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2일(주일)

가톨릭성당 미사 강론



임금의 초대에 예복으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께 불리움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제1독서... 주님께서 잔치를 베푸시고,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25,6-10

6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살진 음식과 잘 익은 술로 잔치를, 살지고 기름진 음식과 잘 익고 잘 거른 술로 잔치를 베푸시리라7 그분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8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 주시리라. 정녕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9 그날에 이렇게들 말하리라.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10 주님의 손이 이 산 위에 머무르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오늘 제 1독서는 만군의 주님께서 잔치를 베푸실 것이란 말씀입니다. 모든 민족들에게 씌운 너울과 덮개를 없앤다. 죽음을 영원히 없애시는데다가 모든 사람 얼굴에서 눈물을 닦는다. 모든 수치를 치워주시리라.


참 듣기만 해도 마음 따뜻한 말씀입니댜. 주님께서 베푸시는 잔치, 바로 그러한 잔치다. 오늘 화답송도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거기 따르는 시편들도 우리를 너무 평화롭고, 내가 오래오래 주님 안에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실제로 하느님이 베풀어주시는 잔치란 아마도 이런 게 아닐까? 듣기만 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화답송... 시편 23(22),1-3.3ㄴㄷ-4.5.6(6ㄷㄹ)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

당신 이름 위하여 나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 저에게 위안이 되나이다.

원수들 보는 앞에서, 제게 상을 차려 주시고,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



오늘 복음말씀은 또 다른 잔치의 모습입니다. '하늘나라는 이렇다' 라고 하시면서,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누룩과 같다, 잃어버린 은전 찾는 것 같다, 바다에 그물 던지는것 같다, 진주 찾아나서는 상인과 같다, 여러가지 하느님 나라 비유가 나오는데, 그것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로 오늘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복음...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1-14<또는 22,1-10>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1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하고 말하여라.’  5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7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8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9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10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11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임금이 아들 혼인잔치를 연다. 그래서 손님 초청하려고 종들을 보냈는데, 콧방귀도 끼지 않고, 오히려 붙잡아 때려 죽었다. 그래서 온 동네가 피바다가 되는겁니다. 이 말씀이 하느님 나라가 이렇게 초대받은 사람이 오지 않고, 보냈던 종들을 붙잡아서 때리고 죽이고,물론 성경 해석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보내진 예언자들, 그리고 결정적 시기에 보내진 예수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잔치라는것을 어렸을 때 경험에 비교해보면, 참으로 오랜시간 기다려지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특히 예전에는 거지들이 많았는데, 거지들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는 온동네 잔치날짜가 다 적혀있다고 합니다. 그런 잔치인데, 골프치러 가버리고, 비행기타고 해외로, 야외로, 쇼핑으로, 극장으로 영화보러 그렇게들 가버립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해서 임금이 고을을 불살라버립니다. 이것도 참 하느님 답지 않은 거 같아요. 참 불편하게 하는 잔치이다. 또 잔치에 불려온 사람들도 별로 편하지 않습니다. 거리에 나가서 악한 사람, 선한 사람, 만나는데로 데리고 왔던 것이지요. 어찌되었든, 여기서 사람들이란 성경적 의미로 해석을하면 예수님 말씀을 받아들이고,그분을 따르는세리나 죄인들을얘기하겠죠. 

그런데 사실 이 말씀중에 불편하게 하는건 마지막 구절입니다. '혼인예복 입지않은 사람을 쫓아내는것과 이 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어둠속으로 내던져버려라'가 그것입니다.

그 전에 물어보죠. 그대는 혼인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길 들어왔나 물었고,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 예복이란 용어는 성경에 그리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 신약성경에서는 거의 안나옵니다. 그런데 구약의 몇 부분을보면, 제사 때 드리는 옷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제사 드리기 위해 갖추어야 할 옷, 제의 이런 것이죠. 또 하나는 의로움의 예복이라고 말합니다. 겉에 있는 예복 말고 마음 안에 갖추어야 할 예복을 말합니다. 어찌되었든, 잔치에는 예복이 필요하고, 불리움은 받았지만,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씀하시면서 예복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 대해 얘기합니다.

우리는 다 하느님께 불리움을 받은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아마 첫번째 초대받았던 사람들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적어도 성경에서 말하는 첫번째 초대받은 이들은 유다인들, 이스라엘 사람들입니다. 그다음에 종들로부터 초대받은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잔치에 초대받았지만, 예복을 갖춰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임금의 초대에 예복으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아까 언급한 예복의 두가지의미 중 '의로움의예복'에 대해서 성경에서 말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미사에 올 때 단정하게 입고, 휴대폰만 끄면 되요. 대충 뭐라 안합니다. 강론 중에 주보를 봐도 뭐라고 안합니다. 얼마나 강론을 못하면 영성 가득한 주보를 보겠습니까.

그런데 오늘 날짜로 해석한다면 오늘말씀은 의로움, 신앙인의 의로움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가을은 국화의 계절이죠. 작년 전의성당에서 국화축제를했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노란 국화, 들국화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제가 10월 마지막 주 정하상 교육회관으로 피정 가는데,신학교 뒷산에 꽃들이 많이 피어있고,국화도 피어있습니다. 거기서 향기가 나죠. 그런데 다녀보면 신자 냄새도 있어요. 

의로움이란 이 시대를 향기롭게 하는 게 아닐까

여러분도 신자의 향기가 나나요? 의로움이란 이 시대를 향기롭게 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오늘 우리가 미사 후에 한 마음 축제라고 했나요? 헌혈하고, 기증하죠.각막이나 안구 시신 기증하는 축제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각막 기증하셨죠. 그래서 한 사람이 시력을 찾았겠죠? 그런데 단 한사람의 시력이 찾아진 게 아니고,많은 이들이 달라진 겁니다. 그 분이 돌아가시면서까지 했던 의로움으로 예복을 갖춰입은 행동으로 달라진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우리 OOO동 본당 신자들은 세상 안에 향기로움을 주는가? 빛으로서의 삶을 사는가? 주님과 함께 걷고 있는가? 이런 것들을 잘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주님께서는 너무 아름다운 하루를 우리에게 허락하셨습니다.그리고 우리를통해서 세상이 정의롭게 되게 하기 위해 우리에게 향기를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베푸시는잔치,정말 어렸을 때 손꼽아 기다리던 그런 잔치상, 주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해주시는 잔치상입니다. 그런 의로움을 생각하며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합시다. (끝).


2014-10-12(주일) 오전 10:30.

연중 제28주일 교중미사.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 @대전교구 전민동 성당.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본문 내의 성경구절은 글의 구성을 위해 삽입된 것입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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