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노동 (2)



장경민 시메온 신부님 | 2015.3.23(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의자놀이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은이) | 휴머니스트 | 2012-08-06

정가 12,000원 | 208쪽 | 210*140m



쌍용차의 노동자 해고와 관련해서 공지영 작가님의 『의자놀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직접 다 해고자 분들 만나서 인터뷰하고 조사해서 펴낸 책입니다. 저도 그것을 읽어보고 나서야 쌍용차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회사가 어떤 이유로 우리 회사가 운영이 어렵다는 증거를 만들어내는 데, 그 자료를 바탕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했는데, 그 자료의 조작가능성이 있음이 드러났고, 해고된 분들 일부분이 공장을 점거하고 부당해고라고 버틸 때, 공장 안에 여러가지 돌아가야 하는 게 멈추면 안되는 것들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것은 멈추었다가 다시 가동해도 되지만, 어떤 것은 멈추어버리면, 그것을 되살리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페인트 같은 경우는 멈추어 버리면 그게 다 굳어버리면서 다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공장을 점거했지만, 이 분들이 쌍용차 회사를 미워해서는 안된다는 증거로 그 장비들을 계속 돌보았다는 겁니다. 뭔가 잘못될까봐 조심조심하면서, 자신들이 고통을 받을지언정 노력을 했지만, 세상 밖에서 언론이나 경찰이나 기업에서는 회사를 공격하는 테러분자로 몰아세워서 폭력진압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고를 하니까 해고자분들이 트라우마도 생기고, 경찰들한테 물리적 진압을 당한 후에 정신적 고통 끝에 자살을 하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가족도 자살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것은 부당하게 시작된 일이지만, 마지막에는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는 법에 기대었지만, 안타깝게도 법도 기업의 편이었던 것입니다.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는 민변이 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지요. 이 분들이 법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아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대법원 판결이 날 때, 쌍용자동차 노동자 해고는 적법하다고 판결이 났지요. 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고등법원에서 대법원으로 넘어가면 다시 2년 이상 조사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짧은 시간에 판결이 났다고 합니다. 그 까닭은 회사에서 제출한 자료를 그대로 갖다 썼고, 노동자 측에서 대법원 측에 자료를 내겠다고 하면 그 증거자료를 회사 쪽 변호인단에 자료를 제공하면서 공유가 되면서, 재판이 시작되는 겁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 전 날에 회사 쪽에서 증거자료를 냈는데, 5시가 마감시간이라고 가정하면 4시 55분에 자료를 제출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증거가 상대방에 갈 수 없는 거니까, 재판 일정을 미루는 게 일반적인데, 그냥 재판을 진행했다는 겁니다. 너무 친기업적인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서, 노동자들은 두 번, 세 번 울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노동에도 인간존엄성과 공동선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인간 노동과 관련해서, 인간존엄성과 공동선이 노동의 가치를 말할때 주안점을 두는 사회교리의 원리입니다. 그리고 <노동하는 인간> 회칙에서 노동의 원리와 실천의 개념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습니다.

노동의 주인인 인간이 노동으로서 얻게될 결과를 위해서만 투입되고 이용된다면 가치의 전도이며 주객을 도치시키는 것이다. 노동의 기초와 목표는 항상 인간화, 인간존엄성의 고취이어야 한다. 인간이 돈 때문에 노동에 사로잡혀 자유와 품위를 상실하지 않기 위하여 정당한 휴식과 휴가, 마음의 여유를 간직하도록 노동자 스스로 노력해야 하며, 사회적이고 정치적 뒷받침도 이루어져야 한다.

최저임금과 생활(생계) 임금

이것은 1981년 나온 회칙입니다. 이것도 노동에 대한 획기적 개념을 말한 것은 아니고, 기존의 사회교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에 '노동'에 대한 사회교리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집중적으로 모아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의 선도적 이미지가 보여집니다. 예를 들어 첫번째 회칙 <새로운 사태>에서 노동조합의 당위성을 이야기합니다. 그 이후로 유럽에서 노동자들이 단결하는 걸, 법적 인정하는 게 그 이후에 이루어졌고, <노동하는 인간>에서도 생활임금, 생계임금 개념이 나옵니다. 1980년대에 나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는 몰라도, 우리나라는 작년쯤 와서야 생활임금, 생계임금의 개념이 나온다. 못 줘도 최소한 이만큼은 줘야한다는 최저임금의 개념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최소한 우리나라 물가에서는 이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게 생계임금, 혹은 생활임금인데, 지난해 성북구청에서 청소하는 분들에게 생활임금을 줬다고 합니다. 그것이 180만원 대입니다. 성북구청 청소노동자들에게 주어져서 그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돈 때문에 노동에 사로잡혀 자유와 품위를 상실하지 않기 위하여 정당한 휴식과 휴가, 마음의 여유를 간직하도록 노동자 스스로 노력해야 하며, 사회적이고 정치적 뒷받침도 이루어져야 한다.

또  아빠, 엄마, 두 자녀의 가정이 있다고 가정할 때, 아빠가 버는 수입이 다른 데 신경쓰지 않고 엄마와 아이양육에서 충실하도록 하는 임금이 되어야 한다는 맥락의 말씀도 하는데, 그게 생활임금이고 생계임금입니다. <노동하는 인간>에 나오는 말입니다. 

적정기준

노동사목위원회 연대활동 사진 보여드리겠습니다.

2014.6.23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권리를 빼앗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빈민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미사에는 ‘생활임금 보장과 노조 탄압 중단, 위장 폐업 철회와 고(故) 염호석 양산센터 분회장의 주검 탈취에 대한 사죄’ 등을 요구하며 36일째 노숙 농성 중인 노동자 800여 명과 사제, 수도자, 시민 등 900여 명이 참여했다.

작년에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자들이 강남역 기업 빌딩이 세 채 있는 지역에서 노숙농성을 두 달 조금 넘게 했습니다. 그 때 한 달이 되어갈 즈음에, 빈민사목위원회, 정의평회위원회, 그리고 노동사목위원회에서 이 분들을 그냥 사회도 몰라주고, 큰 언론에서는 안 나오고, 네이버 같은 곳에도 안 나오면서, 단지 작은 인터넷 언론에서만 알려지고 있어서, 이것을 알리기 위해서 이슈화하자는 차원으로 미사를 했고요. 당시 빈민사목위와 정평위가 저희 노동사목위를 초대해주셨고, 이런 노동문제가 있는데 같이 한번 하자고 해서 처음 같이 하게 된 것입니다. 

정당한 임금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20140623)

성명서사전 2015/03/24 13:33 



위의 이미지는 씨앤앰이라는 케이블 방송 노동자들과 관련된 것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문제가 된 노동문제입니다. 씨앤앰이란 케이블 방송이 있는데, 서울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방송국이라고 합니다. 아까 서비스 노동자 문제처럼 여기도 하청의 문제가 있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씨엔엠을 장악한 대주주가 일반 기업이 아니고, 사모펀드라고 합니다. 돈으로 회사를 사서 부풀리고 파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돈만 굴리는 회사이고, 회사의 목적과 방법이 돈인 회사가 대주주입니다. 삼성이나 LG는 그들이 한국 땅에서 가진 기업이미지가 있어서 시끌시끌하면 노동자 소리에 귀기울이는 시늉이라도 하고, 만나자고 하면 만나주기도 하지만, 여기 MBK 파트너즈는 기업이미지를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곳입니다. 돈만 부풀리면 되는 곳이어서, 그 당시 3개 종단, 천주교 불교, 개신교의 인권위원회나 노동위원회 등이 크게 알리자고 같이 연대해서 신부님, 목사님, 스님 등이 MBK 회사 앞에서 기자회견 하고, 종교인들이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씨앤엠 노동자 두 분이 전광판 위에 올라가서 먹고 자고 하면서 시위를 한 바 있는데, 그 당시 막바지에 노동사목위원회에서 주교님께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기점이 되니 격려해달라고 이 분들에게 힘이 된다고 청을 했는데, 유경촌 주교님이 와주셨습니다.  당시 씨앤엔 분들이 천주교를 너무 고맙게 생각해서 매우 뿌듯했습니다. 마침기도해주시고, 강복해주시고, 선물을 전달하시고 그랬습니다.




위 사진은 LG와 SK의 통신회사 노동자들입니다. 특히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농성을 하는 것인데, 이 날에도 3대 종단이 모여서 문화제를 했습니다. 장소는 명동 중앙우체국 앞입니다. 원래 처음에는 이 분들 중에서 SK 노동자는 을지로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고, LG는 여의도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다가, 힘을 집중하자는 의미로 이 쪽으로 옮겨서 중앙우체국 앞에서 했는데, 그 부근에도 전광판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도 두 분이 올라갔습니다. 당시 그 분들은 씨앤앰이 타결되는 것에 큰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번에는 관심을 못받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절박한 호소

사람들은 보통 이런 일을 보았을 때, 시위나 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을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나쁜 놈들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욕하고 가는 어르신들도 계십니다. "집에나 가 이 놈들아!, 왜 여기서 시끄럽게 해!"라고 하는 거죠.

그러나 이 분들이 오죽하면 집에 아이와 부인을 놔두고 그렇게 올라가야 할까요? 그만큼 절박하다는 겁니다. 특히 전광판 같은 꼭대기에 올라가는 분들 이야기를 나중에 들어보면, 그 분들은 '내가 여기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각오로 목숨을 걸고 올라간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의 문제를 알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하는 일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동사목위원회에서 이런 활동을 할 때, 가끔 비난하는 전화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노동사목위원회는 노동운동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여러가지 노동의 사안들이 있는데, 어떤 사안을 접했을 때, 그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고 앞서 강의드린 노동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가 있을 때, 노동자에게 힘을 주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하는 일은 틀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겁니다. 가톨릭 교회가 지지하고 있다고 표명하는 것이지, 그것을 단순히 좌빨이다, 빨간색을 쫓아서 하는 것이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생각도 없고, 어떤 분열을 하려는 게 아니라, 어떤 사안이 있을 때 부당한 것을 환기시키고 힘을 북돋우려는 것입니다.

2015년 3월 23일(월) 명동성당 옆 가톨릭회관 3층 강당 뒷편에 마련된 오늘의간식 미니약과. 

번갈아서 제공되는 것 중에 낱개로 개별포장되어 있어서 집어먹기에 가장 편한 것이 이것이다.


사회교리를 배운다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안을 접할 때, 사회교리의 원리들에 비추어서 인간성에 위배되거나, 공동선에 위배되는 것에 대해서 그것을 바라보면서 관찰하고 판단하면 올바른 실천방법이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KTX 여승무원들과 관련하여 대법원 판결이 지난 2월에 있었습니다. 


하늘에 스튜어디스, 땅에 KTX 여승무원

저도 잘 몰랐습니다. 불교 쪽, 조계종에서 KTX 여승무원들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서 거기에 가서 알게 되었는데요. KTX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20대의 여 승무원들을 직원으로 채용할 때, 코레일의 정직원으로 하지 않고, 계약서상 자회사 계약직으로 했는데, 그 당시, 2000년대 초반에는 고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분들이 계약서를 봐도 뭔지 몰랐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다 보니까, 본 회사 직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코레일 정직원인 줄 알았고, 채용할 때, '하늘에 스튜어디스, 땅에 KTX 여승무원'라고 하면서 채용광고를 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2005~2006년 경 법원에 여승무원들이 노조를 만들어서 함께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냈다고 합니다. 우리가 코레일 정식 직원임을 확인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래서 1심 판결에서 정직원이 맞다고 본 것입니다. 그런데 1심 전에 코레일에서 재판의 결과대로 받아 들이겠다고 해주겠다고 했지만, 코레일 회사는 1심 판결 불복하고 항소해서, 몇년간 거쳐서 2심에서도 법원이 코레일 직원이 맞다고 했지만, 다시 항소를 하고, 대법원에서 확 뒤집힌 것입니다. 그것도 토론회에서 법학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복잡한 배경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친기업적으로 넘어가게 되는 문제입니다. 


재판과정에서 대법원이 뭘 근거로 여승무원들을 코레일 직원이 아니라고 하는가 봤더니, KTX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때, 열 개 이상의 객차에 400미터가 넘는 길이인데, 그 안에 승무원 직원이 4명이 탄다고 합니다. 그 중에 여객팀장이 1명이고, 여승무원 3명입니다. 남자팀장은 코레일 직원으로서 승차와 안전문제 일만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여 승무원은 승객서비스만 한다고 일이 구분되었기 때문에 정직원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판결을 보고, 여객팀장 분들이 일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실제로 KTX를 타고 부산까지 갈 때 하는 일이 딱 나눠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승차와 관련해서 400미터 길이의 열차가 모든 역에 서서 승객들이 내리고 타는 걸 남자 팀장이 400미터를 혼자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따라서 여승무원이 내려서 함께 확인해주는 겁니다. 같이 하는 겁니다. 또 승객서비스를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여객팀장도 누가 뭔가 서비스를 요구하면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혼용되어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메뉴얼을 회사가 그렇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결국 그것은 비용전략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자회사로 하청업체로 보내야, 돈을 깍아서 줄 수 있고,외주화를 해야 이익극대화만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공기업이 이익극대화를 하려고 하니, 업무가 분명히 나눠져있는데, 안전문제는 여 승무원이 할 수 없다라고 법원의 판결을 했답니다. 그러나 400미터라는 공간에서 팀장 혼자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모든 상황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실제로 2008년과 2012년에 KTX 사고가 났을 때, 응급 조치를 한 사람들이 여승무원들이라고 합니다. 그 분들이 있어서 빨리 소화기로 불을 끄고 승객을 대피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실제 열차가 어떻게 운행되는 지 조사도 안하고, 안전문제에서 구분된다는 회사 주장과 법원판결은 회사 낸 서류만 보고 결정. 실제 사정은 조사도 안한 것입니다. 이번 대법원판결은 코레일 손을 들어주면서, 비슷한 소송 내는 곳이 많아질 것이고, 이렇게 비슷하게 기업우위의 소송이 많아질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간접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노예와 다름없습니다. 사람의 노동을 계속해서 사람의 이익을 위해 수단화하고 도구화하면서, 돈이 위에서고, 인간이 밑에 서는 가치전도 사회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치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동영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시리즈 5부. 얼마입니까? EBS 지식채널)



노동은 값어치가 아니라 가치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는 가치가 값어치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니까 오늘 강의를 간단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노동은 값어치가 아니라 가치다. 시장에서 매기는 비용이나 값으로 환산되는 게 아니고, 존엄한 인간이 하기 때문에 노동은 존엄한 것이란 뜻입니다. 동영상에서 마지막 장면에 벚나무가 19만원이라고 되어 있어요. 그것이 목재로만 쓰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그대로의 가치는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쉬게 해주고 아름다운 벚꽃을 피우면서 행복감을 주는 값어치가 환산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노동도 그런 것입니다. 지금의 체제 안에서 "저 사람은 얼마짜리야!"라고 하면서 하청과 재하청을 주면서, '분당 얼마' 식으로 가격으로 종속되어 버리는 것이 오늘날 현실입니다.


장경민 시메온 신부님(2005년 사제서품)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


이주노동자들도 한국에 들어올 때, 계약이 맺어져서, 숫자는 매년 조절합니다. 올해 필리핀 몇 명, 이미 들어온 사람들이 3만 단위로 있다면, 올해 몇 명 받아서 몇 명이 더 체류할 수 있도록 다 조절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것은 경제성장률, 우리나라 경제지표를 보고 내년에는 이만큼 받자고 하면,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이주노동자 3천명을 받으려면 숫자를 맞추려고 4천명을 쫓아내야 합니다. 그러면 출입국 관리소와 이주노동자들 사이에 영화와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 때 이주노동자 쫓고 쫓기고 뛰어내리고, 그러면서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가 이주노동자가 하나의 수단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한국의 경제를 원활하게 돌리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노동력을 하나의 수단으로 보는 문제가 있는 것이죠.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들어와서 일하면서도 많은 차별이 있습니다. 물론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임금을 안 주는 이유도 공장장님이나 사장님을 만나려면 정말 안주려는 경우는 극소수이고, 공장사정이 안좋은 게 대부분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일상에서 보면, 한국인의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반응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제가 보문동 지역의 회관(노동사목회관)에 있어서 동대문 성당을 가다보면 청계천 각종 작은 가게들에 안에 있는 가게 사장님들의 반응을 볼 수가 있습니다. 동남아 이주노동자들이 가게 앞에서 있으면 사장이 안에서 뭘 훔쳐가는지 신경써서 보는 경우가 많아 보이지만, 키가 크고 얼굴이 하얀 유럽계통 사람이 있으면 방긋방긋 뭐가 필요하냐며 친절하게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존엄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사람인 이상 똑같이 대우해야 하고, 실제로 서양에서 온 얼굴이 백인계층의 사람들보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에 이주노동자로 오신 분들의 학력이 더 높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의 나라가 가난한 나라면 그 사람의 인격도 가난하고 미천하게 대우하는 것입니다. (끝)
 8시 53분 종료


2015년 3월 23일(월), 가톨릭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제109차 사회교리학교의 8주차 강의가 열렸다. 서울 중구 명동2가 1번지 가톨릭회관 3층 대강당에서 변함없이 열린 8주차 강의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이신 장경민 시메온 신부님이 강사로 나섰다. 강의 주제는 <인간 노동>이고, 위 기록은 이 날 강의 중 후반부 2교시(약 50분) 내용이다. 

위 내용은 강의 정리자의 기억과 기록을 바탕으로 재편집된 것이므로 실제 강의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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