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7(토) 성모신심미사

가톨릭 성당 미사 강론


어머님은 왜 마음이 아프셨을까?


오늘 주임신부님 미사인데, 제가 와서 몹시 놀라셨죠? 오늘은 성모신심미사입니댜. 처음으로 토요일 성모신심미사를 해보는 것 같습니다. 성모님은 어머니와 연관지어서 생각하게 됩니다. 


엄마~ 듣기만 해도 참 가슴 따뜻해지는 말 같습니다. 요즘 저도 어머니와 통화하거나 만나면, 어머니가 제게 제일 먼저 묻는 게 있습니다. "밥은 먹었냐?" 하죠. 또는 "신부님 식사 하셨어요?" 라고 물어보십니다. 그러면 (저는) "알아서 잘 먹으니까 신경쓰지 마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하지 곱게 얘기하지 않습니다. 신학생 때 방학 때 학교를 나와서 집에 가면 어머니는 제게 "신학교에서 밥은 잘 나오냐?"라고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집에서 먹는 것 보다 훨~~씬 잘 나옵니다. 걱정하지 마세욧!" 이렇게 말을 했어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그것은 물론 걱정할까봐 하는 말이지만, 모진 말이기도 했어요. 지금 집에 가서 밥을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아들이 먹는 것이기에 어머니가 해준 밥이 제일 맛 있죠. 일류 뷔페집이 더 맛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랑이 담긴 밥이 가장 맛 있는겁니다. 오늘 우리 교회에 그런 성모님에 계십니다.

사실상 성모님이 처한 상황은 고통스럽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시기 직전에,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당신 아들입니다."라고 하십니다. 단순하게 그 제자에게만 "당신의 어머니이시다."라고 한 게 아니라, 이 교회를, 교회의 어머니가 되게 이 교회를 어머니에게 맡겨주신 것입니다. 성모님의 생애를 보면 예수님과 늘 함께 했습니다. 고통을 침묵으로 바라보시며 똑같은 고통을 어머니로서 겪고 아파하셨습니다.

침묵으로 바라보는 고통

"여인이시여 이자가 당신의 아들임니다. 여인이시여 이 교회가 당신의 아들임니다. 여인이시여 이들이 당신의 자녀들입니다."라고 한 것은 성모님이 예수님의 아픔을 아파했던 것처럼 교회의 아픔과 한사람 한사람의 아픔도 똑같이 아파해 달라는 겁니다. 예수님의 아픔에 침묵으로 똑같이 고통스러워했듯이 앞으로도 함께 아파해달라는 것입니다. 

한번은 동기 신학생이 학교를 그만 나가겠다고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입학동기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 친구가 학교를 그만두고, 사제직을 그만 걷겠다고 찾아온 겁니다. 힘들거나 어려워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삶, 다른 행복한 삶을 찾아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담담하게 찾아온 겁니다. 그래서 그래 잘 살아라고 격려하며 부모님께 말씀드렸냐고 물으니, 말씀드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님 뭐라 하셔?"라고 물으니, 어머님이 우셨다고 합니다. 왜 우셨다고 생각하냐고 물으니 모르겠다고 대답합니다.

어머니 마음은 왜 아팠을까?

어머니의 마음은 그게 아니다. 네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아프지 않았냐? 그리고 신학교에서도 힘든 과정을 견뎌낸 거 아니냐? 그래서 네가 사제 그만두려고 한 게 아픈 게 아니라, 네가 얼마나 고민하고 있었을까? 그것을 아파한 게 아니냐 하자, 그제서야 그 친구가 눈물을 흘린 겁니다. 그렇게 함께 아파해주는 분이 성모님이십니다. 예수님과 함께 하고, 고통을 함께 하면서 예수님이 왕이 못되어 아픈 게 아니라, 아들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파하시며 눈물 흘린 게 성모님 마음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드리는성모신심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성모님을 우리에게 어머니로 주신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기도를 하지만, 성모님께도 의탁하면서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달라고 청하면서 믿음 안에서 신앙생활을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지순 치릴로 보좌신부님 강론
전민동성당 2015-3-7 토요일 오전 9:30 성모신심미사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신부님 말씀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매일미사 3월호 25쪽 화해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마리아 신심미사

제1독서 코린토 2서 5,17-21   |  복음 요한 19,25-27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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