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7일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여러 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하신 말씀
선을 선택하기 위한 자유
가장 큰 것에도 억압되지 않고, 가장 작은 것에도 만족한다.
예수회 창설자 로욜라의 이냐시오(1491~1556) 성인은 1537년 첫 동료들과 함께 로마로 가면서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누구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할까?’ 성인 마음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대답이 들려왔다고 합니다. ‘우리는 <예수회>라고 답해야지!’ <예수회>라는 명칭에는 예수님을 전적으로 사랑하고 그분과 깊은 친교를 맺으면서 그분 발자취를 따르겠다는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이 명칭을 통해 이냐시오 성인과 동료들은 자신들에게 그러한 의무와 구속을 지운 것입니다.
이처럼 그분들은 자신들이 실천해야 할 예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한 선한 삶이 무엇인지, 삶의 깊은 의미를 발견하고 감동, 기쁨, 희망을 얻기 위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분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인생과 삶의 방식에서 위대한 스승이자 그저 가르침만 준 분이 아니라 당신의 길을 따르라고 자신들을 초대하셨다는 것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데 필요한 삶의 방식을 익히고 성숙한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렇다면 학교는 어떤 방식으로 여러분의 성장을 도울까요? 학교는 지적 성장과 함께 올바른 인격 형성에 필요한 포괄적 교육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가르침에 따르면 관대한 태도를 익히게 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입니다. 관대함은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덕이며 언제나 우리에게 지평을 바라보게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성인은 “가장 큰 것에도 억압되지 않고, 가장 작은 것에도 만족한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관대한 태도른 무엇일까요? 그것은 넓은 마음을 지니는 것입니다.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크고 위대한 사명을 완수하겠다는 바람과 높은 이상을 간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관대한 태도를 지닌다는 것은 날마다 새롭게 주어지는 일, 일상의 모든 활동, 고유한 임무,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성실히 수행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하느님과 다른 사람을 향해 개방된 넓은 마음으로 날마다 작은 일 하나에도 충실하게 임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관대함에 초점을 맞춘 인성교육을 잘 준비하고 실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예수회에서 운영하는 학교들이 ‘성실, 존중, 충실, 근면, 자유, 섬김’ 등 인간의 여러 가지 덕을 성장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은 ‘자유와 섬김’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입니다. 우리는 모두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이 때 자유란 무엇일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자유일까요? 지루함을 이겨내고 스릴을 느끼기 위해 극한의 체험에 도전하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자유는 자신이 하는 바에 대해 숙고할 줄 아는 것이고, 선한 것과 악한 것, 그리고 성장에 유익한 게 무엇인지를 가릴 줄 아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나 선을 선택하는 것이 자유입니다. 우리는 선 앞에서 언제나 자유롭습니다.
사실 언제나 선을 선택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못할 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언제나 선을 선택하기 위해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그런 노력은 여러분을, 삶의 온갖 어려움에 당당하게 맞서는 무쇠처럼 단단한 사람, 용기와 인내를 갖춘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섬김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작은 세상에 갇히지 않고 사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특히 다른 사람, 그 중에서도 가난한 이들에게 자신을 열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위해 사는 것이 인간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 진정한 챔피언입니다.
내적 자유와 섬김의 정신으로 다른 사람에게 아량을 베푸는 삶을 살기 위해서 우리는 영성적으로 양성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름에 응답할 줄 안다면, 훌륭한 삶을 살며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함께 하시는 주님의 현존을 느끼십시오. 그분은 동료이자 친구로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까이 계십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이해하고 도와줄 줄 알며 여러분을 절대 혼자 버려두지 않고 어려운 시기에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 분입니다. 기도하면서, 그분과 대화하면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주님이 정말로 여러분 가까이 계심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삶에서 하느님이 주시는 표징을 읽어내는 법을 배우시길 바랍니다. 하느님은 날마다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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