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18(화) 설 연휴 첫번째 날, 재의 수요일
먼지였음을 깨닫는, 한낱 한줌의 흙도 될 수 없는 먼지임을 깨닫는 시작점이 바로 사순의 출발선인 재의 수요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순시기는 자기다움을 회복하는 수행의 시간이다. 절제와 고행을 통하여 저마다의 '다움'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이 때 사제는 머리에 재를 얹으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또는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오늘 매일미사 제1독서는 요엘 예언서의 말씀이다. 2,12-18절을 읽는다. 요엘 예언서 중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이 등장한다. '마음을 찢어라'가 바로 그것이다. 옷을 찢는 게 아니라 마음을 찢으라는 말은 타락하고 주님께서 멀어진 인간이 다시 주님께로 나아갈 때 완고해진 마음에 쌓여있는 우상과 탐욕을 모두 없애버리라는 말로 들린다. 그렇게 마음을 찢어야 진정한 마음으로 하느님에게 돌아온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요엘 예언서의 이 구절 중에는 하느님을 가장 분명하게 묘사하는 구절도 등장한다.
너그럽고 자비로운 이, 분노에 더디고 자애가 큰 이, 재앙을 내리다가도 후회하는 이다. (2,13)
전민동성당 2015.2.18(재의 수요일) 입당성가(115번)
수난 기약 다다르니
재의 수요일, 2015-2-18 오전 9:30 미사
오소서 성령님 (교중. 새로 나게 하소서)
오늘은 우리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명절 첫 날입니다. 재의 수요일이기도 합니다. 오늘 입당성가는 어렸을 적 사순절 첫 성가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말씀 역시 항상 사순절이 시작하는 때에 들었던 말씀이죠.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는 말씀, 자선에 대한 말씀, 기도에 대한 말씀 모두 사순에 대한 의미를 전해줍니다. 어쩌면 제 어릴 적부터 뼈 속에 새겨진 사순절의 모습들이 이러한 말씀들을 통해서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순절의 분위기를 더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재를 머리에 얹는 의식을 합니다. 우리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나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말을 들으며 재를 머리에 얹으라는 겁니다.
사순절을 좀 더 긴 피정의 시간으로 가지길 당부하며
이번 사순절 교황님은 담화문을 통해서, 무관심의 세계화에 대해서, 또 완고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이 시대가 바로 무관심, 그리고 완고한 마음으로 가득찼다고 교황님은 말씀하십니다. 저는 해마다 사순절과 대림절은 좀 긴 피정의 기간으로서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특히 이번 2015년 사순절은 주제를 가지고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아마 마음은 벌써 고향 하늘을 달려가고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 몸이라도 성당에 왔습니다. 신자가 너무 안 오면 본당신부가 너무 실망할까봐 오셨나요? 여러분 머리에 재를 얹으려고요? 쌓아드릴까요? 집에 가서 욕탕에 풀고 한시간 푹 담갔다가 나오시게요?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번 사순을 보내시길 당부
그런데 저는 이번 사순절 주제로서 우리 자신들이 이렇게 마음은 고향 하늘을 달려가고 있고, 또 어쩌면 엑스포 코아에서 전이 다 떨어졌으면, 전을 만들어 부쳐서 고향에 가야 하는 데, 그 바쁜 시간에 왜 우리가 여기에 와 있는가? 적어도 여러분들은 재의 수요일의 의미 또 신앙이 가져다주는 기쁨 이런 것들에 여러분들은 긍정적으로 대답을 하신 겁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과연 이러한 이렇게 좋은 여러분들이 평일에도 서둘러서 서둘러서 미사에 나오고, 시간이 바쁨에도 회합에 참여하고 하는 소중한 이 신앙. 이 신앙을 그렇게 여러분들 자녀들에게 잘 전달해주고 있는가? 오늘 자녀들이 다 같이 나오고 싶어했는데, 혹시 아이들이 학교갔나? 아이들 학원 갔어요? 아이들이 남아서 명절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아이들이 '나는 꼭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부모님께서 '아니야 내가 대신 갔다올테니, 넌 이거 꼭 하고 있어!' 이랬던거죠? 그래서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재의 수요일 갔어야 하는데...', 참 불쌍하죠. 아이들은 급하지 않으니까 나중에 오고, 부모는 먼저 죽어서 하늘나라 가는게 급하니까 먼저 가고 그런 건가요?
아이들이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우리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신앙, 그것을 우리 자녀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게 교육을 시켰는가? 나에게 소중한 신앙이 자녀들에게 소중하지 않은가? 이번 사순절 동안에도 가런 것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해서 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 오지 않는 다른 가족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면서 항상 자녀들이 부모보다 나아지기를 원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지금 살지만, 내 자녀들은 난 이런 집에 살지만, 제발 자녀들은 셋방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부모는 없겠죠? 나는 정규교육 다 받았지만, 아이들은 독학으로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부모 마음이란 아이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더 좋은 교육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신앙은 어떤가?
나에게 신앙은 무엇인가? 답을 찾아야!
일단 우리 기성세대의 신앙, 신앙인들. 우리가 먼저 나에게 신앙이란 무엇인가? 이 문제에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그들을 신앙으로 끌어줄 수 있다고 봐요. 그 첫번째 의무는 부모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순절 동안에는 그런 것을 같이 고민해보자, 같이 방향을 찾아보자, 이런 주제를 여러분에게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엘리야와 함께 걷는 사십일』도 잘해야겠죠. 바오로딸의 수녀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성을 위해서 수녀님께서 책을 소개하시러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순절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엘리야와 함께 걷는 40일 사순 시기 묵상서 출간
요한의권장도서 2015/02/19 10:07위 내용은 신부님 강론 말씀에 대해서 필자의 기록과 기억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따라서 문맥이나 의미가 정확하지 않은 곳도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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