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넌 2월 7일(일) 설 명절 기간에 서울 가회동 성당의 교중미사에 참석했다. 이 미사에서 주임 이승태 바오로 신부님은 강론에 앞서 동영상을 틀어주었다. 짧은 설명으로 미루어보건데, 가회동 성당은 주일미사의 신부님 강론에 앞서서 짧은 동영상을 보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날은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로 공중파 드라마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88>의 제12화 중 일부를 보여주었다. 12화 제목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고 그 중에서 약 3분 정도의 짧은 분량을 보여주었는데, 보고 있는 많은 교중의 감정을 울컥하게 만든 영상이었다. 



12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요약하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냥 주고 싶은 넉넉함이 아니라 꼭 줄 수 밖에 없는 절실함인거야. 선우야, 넌 엄마 사랑하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거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단지 그 사람의 체온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체온을 닮아간다는 얘기야." 그리고 이 내용을 절실하게 전달하는 두 개의 에피소드를 영상은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었다. 


<응답하라 1988>은 2015년 11월 6일부터 2016년 1월 16일까지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이다. 2013년에 방송된 <응답하라 1994>의 후속작이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 개쌍놈네 집을 배경으로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연중 제 5주일 교중미사 @ 서울대교구 가회동성당 

2016월 2월 7일(주일) 오전 11:00

이승태 바오로 주임신부님 강론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미 세상의 빛이고 답이다


사람을 낚는 어부의 일은 참다운 공동체 형성



제 1독서 이사야서 6,1-2ㄱ, 3-8, 

제 2독서 코린토 1서 15,1-11, 

복음 루카 5,1-11 


티브이를 잘 보지 않아서 처음에는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가 인기 있을 때는 잘 몰랐었고, <응답하라 1988>도 이 영상을 잠깐 본 게 저에게는 전부인데요. 참 감정이 올라옴을 느낍니다. 1988년은 제가 학부 3학년이고 1994년은 대학원 3학년, 부제 때였습니다. 드라마의 장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물질적으로 소박하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절이었어요. 격동의 시절이었던 1980년대 중반과 1990년대 김영삼 문민정부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적잖은 혼란스러웠던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의 정서가 떠올랐습니다. 물밀듯이 떠오르면서 과연 2016년에 와서 우리가 잃은 것은 뭐고 얻은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더 나아가서 그렇다면 우린 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을까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말 많은 체온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삭막해졌습니다. 


그 시절, 뭔가 체온을 느끼던 시절에서 벗어나서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겨울, 빙하기로 들어선 느낌입니다. 오늘 복음(루카 5,1~11)에서는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부르시며 말씀을 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사람낚는 어부가 되게 하시겠다는 말씀이신데, 어부들은 자기가 살기 위해 물고기를 잡죠. 물고기는 내 밥이고 생계수단이 됩니다. 


그렇다면 사람낚는 어부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람을 이용한다는 뜻일까요? 그게 아니겠지요. 그것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그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사람을 이용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생명을 살려서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하려고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부가 물고기를 낚는 수단은 그물입니다. 그러면 사람을 낚는 도구는 무엇이 되겠습니까? 그것은 주님의 말씀이며 주님을 닮은 모습으로 사는 삶을 말합니다. 각자 주님을 얼만큼 닮아 있는가가 사람을 사로잡는 그물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은 점점 더 내가 살기 위해서 사람을 마치 물고기처럼 낚아서 잡아먹으려고 합니다. 생명을 주려는 마음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그물을 친다거나 사로잡는다는 것이 덫을 놓는 것이 되어갑니다. 교황님께서도 우리를 노예로 삼는 것들이 오늘날 세상에는 매우 많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어디론가로 이끌어가는 그물인데, 그것은 세상은 어둠의 세계이며, 속박의 세계이며, 죽음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그물이 여기저기 처져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런 어둠의 그물을 치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타인을 죽음의 세계로 이끌어 가는 겁니다. 사람을 돕는 것이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우리가 꿈꾸던 세상일까요? 서로 잡아먹으려고 하는 게 후손들에게 가르쳐야 할 덕목일까요?


제가 4~50대 부부와 형제 자매를 만난 적이 있어요. 우리 본당 신자가 아니어서 편하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분들은 성실하게 살고 계시며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삶을 사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너무나 힘겨운 사회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미래를 보면 희망이 없다. 그래서 자식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걱정이다. 내 자식이 살아갈 미래의 세상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바로 이것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씀입니다.


가회동 성당 오기 전에 (부임하기 전에) 6개월 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제가 일본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왜 한국이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우는 일본을 따라고 가고 있는지에 대한 대한 궁금증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여러가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디. 이것은 정치 경제적 문제가 포함된 것이기도 한데요. 제가 궁금했던 것은 어떤 식으로 자기들의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했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 학자들이 쓴 것을 보니까, 일본의 지금의 경제적 분위기 속에서는 희망을 찾기가 힘들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지금의 구조 내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몇가지 해법 중 하나는 참다운 공동체의 형성이었습니디. 잃어버린 것은 가족과 공동체였던 것입니다. 우리도 가족을 잃고 이웃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일본 학자들의 뼈아픈 반성이었습니다. 그들은 이웃을 잃었고 가족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웃에 대한 배려와 상생을 위한 공동체 운동은 우리 교회 공동체가 추구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보였습니다. 사실상 우리가 제대로만 살았다면 사실 우리가 이미 빛이고 답이어야지 맞습니다. 원래 우린 처음부터 그게 답이라고 생각하고 선포하고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아마도 별로 답을 보여주진 읺았나봅니다, 우리 사는 모습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사는 모습(행동)으로는 공감을 주진 않았던 것이죠. 2천년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상의 나라에 희망을 두지 않았어요. 세상의 속성상 갈등과 투쟁의 역사가 지상의 역사란 걸 알았던 것입니다. 갈등과 경쟁을 통해서는 지속적인 희망과 평화를 누릴 수를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경쟁을 통해 승리하여 차지한 자리는 속성상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오늘은 강자이지만, 내일은 강자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생과 배려가 없는 오늘날의 삶은 예정된 패배의 길로 갈 수 빆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한 신앙인들은 이 교회가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는하나의 모델이 되기를 기대했던 겁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받은 소명은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예수님처럼 사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사람을 돕고 살리는 길입니다. 우리가 물질적 자본이나 권력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배려와 사랑으로 인해서 든든하게 되길 바랍니다. 서로의 존재가 어쩌면 꿈일지 모르지만 가장 큰자산이 되길 기원히고. 그 가족 안에서 서로의 사랑 때문에 든든한 자산이 되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가족은 경제문제로 갈라져가는 현실을 살아갑니다. 서로가 서로를 도우는 것이 자산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누구는 희생하면서 다른 누구는 받기만 하는 그런 구조가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2.27~1895.9.28)는 프랑스 생화학자이며 로베르트 코흐와 함께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분자의 광학 이성질체를 발견했으며, 저온 살균법, 광견병, 닭 콜레라의 백신을 발명했다.


일전 루이 파스퇴르가 했던 말을 다시 들려드리면 "나는 당신의 종교나 당신의 견해를 알고 싶지 않습니다. 오로지 당신의 고통이 무엇인가를 알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고통을 덜어내는 일을 돕고 싶습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으로 산다면 더 좋은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정말 사람 낚는 어부가 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낚아채며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돕는 공동체가 되도록 기도하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잠시 묵상합시다, 



연중 제 5주일 교중미사, 2016월 2월 7일(주일) 오전 11:00

서울대교구 가회동성당 이승태 바오로 주임신부님 강론


이 글은 강론 말씀을 필자가 재구성한 것이기에 실제 말씀과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은 2월 7일(일) 교중미사 후인 12시 20분경 찍은 가회동 성당의 모습










Posted by 편집장 슈렉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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