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은 값비싼 카메라에 의지하지 않는다



인터넷 언론매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 발행하는 월간 인쇄잡지 「뜻 밖의 소식」2015년 10월호에 등장하는 말이다. 


가톨릭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이동화 신부는 그의 시사칼럼(34쪽) <카메라 버리기>에서 남기고 싶은 사진을 담으려고 구입한 카메라를 바꿔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자기 손에 들린 값비싼 카메라를 보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관심의 초점이 삶과 일상에서 다만 더 좋은 카메라를 구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고 있다. 


좋은 사진은 값비싼 카메라에 의지하지 않는다. 좋은 사진은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그 대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데 있다. - 이동화 신부


개인의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에서 자기도 모르게 그 욕망과 환상의 포박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내가 하는 일상의 수많은 생각과 결정과 선택은 내가 가진 욕망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자본주의 사회가 각종 매체와 광고 등을 통해서 강요당한 것이다. 특히 광고와 마케팅은 우리의 사회적 비판능력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덫을 치고 있다.


부자가 아니면 꿈을 꿀 수도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부자 아빠를 꿈꾸는 세상, 그래서 수년전에는 아파트 롯데 캐슬 광고에서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서슴없이 내뱉는다.  이미 사회는 위화감을 조성하는 각종 마케팅 용어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그것이 내가 처한 삶의 자리를 허물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내 존재의 바탕을 좀먹는 그런 용어들을 환상적으로 소비할 뿐이다. 언젠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은 현실에서는 도저히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들은 모두 개인적 무능때문에 내가 '대한민국 1%'가 될 수 없고, '부자 아빠'가 될 수 없으며, '내가 사는 곳'에 대한 무한욕망을 부풀리기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러우면 지는거다.'란 말도 나왔을까?


이런 모든 표현들이 무한반복되는 세상에서 나는 선택할 여지없이 '세뇌'의 길 위에서 당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상상력은 자본주의적 욕망의 사슬 속에서 냉동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상상력이 인간의 존재적 가치를 부정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서로 상생하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가능성은 점점 더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구분당하는 인간은 사회적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 등급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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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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