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2일 일반알현 때 하신 말씀


복음화

복음의 언어는 폐쇄와 무관심,분열과 대립을 극복하도록 

초대하는 친교의 언어입니다. 

 

  

 

복음화는 교회의 사명입니다. 복음화는 몇몇 사람만의 사명이 아니라 저의 사명이고 여러분의 사명이며 우리 모두의 사명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을 들어봅시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

 

교황 바오로 6세는 강조하셨습니다복음화는 참으로 교회의 고유한 은총이고 소명이며, 교회의 가장 깊은 본성입니다. 교회는 복음화를 위하여 존재합니다.” (교황바오로 6세의 권고 현대의 복음선교1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7(개정판) 18.

복음화 활동의 주역은 성령이시라고 말하여야 합니다. 복음을 선포하도록 각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분도 성령이시고, 사람의 의식 깊은 곳에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도록 하는 분도 성령이십니다.” 75, 69

 

그러므로 복음화를 위해서는 하느님의 영, 곧 성령이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지평을 향해 두려움없이 우리 자신을 열 필요가 있습니다. 성령께 우리 자신을 내맡기는 것입니다! 그 분은 우리가 신앙을 실천하고 증거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실 것이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의 마음을 비춰주실 것입니다.

 

오순절에 사도들이 이것을 체험했습니다. 사도행전은 그날 예루살렘의 다락방에서 마리아와 함께 모여있던 사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해주었습니다.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사도 2,3~4).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사도들 위에 성령이 강림하시어 그들을 다락방 밖으로 나가게 하고, 하느님의 위업”(2,11)을 전해주는 선포자와 증거자로 변화시켜주신 것입니다. 성령이 이루어주신 이러한 변화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온”(2,5)군중에게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사도들의 말을 저마다 자기 고장의 말로 알아들었기 때문입니다(2,6).

 

성령의 활동이 주는 일치와 친교

 

여기서 우리는 성령의 활동에서 오는 중요한 효과를 발견합니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일치, 친교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바벨에서부터 민족들이 서로 갈리고 언어가 뒤섞이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도움 없이 자기 자신의 힘으로만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창세11,4) 이름을 날리고자 한 인간의 교만과 오만이 낳은 결과였습니다. 그런 분열이 오순절에 극복된 것입니다. 하느님을 거스르는 오만도 서로를 향해 문을 닫아버리는 폐쇄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만과 폐쇄의 자리에는 하느님을 향한 개방이 있고 성령이 마음에 부어주신 사랑의 말씀이자(로마 5,5) 새로운 말씀인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삶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모든 이가 알아들을 수 있고 모든 삶의 자리와 문화에서 표현할 수 있는 언어입니다. 성령의 언어, 곧 복음의 언어는 폐쇄와 무관심,분열과 대립을 극복하도록 초대하는 친교의 언어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자문해야 합니다.

 

나는 나의 삶과 신앙의 증거가 일치와 친교를 위한 것이 되도록 성령의 이끄심에 나 자신을 맡기고 있는가?’

내 삶의 현장에서 사랑과 화해의 말씀인 복음을 전하고 있는가?’

 

바벨에서 벌어졌던 일, 곧 분열, 몰이해, 시기, 이기주의 등이 오늘날에도 계속 반복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주위 사람들과 일치하고 있는가?’

험담과 잡담, 비판과 시기심으로 분열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먼저 성령이 이루어주시는 화해, 용서, 평화, 일치, 그리고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고 선포함을 의미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 속에 간직하도록 합시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5)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용기

 

성령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둘째 효과는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오순절에 성령으로 충만한 베드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높여”(사도 2,14) “자신있게”(2,29) 예수님에 대한 기쁜 소식을 선포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 생명을 내어주셨고, 하느님이 그분을 죽은 사람 가운데서 일으키셨다는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이처럼 성령은 제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든 담대하게 목소리를 높여 예수님에 대한 복음의 새로움을 선포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성령의 활동은 오늘날 교회와 우리 개개인을 위해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교를 위한 새로운 힘,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한 새로운 길 그리고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용기가 오순절의 불꽃에서, 곧 성령의 활동에서 계속 발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성령의 활동 앞에 우리 자신을 닫아거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합니다! 또한 겸손과 용기를 지니고 복음을 실천해야 합니다! 주님이 우리 삶에 가져다주신 새로움과 희망과 기쁨을 증거해야 합니다.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복음화의 기쁨”(같은 책 80, 78)을 마음으로 느껴야 합니다. 복음화, 곧 예수님을 선포하는 것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이기주의는 우리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고 우리를 밑바닥으로 내려가게 만듭니다. 하지만 복음화는 우리를 위를 향해 올라가게 합니다.

 

세 번째 효과인 활력

 

성령의 활동에서 오는 셋째 효과인 활력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하겠습니다. 새로운 복음화와 이 복음화를 위해 나서는 교회는 언제나 예루살렘 다락방의 사도들처럼 성령의 불꽃을 청하는 기도로 출발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밀접하고 충실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닫혀있던 자기 자신 밖으로 나가서 담대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없습니다. 기도가 없으면 성령에게서 활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활동은 공허해지고 우리의 선포는 생기를 잃게 됩니다. ()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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