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근대사회의 핵심개념 '자유'
'자유'는 '경쟁'이 아니었다
경쟁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경쟁이 바로 '생존 경쟁'이다. 원시사회부터 인간이 평화로운 공존을 했던 시절이 있을까? 18세기 서양의 부르주아 사상가들은 경쟁을 자연의 법칙이고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는 이론을 심도깊게 연구했다. 18세기에 들어와 '인간'을 연구하는 인문학과 이에서 비롯된 사회과학이 폭발적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종교적 사상으로 보았을 때 인간의 박애나 덕이나 사랑은 신으로부터 비롯된 인간의 본성이지만, 부르주아 사상가들이 보기에 인간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자본주의 제도 안에서 인간의 경쟁이 강조되는 까닭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의 결론이라기 보다는 이데올로기적 관점이 더욱 깊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경쟁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적 메커니즘이다. 현대는 경쟁을 강요받는다. 경쟁에서 밀리면 체념하게 만드는 것이 또한 자본주의이다. 경쟁에서 패배한 개인의 주체성을 상실한다. 대상이 되고 도구가 된다. 그렇게 전락한 피지배층이 된다.
인간이 대상과 도구가 되는 것이니, 자연이나 생태계는 극심한 경쟁의 도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자본축적의 희생양이 된 자연을 더욱 심각하게 악화시키고 지구멸망을 우려하게 만드는 것은 과학기술이라는 학문이다. 이것이 지배의지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얀의 홈>이란 영상을 보면 우리는 지구가 얼마나 멍들어가고 있는지를 슬퍼하며 알 수가 있다.
서구 근대사회의 핵심 개념은 자유였다. 그런데 현재 '경쟁'은 자유와 버금가고 또 서로를 연상시키는 용어가 되었다. 자유의 의미가 자유롭게 경쟁한다는 뜻이 되어버렸고, 경쟁은 자유의 조건이 되었다. 미국에서 자유는 수사학적 의미 이상의 종교적 신념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자유로운 학문의 탐구에 '경쟁'이란 단어가 들어가게 된다. (끝)
대학의 몰락 시리즈 3. | 1장 대학의 현실 … 경쟁.
서보명의 책 <대학의 몰락>에 대한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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