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4일 성령강림대축일
정하상교육회관 대성당 오전 11시40분 파견미사 강론
(정제천, 김석태 신부의 2박 3일 기도학교 파견미사)
성령강림은 참 제자로 거듭나게 만든 역사적 순간
(정제천 신부님. 예수회 한국관구장)
우리가 2박 3일 (기도학교) 피정을 마치고 파견 미사에 성령강림 대축일이 겹친 건 우연이겠지만 감사할 일입니다. 성령강림은 교회의 탄신일입니다. 성령강림을 통해서 - 복음에서 들었듯이 -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문을 닫아 걸었던 제자들이 성령을 받고 나서 길거리에 나가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이 참 제자로 거듭난 역사적 순간입니다. 참 제자로 거듭나게 해주신 분은 밖에서 날 따르라고 하신 게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찾아오셔서 충만하게 하시고 열정을 갖게 해주셨습니다. 성령은 사실 눈에 보이는 게 아니죠, 그 활동을 통해서만 우리에게 알려집니다. 초대교회에서도 처음부터 성령의 존재를 알았던 건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런데 초대교회의 그 모습이 바로 성령의 활동이란 걸 깨닫고, 다시 말해 그 어려움, 박해 상황을 뚫고 복음을 증거하고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유다교가 뭔지도 모르는 이방인들에게 주님의 복음이 널리널리 선포되었던 것은 말로는 못알아 듣지만, 말 이전의 말, 하느님의 업적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증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기에 그랬던 것이었죠.
그리고 이 때는 순교자들의 행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위해서, 하느님을 위해서 순교하는 게 인간적 동기로는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역동성은 사람들 마음에 침투하고 세상 곳곳에 확산되는 걸 보고는, '성령께서 바로 활동하시는 것이다!', '성령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순식간에 세상을 바꾸고, 교회를 새롭게 꾸며나가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삼위일체를 믿는 신앙고백을 하게 된 겁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상 성령은 '오랫동안 잊혀진 하느님'이었습니다. 2천년동안 잊혀졌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성령의 공의회'라고 합니다. 잊혀진 성령의 모습,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요한 23세께서 공의회를 소집하셨죠. 성령 강림에 대해서는 오늘 제1독서(사도행전 2,1~11)에서 묘사를 하고 있는데, 이 외에도 구약의 요엘서(3,1)나 사도행전 2,17에서도 마지막 날에 젊은이들은 환시를 보고, 노인들은 꿈을 꾼다고 합니다.
요엘서 3,1 그런 다음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내 영을 부어 주리라. 그리하여 너희 아들딸들은 예언을 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며 젊은이들은 환시를 보리라.
사도행전 2,17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마지막 날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내 영을 부어 주리라. 그리하여 너희 아들딸들은 예언을 하고 너희 젊은이들은 환시를 보며 너희 노인들은 꿈을 꾸리라.
각 사람들에게 영이 함께 하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시면서,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영을 지닌 사람으로, 그래서 성령 안에 사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 겁니다. 그렇게 우리도 다시 세상으로 파견되어 나갑니다. 이런 시점에 성령께서 주시려는 선물이 있다고 봅니다. 오늘은 특히 하느님께서 한명 한명 선물을 주시는 날입니다. 성령 7은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이 미사 중에 청하십시요. 일곱가지 선물 중 하나만 얻는 건 아깝다! 둘은 되어야한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성령 칠은 중 하나만 잘하면 나머지는 곁들여 옵니다.
첫번째 지혜의 영입니다. 슬기를 갖게 되면 하느님 뜻을 잘 알게되고, 하느님 뜻을 맛들이고 거기에 따라 살 수 있게 됩니다. 주님께로 우리 마음을 쉽게 향하게 하는 은혜가 슬기의 영입니다. 슬기로우면 주님 뜻을 빨리 알아차린다는 겁니다. 두번째는 깨달음의 영, 이해의 영입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고, 하느님 진리를 깨닫고 말씀을 잘 알아듣도록 도와줍니다. 성령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쉽게 알게 해줍니다.
세번째 성령은 지식의 영입니다. 믿어야 할 은혜와 아닌 걸 식별하고, 교리와 일상생활을 맺어주는 것이 바로 지식의 영입니다. 네번째는 의견의 영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성령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는 효의 영입니다, 하느님의 자식이 된 도리를 알기 쉽게 해줍니다. 친밀감을 갖고 참 아버지로서 사랑하게 만드는 게 성령의 은혜입니다. 여섯째는 용기입니다. 신앙을 지키고 악에 대해 굳건히 맞서는 은혜입니다. 우리는 이 세상 살면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이 세상 풍조와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굳셈의 은혜가 필요한 겁니다. 일곱째는 두려움의 영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시지 않게 하려는 겁니다. 효심 깊은 자녀들이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려고 조바심 내는 것이죠. 그런 은혜를 두려움의 은혜. 경외심인데, 그것은 하느님이 무섭다는 게 아니라, 좀 더 기쁘게 해드리려는 거죠,
이 일곱가지 은혜 중 지금 나에게 팔요한 은혜가 뭔지 하나 정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청하십시다. 그래서 주님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 기쁨을 노래하고 살아가십시다. 잠시 묵상하고 계속 미사 봉헌하겠습니다.
2015년 5월 24일 오전 11:40분 미사가 시작되는 순간 촬영
2015년 5월 24일 성령강림대축일 오전 11:40
대전가톨릭대학교 정하상교육회관 대성전
<정제천 김석태 신부의 2박3일 기도학교> 파견미사, 정제천 신부님 강론
당일 신부님 말씀을 받아 적고 재정리한 노트이므로 실제 말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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