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몰락

자본에 함몰된 대학에 대한 성찰



서보명 지음. 동연 출판사 2011-1-31 출판 12,000원, 264쪽



대학이 현실, 그것도 체제를 섬기는 하부조직으로 전락했을 때, 대학이란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까? 대학이 체제와의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주장하는 자율을 밥그릇 싸움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신과 이상의 가치를 이념으로 생각하지 않는 대학을 대학이라 할 수 있을까? 정신과 이상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대학이 현재 가능하기는 할 것인가? 그런 가능성이 없을 때, 대학은 어디에 존재해야 하는가?? 


위의 글은 시카고 신학교의 교수로 신학과 철학 강의를 하고 있는 한국인 1.5세 서보명 교수가 2011년에 발간한 책의 표지에 담긴 글이다. 서보명의 문제의식을 잘 나타내고 있는 압축적인 내용이 담긴 글이다. 이 책 『대학의 몰락』에 대한 평가를 정리한 뒷표지글의 제목은 다시 쓰는 우리 시대 대학의 '철학사'라고 되어 있다. 한마디로 대학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4명의 학자들이 이 글에 대한 평가를 남겨놓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이 책은 대학의 현실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비판하고 고발하는 책이다. 저자의 대학론은 신자유주의 정치경제론을 명쾌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서구 사회에서 출발한 대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밝히면서, 오늘 우리 한국 대학의 역사와 특성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이 책은 가히 '대학에 대한 철학사'라고 해도 될 것이다. (서광선 박사, 전 이화여대 교수)


신자유주의 끝자락에 진리 탐구와 공공성의 가치는 경쟁을 통한 생산성과 이윤 창출의 장소로 전환되어 사라지고, 대학은 정치경제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중략) 세계적으로 대학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항의가 거리를 뒤덮고 대학의 상품화가 일상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책의 시의적절성과 통찰은 앞으로 많은 진통이 예상되는 국내 대학 상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우희종 교수, 서울대 수의학과)


대학이 취업을 위해 이력서 한 줄 메울 수 있게 하는 곳으로 변질하고, 공부는 토플, 토익 점수를 높이거나 공무원 시험 예상문제 풀이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있다. 저자는 대학과 공부의 고갱이가 다 빠져나가는 위기 상황을 경고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이를 경철할 때 미래를 위한 진정한 대학 개혁이 가능할 것이다. (조국 교수, 서울대)


최근 지식의 위기와 대학의 몰락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 위기의 요체는, 저자에 따르면, '대학의 자본화'에 있다. 대학은 자본과 지식 사이의 중개자로 전락해버렸다는 것이다. 신학자이자 철학자이고 한국인이자 미국인(1.5세)으로 미국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경계에 선 지식인인 저자는 한국의 대학에서 방문교수 체험을 한 뒤에 이 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경계선 위의 지식'이리는 위상을 잃어버리고, 자본에 함몰된 대학은 몰락을 향해 질주하는 미친 마차와 같다고 말이다.

(김진호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서보명의 책『대학의 몰락』은 이 시대의 대학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깊은 책이다. 대학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이라면 필독해야 할 책이다. 필자는 최근 이 책을 다시 읽기로 했다. 그리고 정리를 함께 하기로 했다. 이 책은 총 다섯개의 꼭지로 되어 있다. 대학의 현실, 역사, 철학, 학문, 그리고 대학에서 신학과 인문학이 오늘날 갖는 의미로 구성된 것이다.


5개 꼭지로 이루어진 전체 구성


<1장 대학의 현실>에서는 6개의 작은 마디로 이루어졌고, <2장 대학의 역사에서>는 7개의 마디로 되어 있다. <3장 대학과 철학>은 4개, <4장 학문론>도 4개, 그리고 <5장 대학에서 신학과 인문학>은 3개의 마디로 구성된 것이다. 


1장 대학의 현실


무슨 책을 쓰든 '현실'을 먼저 보는 것이 친숙하고 가장 이해하기 쉽다. 현실이란 오늘 내가 껵는 일이기때문에  우선은 현실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오늘날 대학의 현실은 '몰락'이다 이 책의 제목이 <대학의 몰락>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장 대학의 현실은 ① 대학이란?,  경쟁,  대학과 경쟁,  대학의 몰락,  대학과 인간 그리고 인문학,  대학의 미래 등 6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대학이 경쟁이란 구도에 갇혀 몰락하였기 때문에 가장 먼저 대학이 뭔지를 밝히고, 두번째로 경쟁이 뭔지를 정의내린 다음에 대학과 경쟁의 관계를 탐구하고, 그로 인해 생겨난 몰락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과 인문학을 통해 미래를 추구하자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2장 대학의 역사에서


역사적 관점에서 대학을 풀어쓴 내용이다. 심화학습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지만, 이 내용만으로도 대학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장에 해당된다. <2장 대학의 역사에서>는 ① 대학의 출발,  마틴 루터의 중세대학 비판,  칸트와 이성의 대학,  베를린 대학,  미국의 대학,  미국과 한국의 대학 ⑦ 한국 대학의 역사와 현실 등 7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3장 대학과 철학


1장에서 현실을, 2장에서 역사를 다루었다면, 3장에서는 철학적 측면을 고찰한다. 사실 <2장 대학의 역사에서>에서 다룬 <칸트와 이성의 대학>도 철학적 측면으로 볼 수 있지만, 저자는 <3장 대학과 철학>에서 좀 더 심도깊은 측면을 추구한다. ① 하이데거의 환상 리오타르와 데리다,  알란 블룸의 꿈,  매킨타이어의 대학 등 4개의 부분이다. 


4장 학문론


이제 대학의 핵심인 '공부'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래서 <4장 학문론>은 ① 공부란 무엇인가,  대학과 감옥,  레비나스와 타인에게 배움,  언어와 학문 등 4개 부분으로 대학의 학문에 대해 말하고 있다. 


5장 대학에서 신학과 인문학


무엇보다도 대학의 출발이 신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과 저자가 신학자이기에 이 책의 마무리인 제5장은 대학의 정수인 신학과 인문학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5장 대학에서 신학과 인문학>은 ① 신학의 운명 신학과 인문학,  시장의 신과 대학 등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끝내는 말


저자의 주장은 한마디로 더이상 대학은 대학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이 대학의 이름으로 존재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본질적 요소가 모두 없어졌기 때문에 대학은 시대정신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담보하는 전초기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대학은 늘 감당해야 할 시대적 역할이란 것이 있었고, 그것을 일컬어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대학은 자본주의 세상의 흔한 판매자와 고객님처럼 생산과 소비의 양대 주체로 변질되었다. 그래서 원래 대학이 지녔던 대학의 이상을 지켜나갈 대학이 있다면 그것은 대학 밖의 대학이 될 지도 모른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대학의 몰락> 시리즈 1.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

서보명의 책 <대학의 몰락>에 대한 독후감.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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