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월 5일 일반알현 때 하신 말씀

재물에 대한 우상숭배

사람이 이익과 소비의 희생제물이 되어버린 세상


  


이 세상을 지배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지키고 보호하는 임무는 인간의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든 남자와 여자에게 맡기신 일입니다. 그런데도 이익과 소비라는 우상을 위한 희생제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이 바로 폐기의 문화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쓰는 물건이 망가지면 큰일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가난과 수많은 사람의 아픈 현실은 평범한 일상으로 여깁니다. 어느 추운 겨울밤에 바티칸 궁 가까운 오타비아노 가에서 노숙자가 얼어죽어도 뉴스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세상 곳곳에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어린아이가 많지만 평범한 일로 취급됩니다.

 

하지만 증권시장에서 주가지수가 10포인트 하락한 것은 비극이 됩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은 뉴스거리가 아니지만 몇몇 도시의 증시에서 주가지수가 10포인트 하락하는 것은 비극으로 여겨집니다. 사람이 쓰레기처럼 취급되고 버려지는 현실이 된 것입니다.

 

폐기의 문화는 인간의 심리 구조 안에서 일반화되고 보편화되면서 모든 사람에게 전염됩니다. 이제 인간의 생명은 물론 인간 그 자체도 가장 먼저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최우선의 가치로 여겨지지 않는 듯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가난하거나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 어린아이나 태중의 아기처럼 아직은 유용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노인처럼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사람은 무가치한 존재로 취급됩니다.

 

또한 낭비하는 소비풍조와 음식을 버리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집니다. 세상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가족이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는 더더욱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들은 음식을 조금도 버리지 않으려고 신경 쓰셨습니다. 하지만 소비주의는 날마다 필요이상으로 음식을 준비하게 하고 낭비하는 일에 무감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경제적 기준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음식의 올바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버리는 음식은 가난한 사람과 굶주리는 사람의 식탁에서 훔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음식을 낭비하고 버리는 문제에 대해 깊게 숙고해보길 부탁드립니다. 그러면서 가장 궁핍한 사람들과 연대하고 나눌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찾기 바랍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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