가 말기의 사회 혼란 속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며 자기 세력을 응집시키는 집단이 있었다. 당시 새롭게 성장한 세력들은 중앙정부에 버금갈 정도의 독자세력을 형성했다. 그들은 기존의 사회 체제와는 전혀 다른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2. 


이 시대에 들어오면서 경제활동은 각 지역이나 단위별 지배층에게 속한 일반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신분적으로는 자유가 보장되었지만 부과되는 의무를 수행하지 않고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부과된 의무에 종사할 수 밖에 없는 계층이었다. 결국 자유보다는 주종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당시로서는 자연스러웠다. 그것은 그들이 속한 지배계층에게 재판권이 있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일반인들의 생활은 매우 열악했다. 하지만 달리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들은 철저하게 그들의 삶의 터전과 지배자에게 얽매여 있었다. 지배층은 독자적인 무력과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급주의적인 수직 관계만이 강조되면서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으로 성장할 공간은 존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위에 표현된 1번 세력은 신라 말기의 혼란기에 성장한 6두품과 호족세력입니다. 이들은 이후 고려의 건국의 주역이 됩니다. 2번은 봉건시대의 영주와 농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농민은 결국 농노, 즉 노예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3번은 민주주의가 등장하기 이전의 전근대적인 신분관계를 설명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서 '슈퍼갑'에 대한 사건이 뜨겁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30대 후반에 불과한 젊은 부사장이 막 이륙하러던 자사 비행기를 주저앉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슈퍼갑'이란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서양의 봉건영주, 귀족 계급이나 고려 시대의 문벌, 권문세족, 조선시대의 양반 사대부 등을 대체하는 오늘날의 표현이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슈퍼갑질의 평생 꼬리표 달지도 모를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부사장?)


민주주의 사회가 제대로 형성되기도 전에 해체단계로 와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될 정도입니다. 비행기내에서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건네야 하는 데 무작정 봉지째 갖다 준 것이 비행기를 주저앉힌 이유였습니다. 가벼운 훈계 정도면 될 일에 대해서 일벌백계의 모양새를 갖춘 것입니다. 활주로를 향하던 비행기가 다시 탑승케이트로 돌아간 것(램프 리턴)은 사무장을 내려버리려던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기체이상이나 승객 안전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던 게 아니라 단순한 승무원 서비스에 대한 소소한 잘못이 이유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은 2014년 12월 8일의 인터넷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여성입니다. 이번 사건은 만 40세 정도의 여성이 극단적인 감정노동의 이슈에서 가해자적 입장의 상징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어쩌면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로 향후 대한항공의 대표가 될 사람인데, 이번 사건이 평생 꼬리표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언론에서는 '땅콩 부사장'이라는 조어가 나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현아 씨는 뉴욕발 인천행 항공기에서 수석 스튜어디스를 공항에서 내리도록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사건은 한국이 아닌 미국의 뉴욕의 JFK 공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한 승무원이 1등석에 탑승한 조 부사장에게 견과류를 건넸는데,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며 그 승무원을 혼냈던 것입니다.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내서비스 책임자를 불러서 서비스 매뉴얼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고 사무장이 태블릿 컴퓨터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사무장 내려라"라고 고함을 쳤다고도 보도했고, 기사 제목으로 "너 내려"라고 쓰기도 했지만 그것을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언론 보도는 '사무장', '수석스튜어디스'란 표현을 썼는데, 뉴욕으로 가던 비행기에서 내린 그 사무장 여성은 평생 견과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 동질적으로 해당 기내에서 당시 상황을 겪어나갔던 승무원 그룹은 모두 심리적 장애를 겪을 것 같습티다. 그리고 견과류 봉지만 보면 화들짝 놀라는 솥뚜껑 트라우마가 동반하기도 하겠고요. 


뉴욕 공항에서 홀로 내렸을 여성 사무장의 입장은 참으로 자신이 처량했을 것입니다. '수석 스튜어디스'이거나 '사무장'이라면 일단은 과장 이상입니다. 대략 10년은 근무했을 것이고, 그 분이 만일 수석사무장이라면 스튜어디스의 최고 직급에 계신 분으로 10년을 훌쩍 뛰어넘는 베테랑 직원이었을 것입니다. 어차피 한국으로 돌아와야 할 그 신원 미상의 사무장 여성은 다음 순서로 출항하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돌아오는 10여시간 동안 자신이 대한항공에서 겪어나갔던 수많은 간난신고를 돌아보았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서 "정말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대한항공의 직급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사무장이 남성이었다는 보도를 이 기사 이후에 확인하여 추가 기록을 남김)

  • 수습 : 입사 후 3개월 교육기간의 승무원

  • 승무원(STEWADESS)(사원)입사하면 승무원. (신입승무원과 선임승무원) 

  • 정식 승무원(사원) 2년의 인턴기간을 거쳐 정식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인정받음

  • 부사무장(AP, AssistantPuser)(대리) 비행근무 연도가 3~5년이되면 승진 심사 대상

  • 사무장(Puser)(과장) 부사무장 후 2년이 되면 자격심사 기회

  • 선임사무장(SP, SeniorPuser)(차장) 사무장 되고 2년이 지나면  승진심사의 기회

  • 수석사무장(CP, ChiefPuser)(부장) 선임사무장 되고 2이 지나면 승무원 최고 직급 심사기회


한편 '슈퍼갑질'과 관련하여 대한항공에는 또 다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2013년 4월에 인천에서 미국 LA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 비즈니석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승객 한 분은 라면 제공 등과 관련된 기내 서비스를 문제삼으며 여성승무원을 폭행했다가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하고 되돌아왔습니다. 이후 그는 '라면 상무'라는 별명이 지어졌고 회사에서 보직 해임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라면 상무'라는 별명과 함께 '포스코 라면상무'라는 검색어도 찾을 수 있습니다. 


포스코, 기내 '라면 스캔들' W 상무 보직해임키로  ... 2013.4.22 조선비즈


그런데 라면상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조현아 부사장은 사내게시판에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며 “승무원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도 이 기회를 통해 마련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니 견과류(땅콩)를 봉지째 건넸다고 이륙하려던 비행기에서 사무장 여성 승무원을 내리게 만들었던 조현아 씨에게도 같은 얘기를 돌려주면 어떨까요.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

"승무원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도 이 기회를 통해 마련될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현아 씨의 행동에 대해 "회사에서는 부사장이지만 기내에서는 승객으로 탔으니 승객으로 대우받고 행동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법에 저촉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2014년 12월 8일의 온라인 세상은 조현아 씨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엇비슷한 내용으로 몇가지만 링크하여 소개하고, 재미있는 제목은 링크없이 소개합니다.


<관련 기사의 제목들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2014.12.8일자 보도내용들)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기장의 권한을 대신한 부사장의 힘? ... 영남일보

땅콩 때문에 유턴한 비행기, ‘재벌 특권’에 대한 분노 ... [오늘의 소셜쟁점]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항공법 위반’ 논란…“라면상무는 명함도 못내밀겠군”  ... 미디어오늘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비행기서 슈퍼갑 행사 논란, 서비스 마음에 안 들자 “너 내려”  ...   MBN 

'사무장 내려' 조현아 부사장은 누구? 원정출산 의혹 시달렸던 그인물 ...  중앙일보 

조현아 부사장 호통… "사무장 내려라!" 비행기 후진 소동 ... 대한항공 '경영진 월권' 논란… 승객들 이유도 모른채 볼모 ... 노컷뉴스

라면 상무·신문지 회장·조현아 부사장…끝없는 '갑질' ... 머니투데이

조현아 부사장, 조현민 전무 자매의 연이은 갑질 논란 총정리 ... 아주경제


(내용이 비슷하니 링크없이 기사 제목들만 소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월권행위 논란...과거 사내 글에선 "'라면상무'로 승무원 이해했다" ... 이투데이

'라면 상무'는 해임→사직..'땅콩 부사장'도?..조현아 부사장 '위기' ... 아주뉴스

‘갑의 횡포’ 조현아 부사장, 한진家 3세 경영 리더십 ‘흔들’ ... 아주경제


조현아 부사장, 땅콩 회항 논란…'라면 상무' '신문지 회장' 이은 충격 사태 ... 아시아경제

조현아 부사장, ‘라면 상무’ 사건 땐 “승무원 겪었을 수치심 안타까워” ... 쿠키뉴스

조현아 부사장, ‘라면 상무’ 승무원 폭행 사건 땐 “안타깝다”더니... 민중의 소리

조현아 부사장 '라면 상무' 비판 모습 어디로?… 견과류에 폭발 ... 세계일보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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