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에도 생명이 있어 각각의 팔자가 있는게 아닐까
가수 최백호 선생님의 말씀이다. 1950년생인 최백호는 1996년 40대 중후반의 나이에 <낭만에 대하여>란 노래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고백에 따르자면, 1977년 1월 첫 앨범을 낸 이후로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라는 분위기 있는 노래 등의 유명한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20년 쯤이 훌쩍 지난 1996년경 그는 27평 아파트에서 마이너스 통장에 의지해 살던 소박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그래서 '뽕짝 하나 불러서 돈이나 벌어보자는 심정으로 <낭만에 대하여>란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노래에 생명이 있고 팔자가 있다고 느낀 것은 바로 그 노래가 1년이 지난 후, 한 드라마의 등장인물(장용)이 흥얼거리며 불게 되면서 앨범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게 되었으며, 그렇게 1997년을 기점으로 평생 어렵지 않게 살게 된 단 하나의 노래가 되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2016년 4월 21일 목요일 경향신문에 보도된 최백호의 글 <[공감] 노래의 팔자>를 통해서 알게 된 <낭만에 대하여>에 대해 알게된 이야기다.
낭만에 대하여 - 최백호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샛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잠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나마는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리를 들어보렴
첫사랑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을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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