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1956년생)
차기 대한적십자사(한적) 총재에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57세)이 선출되어 ‘황당한 보은인사’라는 논란이 생겼습니다. 대한적집사자 중앙위원회는 2014년 9월 24일, 위원 28명의 만장일치로 김성주 씨를 3년 임기의 차기 총재로 선출한 것입니다.
김성주 씨는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야당은 “보은인사의 끝판왕”이라면서, 더 나아가 “관피아, 낙하산 적폐해결을 외치는 박근혜 정부가 오히려 공공기관의 빈자리를 선거대책위 인사로 채우려 하고 있다.”고 강하고 비판하는 분위기입니다.
만일에 김성주 씨가 한적 총재가 되면 '역대 최연소 총재', '첫 기업인 출신 총재'라는 상징을 얻게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은인사의 끝판왕', '뚱딴지 인사', '내맘대로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 속으로 다시 입장하는 꼴이 되기도 합니다.
김성주는 18대 대선 당시 ‘진생쿠기’,‘영계’ 발언 등으로 새누리당에 기여하기 보다는 오히려 불리한 분위기를 조성한 바가 있었습니다.
김성주 씨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앰허스트대와 하버드대 그리고 영국 런던정경대학(LSE)에서 사회학과 경제학을 공부했습니다. 대성산업 그룹의 막내딸로 태어나, 미국 백화점 블루밍데일스에서 소매 유통업의 기본을 익히고 1988년 귀국하여, 패션 유통회사 성주인터내셔널을 일구었습니다. 대기업의 막내딸이라는 경제적 상징과 3개 대륙에 걸친 명문대 학력이라는 지적 상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밑바닥부터 자신의 회사를 일군 그에 대해 세상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그래서 1997년 세계경제포럼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회의 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 비즈니스 클라스의 세계 100대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우리나라 방송언론에서도 크게 조명하였고, 이에 한 때는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본받고 싶어했던 것은 그의 밑바닥정신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좋은 집안에서 자란 귀한 따님의 신분이었고, 한국과 미국과 영국에서 사회과학을 전공한 전도유망한 젊은이가 가문 기업의 유산을 멀리하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상을 구축했다는 영웅적 인생담이 크게 조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2년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시절의 발언으로 그동안 쌓아온 '타의 모범이 되는' 이미지들을 많이 깍아먹었습니다. 정치적 발언은 원래 적대적 진영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차원의 '타의 모범이 되는' 발언을 골라서 입 밖으로 꺼내야 하는 것인데, 오히려 김성주 씨는 새누리당을 곤란에 빠트릴 법한 발언으로 연타석 후폭풍을 일으켰고, '트러블메이커'(자칭, 타칭)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이런 것들입니다.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시절 후폭풍에 휩싸였던 발언 등
1. 영계발언
2012년 10월 24일 당직자 간담회에서 사진을 찍던 젊은 새누리당 직원에게 "나 영계 좋아하는 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고 발언.
2. 진생쿠기 발언
2012년 한 기자단담회에서 '여성과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애 젖 먹이면서 주방에 앉아 '웰빙 진생쿠기(인삼과자)'를 만들었다'고 구글에 올리면 전 세계에서 주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젊은이들이 어머어마한 가상세계가 있는데 왜 수동적으로 대응하는지 모르겠다"고 발언.
3. 남자 탓만 하는 여성비하 발언
"여성들은 약점이나 조금만 한계가 오면 다 눈물 찔찔 흘리고 도망간다"면서 "잘못하면 남자 탓하고 도망가는 그런 여자들 제가 어떻게 시키겠느냐"고 발언
4. 민주당은 공산당 발언
김성주 위원장은 2012년 12월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에 대한 4천억원 특혜대출 의혹제기한 민주당을 겨냥하면서, "거짓 흑색선전, 선동하는 당"이라면서 "완전히 공산당같다"고 맹비난
신임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되는 김성주 씨 외에도 '보은인사 논란'의 한차례 소동들의 다른 사례로는 이인호 씨와 자니윤 씨의 경우도 있습니다. 이분들도 공공기관에 자리를 잡으면서 그들의 발언들이 입방아에 오르내렸습니다.
이인호(1936년생)
이인호 KBS 이사장의 "친일파 청산은 소련 지령"
이인호 씨는 2014년 9월 23일 전경련 주최로 열린 '역사 바로보기' 강연에서, 공산주의자들이 부르주아 세력을 약화시킬 명분으로 친일파 청산을 주도했고, 소련의 지령으로 친일파 청산이 진행되었다는 주장을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역사학계 등에서는 이인호 씨의 역사관이 왜곡되고 편향되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해방 직후 최우선 과제였던 친일파 청산 요구를 소련의 지령에 따른 공산주의자들의 분열 책동으로 폄훼하는 심각한 역사 왜곡이라는 말했습니다.
이인호 씨는 2014년 9월 1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KBS의 새 이사로 추천되었으며 사실상 이사장에 내정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이인호는 '친일논란'으로 낙마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강연에 대해 '감동적이었다'고 발언해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인호의 KBS 이사장 내정에 대해서는 많은 우려섞인 발언이 쏟아졌는데, 향후 KBS 방송의 행보에 따라서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지켜볼 따름입니다.
관련기사참고. 오마이뉴스 2014.9.24 '친일' 조부보다 이인호 이사장이 더 문제다
자니윤(윤종승) 1936년생
한국관광공사 감사가 된 코메디언 자니윤(78세, 본명 윤종승)
한국관광공사는 2014년 8월 6일, "관광공사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후보자 3명 가운데 자니윤 씨를 감사로 최종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의 감사는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식으로 임기는 2년이고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합니다. 연봉은 기본급 8311만 2천원이고 통상적인 경영평가성과급인 4천만원 이상입니다. 즉 연봉 1억3100만원 가량이고, 판공비는 매달 2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선임 당시 관광공사 노조는 성명을 내고 그것이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아직도 공공기관 사장과 상임감사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자니윤 씨는 감사직 지원의 자기소개서 내용으로도 '감사가 뭔지 모른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자기소개서에서 “한국관광공사의 감사는 대통령님의 국정철학과 문화관광 정책을 이해하고 한국관광공사 사장님의 경영 방침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극대화 하는데 일조해야 합니다.”라고 쓰면서 '본인의 업무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비난을 받은 것이지요. 감사는 공기업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며 윤리경영을 유도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관련기사 참고. 시사저널 1296호(2014.8.20) 한 편의 허무한 코미디 '낙하산 감사 납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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